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1일 산행마치고 집에 도착한 시간은 그날 오후 5시경이었습니다.
집에 오자 마자 할아버지, 누나, 엄마, 삼촌 모두 반갑게 맞아 주고 예성이 기분도 up 되었습니다.
저녁식사시간.......
예성이가 밥을 다른 사람들 보다 빨리 먹는다 싶더니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자기가 먹었던 밥그릇과 국그릇을 들고
싱크대로 가서 깨끗이 씻어서 식기장에 놓고 수건으로 손을 닥는 모습을 보고....
아니 1주일 밖에 안 배웠는데 이렇게 변하다니!!!!!...... 정말 놀랐습니다.
정말로 민들레 학교의 효과가 끝내주더군요.
할아버지가 학교칭찬을 늘어 놓습니다. 그리고 덤으로 교장선생님 칭찬까지 스스럼 없이 하십니다.
우리 부부는 1주일 만에 예성이의 달라져 보이는 모습을 보고 정말 행복했었답니다.
정말 나는 선택을 잘했어......끝내주는 선택을 한거야... 흐믓한 마음 그날 밤새 행복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금요일...... 저는 그날 일이 있어 오후에 출근하기로 하고 오전에 집에 있었습니다.
예성이가 아침 7시에 기상하였습니다. 집에서는 상상할수 없는 새벽 기상시간.....
우리집에서 제일 먼저 일어난 예성를 뒤로해서 엄마가 일어나고... 누나가 일어나고... 그리고 삼촌이 3층에서 내려 옵니다. 아침에 분주하게 학교가고 직장가고 정신이 없습니다.
그날도 예성이는 아빠에게 끊임없는 희망을 안겨 주고 있었습니다. 우리 예성이가 달라졌어요...
7시 40분경 갈사람은 가고 남을 사람은 남고... 어수선했던 일이 점차 안정을 찾아갈즈음
저는 집에서 업무를 본다고 컴하고 있었는데 그때가 오전 8시경이었습니다. 갑자기 띵똥하고..메일이 들어옵니다. 뭔가하고 클릭!!!!!
넥슨결제 확인 메일.... 강예성 GT카드 결제 내역 10,000원 감사합니다. 뭐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혹시나 하고 예성이 방으로 달려갑니다. 예성이가 컴 앞에 앉아서 열심히 뭔가를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아빠 : 예성아 너 뭐했지?
예성 : 아무것도 안했는데요....
아빠 : 너 혹시.... 게임하고 싶어?
예성 : 아뇨? 이젠 게임 같은것 안해요.....
아빠 : 음... 그래....그거 참 장한일이다.... 근데 아빠 메일로 GT카드 10,000원 결제되었던데.... 누가 해킹했나?
예성 : 아!.... 그거....
네! 이젠 들켰군요. 뭐 제가 이해해야죠.... 애가 얼마나 게임을 하고 싶었으면 그랬을까... 아빠는 이해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주 인심좋게 예성이에게 그래 하고 싶으면 좀 해.... 허락을 합니다.
예성이 신이나서 컴퓨터에 앉아서 공식적으로 게임을 합니다.
그리고 점심시간 밥도 안먹고 건너뛰고. 저녁 6시 엄마올때까지 종일 매달려 컴에 빠져 살았습니다.
그다음날 토요일 아침... 저는 주말이어서 집에 종일 있었습니다.
코가 삐뚤어지게 늘어져 자는 예성이.... 오전 11시경 머리에 까치둥지 튼 모습으로 부시시 일어나더니 갑자기 컴퓨터 앞에 앉습니다.....
1주일 동안 못했던 컴퓨터 완전히 다 하려나 봅니다.
오후 2시 엄마 퇴근시간에 맞추어 컴을 정리하고... 엄마전화를 받고
민들레 학교에서 공부할 책들을 사러 보수동 책방골목에 간다면서 신나게 나갑니다.
그리고 책과 함께 이것 저것 사가지고 들어온 예성이....
다음날은 주일이고 학교에 귀교하는 날이어서
1주일 동안 목욕 못한 것 같아 아빠하고 같이 목욕갈 예정에 있었는데
조카들(여동생아이)이 예성이 왔다고 놀러 오겠다고 합니다.
저녁먹고 늦은 저녁시간 조카 2명, 예성이와 누나해서 총 4명이 노래방에 간다고 하면서 그날 8시경 나가서 9시 30분이 넘어서 집에 옵니다.
