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비즈니스 목적으로 다가갔다면 시장에 대한 조사(소비)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활동에 대한 관점의 변화가 필요했던 부분이기에 결과만 가지고 이야기 할 순 없지만, 순수한 목적 또한 나이브한 접근으로 장기적으로 가져가지 못한 큰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박사님이 말하는 비영리단체의 문제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2. Input 및 글쓰기에 대한 의식적 연습의 부족
별개의 의식적인 노력이 뒷받침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업무지식만 가지고 글을 쓰려고만 하니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즉, 내가 알고 있는 분야가 한정적이지만 그것을 깊게, 그리고 넓히려는 노력이 없이 가지고 있는 한정된 지식으로 글을 쓰려니 어려울 수 밖이 없었습니다. (특수하기 때문에 독자의 수준이 높을 가능성이 높은데 말이죠) 글을 쓰는데 아이디어의 어려움과 익숙하지 않은 글쓰기(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함) 때문에 글을 쓰는 멤버들에게 진입장벽이 높게만 느껴졌을 것입니다. 어떤 분야에 있지만 의식적인 연습이 더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글쓰기는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메타인지를 너무나도 느낄 수 있어 자발성 역시 점점 더 떨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멤버 대부분이 겪는 글쓰기에 대한 어려움을 내용 할당을 통해 돌파해 보려고 했으나, 혼자서 다른 사람들 모두를 계속 이끌어 갈 수는 없었습니다. 노력이 계속 더해지고 있었으나 의식적으로 교정하려는 시도가 적었기 때문에 비슷한 수준의 내용으로 계속 채워졌습니다. 1만시간의 재발견에서 이미 다루었던 내용이지만 앨런 가넷도 역시 의식적인 노력을 이야기 합니다. 저는 약 2년동안 80개 정도의 기사를 작성했었습니다. 잘 쓴 기사들도 있지만, 어떤 기사들은 피드백 받는 것을 두려울 정도로 엉망인 경우도 있습니다. 양적인 채움을 우선시 하기도 했지만 (이 조차도 충분하지 않았으며) 피드백을 바탕으로 수정하는 것이 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의식적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3. 소셜 네트워크 연결의 부족
소셜 네트워크 망을 적극 활용하지 않고 홈페이지를 만들어 포스팅을 하니 홈페이지로 사람들을 유입시키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물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운영했지만 보조에 가까웠으며 링크를 삽입하는 정도였기 때문에 흥미를 끌만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컨텐츠 사업에서 바이럴을 위해서는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개인신상 노출이라는 것과 맞물려 어려움 또한 있었습니다.
결국,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않아 바이럴이 일어나기가 어려웠습니다. 컨텐츠 내용확보가 우선이었기에 마케팅을 유보한 점도 있었으나, 홈페이지 위주의 컨텐츠 작성은 사람들의 접근성이 좋지 않아 안그래도 적은 유입을 더디게 만들었습니다.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아 컨텐츠 바이럴 효과가 적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플랫폼 이용의 중요성을 크게 깨달은 마케팅 경험이었습니다. 사실 컨텐츠의 내용이 부족하다면 바이럴 또한 위험이 될 수 있기에 양날의 검 같은 존재임도 기억해야 합니다. 부족한 실력이 네트워크를 타면 한없이 추락하기 때문이지요. 성공의 공식 포뮬러에서 성과가 명확히 측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성공은 성과 + 네트워크로 이루어 진다고 했지만, 반대의 경우는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기도 합니다.
4. 경험 및 내적/외적 동기의 부족
좋은 생각과 비전을 가지고 함께 시작했지만 매일매일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동기가 부족했습니다. 비전 자체는 안전지대(Comport Zone) 을 넘어야만 볼 수 있는 것이었지만 불안지대(Stretch Zone)로 뛰어넘으려는 노력이 뒷받침 되지 않아 비전만 제시하는 망상지대에 계속 머물러 있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라는 이야기는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답게 부딫혀야 하는데 그런 경험이 전무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저를 포함하여) 실행력이 뒷받침 되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내적, 외적 동기의 부재에서 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내적 동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실행을 이끌만큼 강력하지 못했고, 새로운 체계를 구축해나가는데에 대한 진입장벽과 갖춰지지 않은 보상체계는 실행력을 더디게 만드는데 일조하였다고 봅니다.
5. 느린 의사결정 방식과 시스템 엔지니어링의 부재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견을 빠르게 적용하지 못하는 시스템구조로, 스타트업 같이 작은 조직에서 빠른 움직임을 추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비슷한 사람들과 비슷한 회사를 두군데 다니고 있는 듯한 착각도 들었고, 의사결정과정에서 큰 조직의 방식은 맞지 않아 보였습니다. 몇 번에 걸친 확인 시스템 또는 의사 결정 방식은 양적 성장을 더디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집단안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는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었습니다. 새로운 것을 하면, 새롭게 시도해야 하는데 말이죠.
그리고 기사 작성 뿐만이 아닌 다른 부수 활동들로 통합적인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부족했습니다. 실제로 컨텐츠 생산을 해야 하는 실무와 이를 관리하는 자가 큰 조직에서는 구분되어 있으나, 작은 조직에서는 all round player 로 활약해야 한다는 점이 간과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부분 역시 커뮤니티 내에서 멤버들의 동상이몽을 하게 하는 결과를 불러오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저희가 모티브로 삼았던 '테크니들' (www.technidle.com) 은 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활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충분히 모방한 점도 있었으나, 그 방식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는 환경이 달랐기 때문에 저희는 Creative Curve 에서 Sweet Spot 을 찾기가 어려웠고 이는 친숙성과 색다름의 이상적인 배합을 만들기 어려웠습니다. 무엇보다도 저도 이끄는 과정에서 지친 점도 있었으며 주변 상황이 어려운 점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저희는 굉장한 업무 외적 성공을 타겟으로 시작한 모임은 아니었지만, 결국 비즈니스모델을 적절하게 적용하지 못했다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지난 과거에 대한 반성은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되고,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겠죠. 이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를 이끌어 나가려고 하며 과거를 반성해 보았습니다.
실패는 성공의 과정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새기고, 이를 거울 삼아 다시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언제든 다시 부활할 수 있다고 믿고, 잠시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그 전에, 해야할 것들이 있어 상황 정리를 통해 오리지널스에서 말하는 바로 그 '전략적 지연'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