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할 때 가끔 이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목사님, 저도 언젠가는 예수님을 믿고 교회에 나갈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제가 부끄러운 것이 많아서 저 자신의 문제들을 정리해야 합니다. 제 문제들이 정리가 좀 되면 그때 교회에 나가려고 합니다.”
이런 생각은 완전히 잘못된 것입니다. 예수님은 죄인을 부르러 오셨고, 병자를 고치러 오신 분이십니다. 그런데 “내 죄와 허물을 좀 정리하고 예수님을 믿겠다”라고 하는 것은 지금 당장 치료받아야 할 환자가 “제 병이 좀 나은 다음에 병원에 가서 의사를 만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내 죄와 허물을 아시면 어떡하나’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과 나 사이를 더 벌려 놓을 뿐입니다. 하나님은 내가 감추고 싶어 하는 것들을 이미 모두 알고 계십니다. 아니, 심지어 나 자신도 모르고 있는 내 죄와 허물과 연약함까지도 다 아십니다.
나를 창조하신 하나님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십니다.
그러니 참 난감한 일 아닙니까? 나를 사랑하시는 분께 내 치부가 다 드러나 있으니 얼마나 부끄러운 일입니까. 하지만 염려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실 뿐 아니라,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분이십니다.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지 않습니까? 사람들에게 내 기쁨을 나누었는데 그것이 시기와 질투가 되어 돌아오고, 내 슬픔을 나누었는데 도리어 조롱과 놀림거리가 되어 돌아올 때 말입니다. 믿고 비밀을 털어놓으면 그것이 나의 약점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너무 억울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피해자가 되어 괴로울 때도 있지만, 반대로 내가 가해자가 될 때도 있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시기하는 마음, 상대방의 약점을 밟고 올라서려고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사람과 다르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죄와 허물, 약점을 잘 아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감추고 싶어 하는 것들을 도리어 감싸주시고 불쌍히 여기십니다.
우리가 잘 아는 찬송 중에 <예수 사랑하심을>(새찬송가 563장)이라는 찬송이 있습니다. 보통은 1절을 많이 부르고 기억하는데, 저는 이 찬송의 3절 가사를 특히 좋아합니다. “내가 연약할수록 더욱 귀히 여기사 높은 보좌 위에서 낮은 나를 보시네”라는 이 가사가 저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나의 부끄러운 모습, 추악한 생각, 감추고 싶은 비밀, 더러운 죄악들. 그 모든 것을 하나님은 다 아십니다. 알면서도 사랑하십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우리를 그 상태 그대로 방치하지는 않으십니다.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주시지만,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그 더럽고 추한 것들을 치워주기를 원하십니다.
우리가 이 사실을 안다면 하나님 앞에서 정직해야 합니다. 하나님께 솔직하게 모든 것을 말씀드리고 도우심을 구해야 합니다. 내 치부를 들추어 조롱거리가 되게 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함께 청소해주시며 우리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도우시는 하나님 앞에 나아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신 왕 다윗이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성경은 다윗이 헷 사람 우리아와 관련된 일을 제외하고는 평생에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하게 행하고,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명령하신 모든 일을 어기지 않았다고 말씀합니다.
이는 다윗이 헷 사람 우리아의 일 외에는
평생에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하게 행하고
자기에게 명령하신 모든 일을 어기지 아니하였음이라
열왕기상 15장 5절
다윗은 기쁜 일이 있을 때 하나님 앞에서 춤을 추며 기쁨을 함께 나눴습니다. 반면에 죄를 지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자신의 죄를 숨기지 않고 낱낱이 다 하나님께 고하고 회개함으로 하나님의 긍휼을 얻었습니다. 하나님은 쓰러진 다윗을 일으켜주시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은혜를 베풀어주셨습니다.
당신은 안심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다윗과 같이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고, 도우심을 구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면, 하나님은 언제나 당신 편이 되어주시기 때문입니다.더러운 것은 치워주시고, 기쁜 일은 함께 즐거워하시고, 슬픔에 빠져 있을 때는 그 누구도 줄 수 없는 위로의 손길을 펼쳐주십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당신이 할 일은 단 하나, 하나님께 비밀이 없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 가장 귀한 선물, 강성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