식품보존료란 소금, 설탕, 식초, 향신료를 제외하고, 박테리아·곰팡이·진균의 성장을 억제해 식품의 부패를 막기 위해 첨가하는 물질을 말한다. 보존료가 마치 바람직하지 않은 식품 속 불청객처럼 언급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보존료는 제조사가 기분 내키는 대로 식품에 넣는 것이 아니다. 미생물과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독소는 우리 몸에 해를 끼치기 때문에 이를 막으려고 첨가하는 것이다. 살모넬라, 리스테리아, 캠필로박터, 대장균, 가스괴저균壞沮菌 감염에 따른 식중독은 큰 고통을 유발한다.
벤조산염, 소르빈산염, 프로피온산염, 아질산염, 질산염, 아황산염은 이런 감염을 막아주는 대표적인 '항균제'들이다. 이들 식품첨가물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까다로운 규제 절차를 통과하며 안전성이 입증되었다. 물론 건강 상 미묘한 문제가 없지는 않다. 일부 사람들은 아황산염이나 소르빈산염에 부작용을 보일 수 있고, 아질산염이 잠재적으로 발암성이 있는 니트로사민을 형성하는 문제도 있다. 그러나 영양과 건강의 관계를 논할 때 핵심은 ‘위험 대비 이익’ 이며, 보존료의 경우, '이익이 위험을 압도'한다. 항균 작용은 없지만 지방의 산패를 막는 부틸화 하이드록시톨루엔BHT이나 터셔리-부틸 하이드로퀴논TBHQ 역시 보존료로 볼 수 있다.
회전구이 바베큐 통닭 얘기를 해보자. 통닭을 회전구이 방식으로 굽기 전에 흔히 소금, 설탕, 전분, 향신료, 카라기난, 인산나트륨이 들어 있는 염수를 몸통에 주입하는 전처리 과정을 거친다. 고기에서는 물이 단백질 분자 사이에 갇혀 있는데, 도축 후 단백질이 수축하면서 물 분자가 밀려 나온다. 인산염은 단백질 구조가 무너지는 것을 막아 물이 빠져나가지 않고 유지되도록 해 준다. 그 결과 육즙이 많고, 부드러우며, 조리 시 수분 손실이 줄어든다.
바베큐 통닭을 통해 우리 몸에 들어오는 인산염의 양이 문제가 될까? 인산염은 수많은 생화학적 과정에 필수적인 물질이며, 우리 몸에는 이미 매우 풍부하게 존재한다. 인산염은 전해질로서 심장, 폐, 근육의 기능을 조절하는 전기신호 전달을 돕는다. 또한 인산염은 DNA, RNA, 그리고 우리 몸의 에너지원인 아데노신삼인산ATP을 만드는 데 필요하다. 뼈 형성과 다양한 효소의 작용에도 필수적이다. 간단히 말해, '인산염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 우리는 어디에서 인산염을 얻을까? 바로 음식이다. 고기, 유제품, 견과류, 씨앗류, 콩류, 통곡물 모두 인산염을 함유하고 있어, 극심한 영양실조가 아닌 한 결핍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필수적이라고 해서 과잉이 무해한 것은 아니다. 혈중 인산염이 과도하게 증가하는 '고인산혈증'은 뼈에서 칼슘을 끌어내고, 칼슘-인산염 복합체가 혈관에 침착되어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몸은 이를 막을 수 있는 훌륭한 장치를 갖추고 있다. 신장은 혈액에서 과잉 인산염을 매우 효율적으로 걸러내 소변으로 배출한다. 고인산혈증은 거의 예외 없이 신장 질환 환자에게서만 나타나며, 이들에게는 저인산 식이를 권고한다.
건강한 사람에게 인산염 섭취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식품첨가물로 들어간 인산염이 자연 상태의 인산염보다 흡수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고기와 유제품에서는 인산염이 단백질에 결합돼 있고, 식물에서는 피트산과 결합돼 있어 50% 정도만 흡수되지만, 첨가된 인산염은 90% 이상 흡수된다. 바비큐 치킨 한 조각에 들어 있는 300~400mg의 인산염이 모두 흡수된다고 해도 혈중 과잉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가공식품 위주의 식단은 하루 1,200mg까지 인산염을 섭취할 수 있지만, 건강한 신장은 이것도 충분히 처리한다. 결론적으로 바비큐 통닭의 인산염은 일반인에게 위험하지 않으며, 만성 신장질환 환자만 주의가 필요하다.
이제 카라기난을 살펴보자. 카라기난은 단당이 사슬로 연결된 거대 분자인 다당류다. 해조류에서 추출되고, 물과 결합하는 성질 덕분에 겔화제로 사용된다. 인산염과 마찬가지로 치킨 속의 수분을 붙잡아 육즙을 유지하고 수축을 방지한다. 해조류를 식품 증점제增粘剤로 사용한 역사는 고대 중국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오랜 사용 역사만으로 안전성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안전성은 오직 적절한 연구를 통해서만 판단할 수 있는데, 카라기난에 대해서는 그런 연구가 이미 수행되었다.
카라기난은 거의 소화되지 않고 소장을 지나 대장에 도달하는 식이섬유의 한 종류이다. 대장의 일부 세균은 카라기난을 분해해 단쇄지방산을 만들어내며, 이는 혈류로 들어가 면역 기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 그렇다면 왜 SNS와 영상방송에서 '인플루언서'들이 카라기난이 염증이나 암을 유발한다고 야단법석을 떨까? 늘 그렇듯, 과학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매우 강한 산성 조건에서 카라기난이 작은 조각인 '폴리기난'poligeenan으로 분해된다는 연구에서 이 오해가 비롯됐다. 폴리기난은 고용량 투여 시 쥐에서 염증과 대장 종양을 유발한 사례가 있고, 국제암연구소IARC는 폴리기난을 2B군, '인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했다.
그러나 폴리기난은 카라기난과 전혀 다른 물질이며, 식품 첨가물로 허용되지 않는다. 폴리기난은 연구자들이 동물 실험에서 염증을 유도하기 위해 사용하는 물질이다. 카라기난은 인체 내에서 폴리기난으로 분해되지 않는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 일부가 카라기난 섭취 시 자극을 느낀다고 주장한 적은 있지만, 인체 실험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기본적으로 카라기난은 유익한 효과를 지닌 식이섬유다.
바비큐 치킨에 대해 할 수 있는 더 합당한 우려는 인산염이나 카라기난이 아니라, 상당히 많이 들어가는 나트륨이다. 200그램 분량의 바비큐 치킨에 나트륨이 최대 1,000밀리그램까지 들어 있는데, 보통 200그램보다 더 많이 먹는다. 하루 나트륨 섭취 권장 상한이 1,500밀리그램임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양이다.
치킨의 껍질을 제거하면 나트륨을 15% 정도 줄일 수 있고, 동시에 잠재 발암물질인 이종고리 아민과 다중고리 방향족 탄화수소가 들어 있는 탄 부분도 제거할 수 있다. 껍질에는 지방이 많아 칼로리가 높으니 제거하면 이래저래 건강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