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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성대학교에서 시간강사로 근무하던 중 해고된 민영현씨가 학생들과 함께 1일 오전 부산고등법원 앞에서 해고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
ⓒ 정민규 |
<시간강사에 대한 교원지위 회복 및 인권 존중과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요구하는 부산・울산・경남 지역 등 대학생 공동 기자회견문>
민영현 선생님은 1990년부터 2013년까지 20여 년 동안 경성대학교 철학과 소속 강사로 근무하였습니다. 초기에는 9학점 정도 강의를 맡다가 최근에는 3학년 전공과목인 ‘한국철학사’와 4학년 ‘동양철학사’ 강의를 담당했습니다. 그러나 2013년 6월, 20여 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하게, 이메일을 통해 해고 통보를 받아야 했습니다. 학교 측에서 밝힌 해고 사유는 전공과목에 대한 전임교수 강의 비율을 높여서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의 ‘대학지표’를 올려야 한다는 이유였습니다. 시간강사에 대한 이러한 해고는, 인근 대학 인제대와 부산대, 등에서도 일어났습니다.
2010 년, 조선대학교 시간강사 서정민 선생님이 열악하고 부당한 강사에 대한 처우를 비관하여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후 국회는 ‘시간강사법’이라는 법안을 제정했습니다. ‘시간강사법’은 시간강사의 교원지위를 회복한다며 시간강사를 1년 단위로 계약해 재계약의 불안함에서 벗어나도록 하며 4대 보험의 혜택을 받게 하고, 1주당 9시간 이상의 강의를 보장 한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시간강사법은 강사에게 교육공무원법, 사립학교법, 사립학교연금법에서는 시간강사의 교원지위를 인정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껍데기 교원지위를 부여했습니다. 더군다나 현 대학 당국들이 법정정규교수를 100%로 충원하지 않은 상황이라, 강사의 강의 자리가 줄어드는 위협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때문에 시간강사법은 대학 당국이 기존의 시간강사 중 일부만을 고용하여 강의를 배정하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경성대학교의 민영현 선생님에 대한 해고는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이 진실입니다.
민 영현 선생님께서 해고된 후, <한국철학> 등의 동양철학 전공과목은 동양 철학을 전공한 교수가 없어 서양 철학을 전공한 학과 전임 교수 7명 중 누군가에게 배정되었습니다. 민영현 선생님과 학생들은 서양 철학을 전공한 전임교수가 학생들에게 동양 철학을 가르치는 것에 대해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동양 철학 강의를 서양 철학 전공자에게 맡기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처사입니다.
교 육을 이루어내는 당사자는 교수와 학생입니다. 교수는 학구적 목표를 지향하며 연구를 하고 교수·지도합니다. 또 학생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지적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공부하고 교수라는 살아있는 지적 존재물에게 묻고 토론합니다. 하지만, 동양 철학을 전공하지 않은 교수가 동양 철학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리 만무합니다. 제대로 된 고등교육 실현은 해당 분야에 꾸준한 고민을 가져온 학자와 그 분야에 대해 막 공부를 시작한 학생과의 만남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다분히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시간강사의 교원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경성대학교 당국의 행태는 고등교육 실현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태입니다.
지 역 공동체 속에서 대학이 가지는 의미와 사회 속에서 교육이 가지는 의미를 유린하는 대학 당국의 행태는 중단되어야 합니다. 또한, 당국은 이러한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지역민과 학자와, 학생들을 향해 사과의 뜻을 전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합니다. 부당해고 무효 판결과 학습권을 존중하는 재판부의 판단을 통해 대학 사회내에서 정의의 원칙이 바로 서길 간절히 바랍니다.
민 영현 선생님은 해고무효와 아울러 지난 20여 년동안 민영현 선생님이 받은 강사료와 전임교수의 임금과의 차액 일부를 청구했습니다. 이는 동일노동-동일임금의 원칙에 따라 동등한 대우를 요구한 것입니다. 일반 생산 노동자에게도 이미 적용한 것으로 대학사회에서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에 학생들과 학자, 지역민은 요구합니다.
하나, 경성대는 민영현 선생님에 대한 부당해고를 철회하라!
하나, 경성대는 시간강사에 대한 부당 행위를 인정하고 사과하라!
하나, 재판부는 학자의 교수권과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판결을 내리고 올바른 교육을 실현하라!
201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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