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네~! 부산꼼장어
부산하면 생각나는 먹거리, 어떤 것들이 있으세요? 자갈치 시장의 신선한 해산물들, 깡통시장에서 가볍게 만날 수 있는 분식들, 뜨끈한 국밥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돼지국밥, 막걸리와 환상 궁합을 자랑하는 동래파전까지.. 음식을 좋아하는 여행자에게는 천국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맛이 바로 기장 꼼장어입니다. 표준어는 먹장어이지만, 꼼장어라는 말이 더 익숙하지요? 꼼장어는 꼼지락거리는 움직임 때문에 그 이름이 붙었는데, 껍질을 벗겨내고도 10시간 이상 생존할 정도로 생명력이 강한 생물로도 유명합니다. 부산에서는 한국전쟁 이후 먹을거리가 부족할 시기부터 먹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콜라겐과 단백질 함량이 높고 비타민A가 풍부하여 영양가가 높은 식품으로 사랑을 받아왔죠.
소주 한 잔의 추억이 서린 장어 골목
부산 사람들은 유독 이 꼼장어를 좋아했는데요. 기장, 자갈치, 동래, 부전역, 해운대 등 꼼장어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많아 꼼장어골목을 형성할 정도였습니다. 꼼장어는 손질해 숯불이나 양념을 입혀 구워 먹는 방식이 일반적인데요. 부산에서는 독특한 조리 방법이 있습니다. 짚불 곰장어라고 부르는 이 조리방식은 처음 보면 조금 당황스러울 수 있는데요. 활활 타는 화력을 자랑하는 짚불에 살아있는 꼼장어를 그대로 던져넣고 새카맣게 될 때까지 굽습니다. 과연 먹을 수 있을까 걱정하던 찰나에 면장갑을 끼고 탄 껍질을 벗겨내면 뽀얗고 육즙이 가득한 속살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구우면 담백하고 고소한 꼼장어 특유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죠. 짚불 꼼장어는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맛보지 못할 별미입니다.
식신 ‘토깽이’님의 원조짚불곰장어기장외가집 리뷰 |
산 꼼장어를 즉석에서 손질해서 고추장과 마늘로 양념해 볶아먹는 방식도 인기가 있습니다. 양념은 마치 제육 볶음과 같은 익숙한 맛이기 때문에 꼼장어 초심자에게 추천합니다. 빨~간 양념은 보기만 해도 입맛을 다시게 만들어주죠. 양념의 장점은 남은 소스에 밥을 볶아 먹을 수 있다는 점~ (한국인의 후식)
맛있는 꼼장어 한 점과 수다
꼼장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특유의 식감을 예찬하는 데요. 식신 에디터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꼬독꼬독, 꼬들꼬들, 오돌오돌.. 등이 있었습니다. 한입 크기로 잘 자른 꼼장어를 입에 넣으면 불향 가득 머금은 풍미가 가장 먼저 느껴지고 그 뒤로 특유의 식감이 입을 즐겁게 만들어주죠. 그다음은 꼼장어 속살과 내장의 녹진한 맛이 이어집니다.
이 한 점이 주는 즐거움 덕에 꼼장어는 서민들의 술안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앉아 불판에 올려진 꼼장어를 휘적휘적 굽고, 꼼장어와 상사를 함께 씹으며 즐거운 수다를 잇고, 시원한 잔에 찬 이슬과 이야기들이 맺히고.. 오늘도 무사히 보냄을 축하하며 서민의 삶에 그렇게 녹아든 음식입니다. 오늘의 무대가 되어줄 부산의 꼼장어 맛집, 식신이 추천해드립니다.
1. 짚불의 은은한 향이 담겨있는, 부산 기장군 ‘기장곰장어’
이미지 출처: chaeyeon.jang님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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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째 이어져 내려오는 레시피를 바탕으로 약 120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기장곰장어’, 곰장어를 이용한 구이부터 매운탕, 된장국 등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대표 메뉴 ‘곰장어 짚불구이’는 싱싱한 곰장어를 짚불의 높은 열로 조리하여 거뭇하게 그을린 비주얼이 시선을 끈다. 까맣게 탄 부분을 벗기면 드러나는 하얀 속살엔 은은한 불향이 감돈다. 구수한 짚불구이는 다른 양념 없이 기름장에 살짝 찍어 먹는 것을 추천한다.
식신TIP
- 위치: 부산 기장군 기장읍 기장해안로 70
- 영업시간: 매일 10:00 – 22:00
- 가격: 곰장어 짚불구이 60,000원, 곰장어 양념구이 60,000원
- 후기(식신 꽃돼징♥): 최근에 매장을 확장했는데 공간도 넓어져서 가족들이랑 외식하기에도 좋은 것 같아요. 항상 여기가면 짚불 구이만 먹는데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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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비법 양념장으로 깔끔한 맛을 자랑하는, 부산 중앙동 ‘부산꼼장어맛집성일집’
이미지 출처: ____hamyeon7325님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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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꼼장어맛집성일집’은 옛 부산시청 뒤 곰장어 골목을 형성시킨 원조집이다. 음식을 주문하면 맑은 재첩국과 갓 잡은 신선한 곰장어 껍질로 만든 묵이 제공된다. 대표 메뉴는 23가지의 한약재를 우린 육수로 양념을 만들어 깊은 맛을 자랑하는 ‘양념구이’. 양파, 고추, 파 등 채소를 넣어 바로 조리하는 양념구이는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한 맛이 돋보인다. 남은 양념에 김가루와 밥을 볶아 먹는 볶음밥도 별미다.
