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다큐PD로 7년간 일하다 독립해 지금은 외주 프로그램 기획을 하는 한정석PD입니다.
이내규 PD는 저 보다 입사 1기수 후배시더군요..
제가 이글을 쓰는 이유는 지난 95년, KBS에서 광복50주년 까레이스키 특집 다큐멘터리 제작을 계기로 중앙아시아 고려인에 대한 현실을 접하면서 줄곧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추적60분의 '고려인돕기운동본부의 두 얼굴'편을 보며 실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사단법인 고려인돕기운동본부는 저도 잘 알고 있었기에 직접 문의해서 그 경위를 물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아주 심각한 문제가 있더군요..
첫째,
고려인돕기 운동본부와 특정 종교집단이 유착되어 있다는
취지의 방송내용입니다.
그 증거로 '자신이 설립했다'는 어떤 교주의 홈페이지 내용을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이내규PD에게 묻고 싶군요..
고려인돕기 운동본부를 특정 종교 교주가 설립했다는 것이 팩트입니까
아니면 주장입니까.
그것이 팩트라면 객관적 증거를 보도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제가 알아본 바로는 99년에 발기 설립된 명단에 그 교주의 이름은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추적60분은 그 증거로 단지 그 교주가 홈페이지에 올린 '주장'을
인용하는 겁니까?
그렇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이 글을 쓰는 제가 건국했다고 주장하면 그런 겁니까?
결국 그것은 팩트가 아니라 주장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주장은 누구의 주장입니까?
추적60분의 '주장'입니까? 아니면 교주라는 사람의 '주장'입니까?
교주의 '주장'이라면 그 '주장'이 사실인 지 아닌지 왜 객관적으로
취재해서 보도하지 않았나요?
고려인돕기 운동본부를 그 교주가 설립했는 지 확인해 보는 게
그렇게 어렵습니까?
확인할 만한 증거가 없었나요?
그러면 그런 주장을 다루지 말았어야 지요..
추적60분 선배들이 그렇게 가르쳐 주지 않던가요?
다큐멘터리의 기본철학을 망각하면 다큐멘터리는 '다꾸민 스토리'가 되고 저널리즘은 순식간에 너절리즘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런 허망한 근거와 객관성 없는 주장으로 고려인돕기운동본부를 특정종교의 하수인으로 낙인치면 고려인돕기운동본부를 지지하고 격려하며 활동해 온 사람들의 입장은 무엇이 되는 겁니까?
그런 점을 생각이나 해 보았나요?
두번째.
이내규PD는 마치 고려인돕기운동본부가 한농복구회만을 위해 모든 활동을 해온 것 같이 보도했는데..
제가 직접 확인해 본 바, 고려인돕기운동 본부는 99년창립후 약 10억넘게 현지 고려인돕기에 써왔읍니다.
한농복구회하고는 아무런 관련없이 말이죠.
그런데 문제가 되는 공동모금회 국민성금 1억4천만원가운데 고려인돕기 운동본부가 한농 고려인합작농장에 지원한 것은 1,200만원 짜리 벤츠 승합차입니다.
이 벤츠는 농장 사장님을 위한 몇억짜리가 아니라 한농 고려인농장에 있는 기술학교 고려인 학생들의 통학용 봉고란 말입니다.
그런데 이내규PD는 방송에서 무어라 했습니까?
"한농에 벤츠를 사 주었다"
양심상 가책도 안느끼는 멘트입니까?
그냥 ' 벤츠사에서 제작한 1,200만원짜리 스쿨버스용 승합차를 사 주었다"
그렇게 말해서는 안되는 그 무슨 사정이라도 있었나요?
한마디로 '너절리즘'의 극치를 달리는 순간이었지요.
그러면 국민성금 1억4천만원 중에 1,200만원을 빼고 나머지는
어디에 쓴 겁니까?
현지 고려인이 운영하는 탁아소와 현지 고려인 의료비로 지원한
사실 잘 알지 않나요?
공동모금 1억4천만원 중에 1억2천만원을요..
