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로는 17살차, 입단으로는 19년차가 나는 두 기사. 2020 합천 역대영재 대 여자정상 연승대항전을 포문을 연 선봉 대결에서 현유빈 2단(왼쪽)이 조혜연 9단을 꺾었다.
2020 역대영재vs여자정상 연승전 개막
현유빈, 선봉 대결서 조혜연에게 불계승
"선봉 출전을 자원했다. 1997년 입단해 24년차인데 옛날바둑을 두어 보도록 하겠다." (조혜연 9단)
"자의반 타의반으로 나왔다. 최신 인공지능 바둑으로 두어 보겠다." (현유빈 2단)
"이번 대회에서 2승 정도를 목표로 삼겠다." (현유빈)
"가까이서 본 것은 처음인데 이모뻘인 것 같다. 영재팀이 각오하고 있겠지만 (우리 팀의) 엄청난 후배들이 대기하고 있다. 작년에도 맛을 보았겠지만 저를 보지 말고 뒤에 버티고 있는 후배들을 보시라." (조혜연)
전날 저녁의 개막식 도중에 발표된 양팀의 첫 주자는 단상에 올라가 가벼운 설전을 주고 받았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역대영재와 여자정상 간의 대결이 26일 경남 합천군의 청와대 세트장에 마련된 특별대국실에서 조혜연-현유빈의 개막전으로 점화됐다.
▲ 지난달 제8기 하찬석국수배 영재최강전을 우승한 현유빈 2단. 프로 첫 우승으로 기록됐다.
이번 대회는 하찬석국수배 영재바둑대회 우승자 5명이 한 팀을, 여자랭킹 1~5위가 한 팀을 이뤄 5대5 서바이벌 연승대항전으로 자웅을 겨룬다. 제한시간은 1시간, 초읽기는 40초 3회.
역대영재팀은 박종훈 4단(20ㆍ4기 대회 우승), 설현준 5단(21ㆍ5기), 박현수 3단(20ㆍ6기), 문민종 2단(17ㆍ7기), 현유빈 2단(18ㆍ8기)이 호흡을 맞춘다. 여자정상팀은 최정 9단(24ㆍ1위), 오유진 7단(22ㆍ2위), 김채영 6단(24ㆍ3위), 조승아 3단(22ㆍ4위), 조혜연 9단(5위ㆍ35)이 나선다.
지난해 첫 대회에서는 여자정상팀이 대역전 드라마를 만들었다. 주장 최정 9단이 1대4의 수적 불리를 딛고 등판해 박현수ㆍ문민종ㆍ박상진ㆍ설현준을 연파하고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 여자랭킹 5위 조혜연 9단. 1997년 입단 후 다섯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두 번째 시즌의 선봉을 맡은 조혜연 9단과 현유빈 2단은 이 대회 첫 출전. 조혜연은 개인사정으로 지난해 참가하지 않았고, 현유빈은 지난달 프로 첫 우승컵으로 기록된 하찬석국수배를 들고 막내 우승자로 합류했다.
영재팀이 합천에서 먼저 웃었다. 두 기사 간의 첫 대결이기도 한 개막전은 2시간 30여분간 202수를 두어 현유빈 2단이 불계승했다. 상대의 느슨함을 틈타 앞서 나간 후 중반 들어 엷어지면서 알 수 없는 형세를 맞기도 했지만 조혜연 9단은 요처를 놓친 데다가 상중앙 패를 들어간 것이 성급해 형세를 크게 그르쳤다.
합천에서 기선을 잡은 현유빈 2단은 여자정상팀이 2번주자로 발표한 조승아 3단을 상대로 연승을 노린다. 역시첫 대결이 된다. 30일에 속행되는 이 대국부터는 서울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상금은 우승 2000만원, 준우승 500만원.
▲ 이상헌 부군수는 개막식 인사말을 통해 "합천이 배출한 하찬석국수를 기리는 이 대회가 바둑의 대중화와 한국바둑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해 왔다는 것을 감히 말씀드린다"면서 "앞으로도 합천군은 한국바둑 발전에 적극 동참해서 차세대 바둑영재 육성의 산실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개막식에는 양팀 선수 전원을 비롯해 이상헌 합천 부군수, 김해은 합천군 생활체육회 회장, 하성용 합천군바둑협회장,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백성호 9단, 고근태 바둑리그 수려한합천 감독 등이 참석했다.
▲ "올해는 작년보다 덜 두었으면 좋겠다. 재미와 우승, 둘 다 잡겠다"는 최정 9단. 특별히 경계되는 선수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주저주저하다가 대답을 하지 못했다.
▲ 설현준 5단은 "올해 꼭 복수하겠다"면서 "작년보다 컸으니까 내가 이기도록 할게"라는 최정 9단을 향한 선전포고로 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