식신TIP
- 위치: 부산 중구 대교로 103
- 영업시간: 매일 11:00 – 23:30
- 가격: 양념구이 15,000원, 소금구이 15,000원
- 후기(식신 현우아빠): 넘 맛있어서 둘이서 4인분이나 먹었습니다. 재첩국을 5번을 리필해도 친절하게 2그릇씩 10그릇을 가져다주십니다. ㅋㅋ 가히 인생 꼼장어라 해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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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진 마늘로 선사하는 짙은 감칠맛, 부산 중동 ‘이름난기장산곰장어’
이미지 출처: bbangsfood님 인스타그램 |
이미지 출처: kooyanaya님 인스타그램 |
해운대 전통시장 끝자락에 자리 잡은 ‘이름난기장산곰장어’. 주문과 동시에 살아있는 곰장어를 그 자리에서 잡아 요리하는 점이 특징이다. 대표 메뉴 ‘양념구이’는 고추장 양념에 버무린 곰장어 위로 다진 마늘을 수북하게 올려 나온다. 곰장어와 함께 익어가는 마늘이 매콤한 양념에 알싸하면서도 달달한 감칠맛을 더한다. 매콤달콤한 양념에 어우러진 곰장어는, 탱글탱글한 살점과 씹을수록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이 일품이다.
식신TIP
- 위치: 부산 해운대구 구남로41번길 42
- 영업시간: 평일 15:00 – 01:00, 주말 12:00 – 01:00
- 가격: 양념구이(중) 35,000원, 소금구이(중) 35,000원
- 후기(식신 감자님): 리얼 꿀맛! 꼼장어 싫어하시는 분도 여기 오시면 만족하실 수 있습니다. 후회하지 마시고 한번 먹어보세요. 진짜 맛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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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쫀득한 식감에 어우러진 고소한 풍미, 부산 시량리 ‘기장종가집곰장어’
이미지 출처: j_jmommy_님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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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종가집곰장어’는 곰장어부터 밑반찬까지 손님상에 올라가는 모든 음식을 국내산 재료만 사용하여 만든다. 이곳은 매장 내부에 있는 TV를 통해 곰장어를 굽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대표 메뉴는 800도에 이르는 짚불에서 생 곰장어를 구워 나오는 ‘짚불 곰장어’. 검게 탄 껍질을 직원이 쏙쏙 벗겨 먹기 좋게 손질하여 돌판에 올려준다. 곰장어를 센 불에서 빠른 시간에 구워 잡내 없이 본연의 고소한 풍미를 가득 즐길 수 있다.
식신TIP
- 위치: 부산 기장군 기장읍 기장해안로 72
- 영업시간: 매일 10:30 – 22:00, 재료 소진 시 조기 마감
- 가격: 짚불 곰장어 25,000원, 곰장어 삼겹살 구이 25,000원
- 후기(식신 다중이): 며칠 전 휴가 때 다녀왔어요. 원래 옆집이 유명하대서 가려다가 한참 기다려야 한대서 그냥 가본 건데 식당도 깔끔하고 너무 친절하시고 곰장어도 너무너무 맛있었어요~ 주차장 나갈 때도 친절하게 인사해주시고 담부터 부산 가면 곰장어 먹으러 요기로 가려구욧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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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싱싱함이 한 눈에 보이는, 부산 남포동 ‘제일산꼼장어장어구이’
이미지 출처: 2dambi님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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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치시장 인근에 위치한 ‘제일산꼼장어장어구이’. 붉은 간판이 발길을 사로잡는 이곳은 실내 테이블부터 야외 좌석까지 넓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대표 메뉴 ‘산꼼장어 양념’은 불그스름한 양념장 위로 곰장어가 꿈틀꿈틀거리는 모습이 시선을 끈다. 양파가 익으며 우러나오는 달큰한 맛이 스며든 양념은 전체적인 풍미를 풍성하게 해준다. 중독적인 매콤달콤한 양념과 씹을 때 마다 곰장어 연골이 톡톡 터지는 식감의 조화가 매력적이다.
식신TIP
- 위치: 부산 중구 자갈치해안로 65
- 영업시간: 매일 10:00 – 24:00
- 가격: 산꼼장어 양념(小) 50,000원, 산꼼장어 석쇠(小) 40,000원
- 후기(식신 못생긴백조): 부산 여행 가서 먹었던 곳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에요. 여행하면 약간 피곤한데 여기서 곰장어랑 소주 한잔 딱 먹으니까 피곤함이 훌훌 날아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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