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청명淸明⇨ 태양의 황경은 15도이고 .
양력 4월 5일경에 드는데,
청명은 한식보다 하루 전이거나 한식날과 겹친다
▣청명이라는 말은 봄이 짙어지며 하늘과 땅이
맑아지는 시절이라는 데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만물에 생기가 왕성해지는 시기이다
▣이 때에는 초목의 싹이 모두 눈을 틔우고,
겨우내 칩거했던 동물이나 벌레들이
모두 밖으로 나오며,
무지개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속담이 있는데
무슨 나무를 심어도 그만큼 잘 자란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날 여자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 시집갈 때 농짝을 만들어줄 재목감으로
나무를 심었는데 이를 “내 나무”라고 부른다
또 연정을 품은 아가씨가 있으면
그 아가씨의 “내 나무”에
거름을 주는 것으로 사랑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음은 우리 겨레가 청명 즈음 불렀던
"나무타령"이라는 민요이다.
★청명 한식 나무 심자. 무슨 나무 심을래.
십리 절반 오리나무, 열의 갑절 스무나무,
대낮에도 밤나무, 방귀 뀌어 뽕나무,
오자마자 가래나무, 깔고 앉아 구기자 나무,
거짓 없어 참나무, 그렇다고 치자나무, 칼로 베어 피나무,
네 편 내 편 양편나무, 입 맞추어 쪽나무, 양반골에 상나무,
너하구 나하구 살구나무, 아무 데나 아무 나무······.
▣청명 때는 농사일을 준비하는 시기로,
청명 무렵에 논밭의 흙을 고르는 가래질로
한 해의 농사를 시작한다.
부지런히 논밭을 갈고 난 뒤 마시는 청명주도
이때가 제격이다.
특히 향긋한 봄나물을 안주 삼아 땀 흘린 뒤
논두렁 걸터앉아 푸른 하늘 바라다보며 먹는 새참은
청명 때부터 볼 수 있는 정겨운 농촌 풍경 이었다
▣곳에 따라서는 이날을 손 없는 날이라고 하여
특별히 택일을 하지 않고도 산소를 돌보거나
묘자리 고치기, 집수리 같은 일을 한다.
또한 이때 장을 담그면 맛이 좋다고 하여서
한 해 동안 먹을 장을 담그기도 한다
▣이날은 한식의 하루 전날이거나
때로는 한식과 같은 날이 된다. 따라서 오늘날
민간에서는 뚜렷한 구분 없이 전해지고 있다.
▣초후에는 오동나무에 꽃이 피고,
중후에는 들쥐가 사라지고 대신 종달새가 울며,
말후에는 하늘에 무지개가 처음으로 보인다고 한다
★초후는 절입일 부터 5일간, 즁후.초후 부터 5일간
말후는 중후부너 5일간
▣청명에 날씨가 맑으면
농사나 어업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바닷가 마을에서는 이날 날씨가 좋으면
그해 어획량이 증가한다고 기뻐하며,
이날 바람이 불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청명조의 기록에 따르면,
이날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치며,
임금은 이 불을 정승과 판서를 비롯한 문무백관
그리고 360 고을의 수령에게 나누어준다.
이를 “사화賜火”라 한다. 수령들은
한식날에 다시 이 불을 백성에게 나누어주는데,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찬밥을 먹는다고 해서
한식이라고 한다.
▣조선 후기 다산 정약용의 아들 정학유가 지은
“농가월령가” 중 “삼월령(대체로 양력 4무렵)에
청명, 곡우 절기에 대한 당시 농촌 풍습이 전한다.
⟪농가월령가(음력 3월령⟫
삼월은 모춘이라 청명 곡우 절기로다
춘일이 재양하여 만물이 화창하니
백화는 난만하고 새 소리 각색이라
당전의 쌍제비는 옛집을 찾아오고
화간의 범나비는 분분히 날고 기니
미물도 득시하여 자락함이 사랑홉다
한식날 성모하니 백양나무 새 잎 난다
우로에 감창함은 주과로나 펴오리라
농부의 힘드는 일 가래질 첫째로다
점심밥 풍비하여 때 맞추어 배 불리소
일군의 처자 권속 따라와 같이 먹세
농촌의 후한 풍속 두곡을 아낄소냐
물꼬를 깊이 치고 도랑 밟아 물을 막고
한편에 모판 하고 그나마 삶이하니
날마다 두세 번씩 부지런히 살펴보소
약한 싹 세워낼 제 어린아이 보호하듯
백곡 중 논농사가 범연하고 못하리라
포젼에 서속이요 산전에 두태로다
들깻모 일찍 붓고 삼농사도 하오리라
좋은 씨 가리어서 그루를 상환하소
보리밭 매어 놓고 못논을 되어 두소
들농사 하는 틈에 치포를 아니할까
울밑에 호박이요 처맛가에 박 심으로
담 근처에 동아 심어 가자하여 올려 보세
무우 배추 아욱 상치 고추 가지 파 마늘을
색색이 분별하여 빈 땅 없이 심어 놓고
갯버들 베어다가 개바자 둘러 막아
계견을 방비하면 자연히 무성하리
외밭은 다로 하여 거름을 많이 하소
농가의 여름 반찬 이 밖에 또 있는가?
뽕눈을 살펴보니 누에 날 때 되겠구나
어와 부녀들아 잠농을 전심하소
잠실을 쇄소하고 제구를 준비하니
다래끼 칼 도마며 채광주리 달발이라
각별히 조심하여 내음새 없이 하소
한식 전후 삼사일에 과목을 접하나니
단행 이행 울릉도며 문배 참배 능금 사과
엇접 피접 도마접에 행차접이 잘 사나니
청다래 정릉매는 고사에 접을 붙여
농사를 필한 후에 분에올려 들여 놓고
천한 백옥 풍설 중에 춘색을 홀로 보니
실용은 아니로되 산중의 취미로다
인간의 요긴한 일 장 담는 정사로다
소금을 미리 받아 법대로 담그리라
고추장 두부장도 맛맛으로 갖추 하소
전산에 비가 개니 살진 향채 캐오리라
삽주 두룹 고사리며 고비도랏 어아리를
낙화를 쓸고 앉아 병술로 즐길 적에
산처의 준비함이 가효가 이뿐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