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2. 21. 나무날. 날씨: 기온이 조금 올랐지만 겨울날답다.
아침열기ㅡ수학ㅡ이글루 만들기ㅡ미래교육 체험전ㅡ점심ㅡ청소ㅡ발효빵 만들기ㅡ맞춤법 띄어쓰기 책ㅡ이글루 만들기ㅡ마침회ㅡ6학년 영어ㅡ교사회의ㅡ교사연수ㅡ교육간담회
[교육 생각]
아침 걷기로 간 우면산, 우리가 만든 눈사람 식구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아이들은 2월 되기 전에 부서질 것 같다고 한다. 정말 그때까지 살아남아 있을지 궁금하다. 교실로 들어와 방학 동안 어린이들이 스스로 익히려고 사놓은 수학 익힘책을 함께 살펴본다. 곱셈,나눗셈, 분수의 덧셈과 뺄셈 단원을 보며 그동안 배운 걸 확인한다. 한 해 동안 수학 공책에 쓰고 정리하고 익힌 것들이 새로 산 책에 고스란히 들어있다. 모두 배운 것이지만 익숙하지 않으니 겨울방학 동안 연습하면 되고, 모르는 것은 부모님과 함께 해결하고, 그것도 어려우면 그냥 가져오면 된다. 함께 살펴본 뒤 이글루 만들기를 이어간다. 어제보다 더 높이 쌓는다. 함께 힘을 합쳐 무엇인가를 창조하는 풍경은 언제나 아름답다. 학교에서는 무엇보다 협력이 세상에서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느끼도록 해야 한다. 교육 선진국이라 말하는 북유럽 교육의 핵심 가운데 하나가 협력에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경쟁과 이기심이 가득찬 교육이 아닌 몸과 마음이 건강하도록 키워가는 일은 협력에서 빛이 난다.
11시에는 정보과학도서관에서 열리는 미래교육체험전에 다녀왔다. 2012년 안식년 때 정보과학도서관에서 연 과천시 과학문화해설사 교육을 수료했는데 그 인연이 줄곧 이어져 좋은 교육 알림을 해준다. 미래교육 가운데 코딩, 아두이노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지난 여름 연수에서 아두이노로 태양광자동차를 만들어본 적이 있어 낮설지 않은데, 컴퓨터와 손전화가 없는 우리 어린이들에게는 놀라운 세상이다. 초등과정에서 컴퓨터와 손전화로 할 게 없는 맑은샘학교이지만 청소년 과정에서는 많은 부분에서 교육으로 연결시킬 게 보인다. 정체가 불분명한 4차 산업혁명이라지만 인터넷과 기술의 빠른 변화가 만들어내는 세상에서 일정 단계가 되면 자연스럽게 만나는 컴퓨터와 손전화 세상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교육으로 자연을 닮은 감성을 강조하는 초등 교육에서는 컴퓨터와 프로그래밍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이야기가 필요하겠다. 미래교육 체험전이라는 하는데 작은 규모라 한 바퀴 돌며 설명을 듣고 한 번씩 해봐도 시간이 남는다. 덕분에 아이들은 어린이 도서관에서 만화책을 본다.
낮에는 방학 때 집에서 할 맞춤법과 띄어쓰기 책을 같이 살펴봤다. 글쓰기 할 때 늘 틀리는 걸 스스로 고쳐보라는 뜻인데 방학 숙제로 어린이들이 하고. 내년 2월에 선생과 같이 익혀볼 것이다.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자유롭게 표현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애를 써야겠다.
저녁에는 교육간담회가 열렸다. 지난 부모들끼리 한 맑은샘학교 교육 되돌아보기와 바라는 점들을 이야기 한 자리를 이어 교사들과 같이 나누는 자리다. 교육의 주체인 부모와 선생이 함께 자라기 위해 나눌 이야기는 언제나 많다. 더욱이 아이들 교육에 온 힘을 다하는 사람들이니 학교 교육 철학과 저마다 교육관의 차이에 따라 할 말도 많은 법이다. 가정에서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사람과 학교에서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만나 아이 성장을 위해 서로 애쓸 것을 찾고 서로를 격려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는 건 그대로 아이, 부모, 교사 성장으로 이어진다. 학생들이 행복하기 위해 학교가 있는 것일 뿐이다.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부모와 교사는 온 힘을 다한 역사가 맑은샘의 역사이며 대안교육의 역사이다. 부족함은 서로 몸과 마음을 내어 채워왔고, 우리 아이들로 키우기 위해 정성을 다한 교육 주체들이지만 함께 공부를 하고 꿈을 키우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 저마다 다른 처지와 관점에서 교육을 바라볼 수도 있는 일이라 부모교사공부모임을 만들고, 학년모임에서 교육을 나누고, 교육활동에 참여하며 교육을 이야기 해온 우리들이다. 99프로가 가지 않는 길을 가는 서로에게 힘을 주고 격려하며 모두가 행복한 교육을 살찌우기 위해 우리가 애쓸 것은 무엇일까. 줄곧 함께 나눌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