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 도로에서 제2공항 반대, 기본계획 고시 저지 도민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성산읍 신산리, 수산리, 난산리 주민들을 포함해 노동농민단체, 진보정당,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와 회원, 조합원, 당원 그리고 도민여러분이 자리를 채워주셨는데요. 200여분이 함께해주셨습니다.
이번 도민대회는 국토부가 도민의 여론을 묵살하면서 제2공항 기본계획을 연내 고시하겠다며 절차 강행을 지속하고 있는 것에 대한 규탄과 국토부 원희룡 장관이 기본계획 절차를 중단하고 주민투표에 즉각나설 것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이번 도민대회에는 제주제2공항강행저비상도민회의 정봉숙 상임대표(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의 대회사를 시작으로 채호진 성산농민회 회원의 규탄발언, 제2공항을 막아내기 위해 없어져야 할 것들을 적은 피켓을 부수고 밟는 퍼포먼스, 박찬식 공동집행위원장의 기본계획이 고시되더라도 제2공항이 추진되기 불가능한 이유에 대한 발언, 결의문 낭독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결의문은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이성준 사무국장과 제주여민회 노슬미 활동가가 낭독하여 주셨습니다. 관련한 사진과 결의문을 공유합니다.
[제2공항 반대! 기본계획 고시 저지! 결의문]
국토교통부가 기어코 이르면 연내 제주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민의견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은 온데간데 없고 부실 의혹으로 점철된 기본계획을 고시하고 제2공항을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많은 제주도민들이 사전타당성 용역부터 전략환경영향평가에 이르기까지 제2공항 건설의 적정성과 입지 타당성 등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그런데도 국토부는 이에 대해 명확한 해명도 하지 않거나 문제제기를 무시하면서 강행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제주도민과 제주를 사랑하는 수많은 국민들은 제주의 가장 소중한 가치인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대규모로 훼손하면서 제2공항을 왜 지어야 하는지 묻고 있다. 세계적인 공항설계 전문기관인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현 제주공항의 시설개선과 보조활주로 활용으로 당시 수요예측 연간 4,560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기본계획의 수요예측은 연간 3,970만 명으로 감소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공항확충의 대안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하는 중대한 사정변경이다. 필요를 훨씬 초과하는 대규모 공항 건설로 제주의 소중한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국가 예산을 낭비해야 하는가? 국토교통부는 이 지극히 상식적인 질문에 답을 내놓은 적이 없다.
2015년부터 시작된 제2공항 건설은 8년에 걸쳐 도민사회와 성산주민들의 공동체를 갈갈이 찢어놓았다. 지금대로라면 제2공항이 건설되더라도 장기간 갈등으로 인한 상처는 아물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많은 도민들은 일방적으로 강행할 것이 아니라 주민투표를 통해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이다.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것은 당사자인 제주도민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미래를 좌우할 제2공항 건설 여부는 제주도민이 결정해야 한다. 그것이 주권재민의 헌법정신에 따른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실체다. 더구나 국토교통부도 제주도민의 의견을 존중하고, 제주도민의 지지와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하지 않겠다고 수차 약속했다.
지난 7월 31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제2공항 건설여부를 주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 도민이 무려 76.6%에 이른다. 심지어 제2공항 건설 찬성층에서도 49.4%가 주민투표에 동의하여,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20.7%)을 압도했다. 이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해묵은 갈등을 스스로 매듭짓고자 하는 제주도민들의 성숙한 주권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당사자인 제주도민들의 상식적 요구에 원희룡 장관은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민주주의 정신에 기반한 주민투표 요구를 받을 것인가, 아니면 국가권력의 폭력적 행태를 반복할 것인가. 오영훈 도지사도 마찬가지이다. 본인이 입버릇처럼 얘기해왔던 도민결정권을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은 기본계획 고시 등 절차를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늦었지만 이제라도 주민투표를 국토부에 당당히 요구하는 것이다.
오늘 모인 우리는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강행되고 있는 제2공항을 반대하며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부실과 왜곡, 조작에 근거하여 추진하는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막아내기 위해 도민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토부와 오영훈 도지사가 주민투표 요구를 반드시 수용하도록 관철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제주를 제주답게 지키고 제주가 평화와 생태가 공존하는 섬으로 남을 수 있도록 모든 이들과 연대해 싸울 것을 결의한다.
2023년 10월 25일
제2공항 반대! 기본계획 고시 저지! 도민대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