도대체 이내규PD는 무얼 말하고 싶었던 겁니까?
기업들이 공동모금회에 기탁한 물품들은 기업들이 공동모금회에
이러이러 한곳에 이러이러하게 써달라라고 다 지정해서 하는 것입니다.
한농 고려인 농장에 기업들이 기탁한 것이 왜 문제가 되죠?
거기에 고려인이 없다구요?
제가 확인해 본 바로는 그 농장에 키르기즈스탄 정부에 등록된
고려인이 50명이 넘습니다. 옷이며, 트랙터며 모두 그 고려인들에게 간 것입니다.
고려인에게 전달된 물품을 고려인이 어떻게 쓰는지 그걸 누가
통제해야 한다는 겁니까?
한농이라는 기업에게 간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셋째,
이내규PD는 아마 러시아어를 잘 몰랐나 본데..
러시아말로 영수증은 '그비딴지야', 계약서는 '도고브르' 공증된 거래
내역서는 '슈펙토라'라고 합니다.
이내규PD가 허위영수증이라고 주장한 그 서류의 제목이 러시아어로
무엇이라고 써있나 보십시오.
'그비딴지야'나 '슈펙토라'라고 되어 있습니까?
договор (도구보르)라고 씌여 있지 않나요?
당연히 그건 수리계약을 하기 위해 받은 견적서 입니다.
영수증이 아니죠.
고려인돕기운동본부도 그걸 영수증이라고 한 바 없는 건 아시지요?
고려인돕기운동본부는 그 도구보르를 지출승인 위해 제출하고
나중에 공증 받은 거래내역'슈펙토라'를 증빙으로 제출한 겁니다.
도대체 견적서를 갖고 현지 회계사무소에 가서
'이게 영수증 맞냐?'라고 물으면 어떡하란 말입니까?
당연히 현지에서는 이거 영수증아니다. 가짜 영수증이다.
이럴 거 아닙니까?
만일 고려인돕기운동본부가 '그비딴지야'즉 영수증을 허위로
만들어 '슈펙토라'를 했으면 당연히 그건 위법이지요.
하지만 견적서를 들이대며 공인을 안받았으니 이게 허위다라면
어떡하란 말입니까? 견적서에 누가 공인을 해줍니까.
이내규PD는 혹시 그런 대답을 원했던 건가요?
그건 아닐겁니다.
아마 잘 몰랐겠지요.
잘못된 것은 바로 잡으면 되는 겁니다.
그걸 더 우기고 꼬면 일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마지막으로,
한농이 특정종교의 위장된 단체라는 점을 주장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교주라는 사람의 설교 육성을 통해.. '한농이라는 가명을 벗고 어쩌구 하는..'
근데 말입니다.
그게 언제쩍 오디오입니까?
제가 알아 보니 1994년인가 그렇습니다.
이내규PD는 그 교주가 종교활동을 접고 그곳을 떠난 때가 언젠지
알아 보셨나요?
한농은 교주와 상관없이 순수 유기농 재배 농민들로
조직된 생산조합 공동체일 뿐입니다.
가서 알아 보십시오.
한농이 종교생활을 강요하는지
공동체 회원을 교리라는 명목으로 착취하는지
사회적 물의를 빚고 광란의 소동을 벌이고 있는지..
이내규PD!
양심이 있으면 그 오디오가 최소한 언제 어디에서 어떤 내용으로
말해진 것이라는 설명쯤은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교주의 그 오디오가 지금 한농과 무슨 관계가 있을 것 같습니까?
궁금하면 가서 알아 보시지 왜 한농은 단 한 컷도 취재하지
않은 겁니까?
이내규PD!
도대체 뭘 말하고 싶었던 겁니까?
SBS,MBC여기저기 다니며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려는
직업적 사기 제보자들에게 속아 넘어간 건 아닙니까?
제가 들은 바로는 SBS 다큐팀이 이미 2년전에 제보자들로부터
이 아이템을 듣고 조사하다 포기했다고 하더군요..
제보자들을 다시한번 스캔해 보십시오.
과연 그들이 믿을 만 한 사람들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