목욕이고 뭐고 다 틀린 것 같아서 그냥 하루 마무리 짓고 말았습니다.
우리집 주일날 아침은 전쟁터나 다름없습니다.
직장가는 날 보다 더 바쁩니다.
예성이 엄마가 주일학교 선생이기 때문에 아침 9시에 주일학교 예배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 있어 좀 일찍 서둘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오전 예배마치고 점심시간 일입니다.
목사님 사모님이 예성이를 보고... 예성이가 많이 달라져 보입니다. 의젓해졌습니다.....
듣기 좋으라는 말씀이지만 듣기에 싫지는 않습니다.
장로님, 집사님, 목사님 모두 예성이를 보고 칭찬을 하십니다.
3월 7일첫주 1주 빠진 주일날 예성이의 존재감에 아빠는 너무나 놀랐습니다.
정말 예성이가 많이 컸을까? 못느끼겠는데.... 목사님 사모님 말씀이 맞겠지요....
점심 먹고 오후 2시경 161번 버스를 타고 엄마와 누나가 서부산 터미널로 예성이를 데리고 배웅하러 갑니다.
저는 오후예배에 중요한 일이 있어서 가지 않았는데... 엄마말... 예성이가 생각이 많이 자랐어요... 처음 가는 학교길인데 엄마 예배시간 늦는다고 빨리 교회가라고... 엄마는 예성이 걱정한다고 근심하고 있는데....
오후 3시 20분경 예성이에게 전화합니다.
아빠 : 예성아 지금 어데고?
예성 : 예... 지금 원지 가는 차 버스 표 끊었어요,
3시 30분 차 끊었답니다. 아직 아무도 오지 않은 모양입니다. 선배형아들도... 동기들도 없는 진주터미널 앞에서 다음차를 기다리는 예성이....
예성아 차 조심해라.... 그리고 헝아들 만나면 인사 깍듯이하고...알았제....
예... 아빠.... 걱정마세요.
그후 할아버지...엄마... 번갈아 가며 전화를 했던 것 같구요.....
예성이 전화받느라 진땀 빼었을 것 같군요...
오늘 민학모 들어와 보니 모두들 잘 있군요... 건강해 보입니다.
사진상에 모두 행복해 보이는군요....
정말 감사함 뿐입니다.
이렇게 적고 보니.... 예성이 형편업는 아이 같아 보이는 군요......
그러나 제 아인데 어디 허물이 있겠습니까?
예성이에게
예성아 너는 이글을 보지 않겠지만... 또 들리지도 않겠지만
아빠는 허공에다 이렇게 외치고 싶다... 예성아 아빤 예성이를 사랑한다. 정말로....
처음 와서 2번의 놀라움과... 학교갈때까지의 실망스러움 이 모든 것 사랑한다.....
너의 전부를....
2010.3.15. 늦은 월요일 저녁
아빠가....
첫댓글 예성이가 너무 빨리 보여주었네요..좀 천천히 보여주지..^^ 아마도 아이들이 집에 올때마다 부모맘은 우리아이가 어떤 생각으로 자라고 있을까? 항상 궁금하고 기대가 되겠죠..기대가 되는만큼 때로는 실망하게되는 맘도 있을것입니다..하지만 저희가 항상 이야기 하고싶은것은 '조금 천천히 느리게 보자'입니다.. 부모님의 기대를 예성이는 누구보다 알고 있을것입니다..그것이 예성이에게 또다른 짐이 되지 않도록 여유있게 기다려보자구요..^^
또 다른 짐,,,
세호를 1년간 지켜보면서 또 다른 짐을 참 많이 준것 같아요.
올때마다 아이의 자람이 더딘걸 보고,,, 엄마,아빠 실망시키지마라며 이야기 했습니다.
그냥 우리 입에서 나온 말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는 그 실망시키다란 말에 아주 큰 의미를 두고 민들레 학교 생활을 했던것 같아요.
얼마나 힘들었으면 1년이 지난 겨울방학때 엄마품에 안겨 꺼이~ 꺼이 ~ 울었을까요.
큰 아이들 키우면서 항상 미안합니다.
큰 아이의 상처를 보면서 작은아이에게는 그런 상처를 입히지 않으려고 합니다.
항상 그렇죠...
그래서 큰 놈은 항상 제 맘속의 가시입니다.
부모의 오류로 인한 고통을 큰놈이 고스란히 받는것 같아서,,,
세호의 책임감, 좋은 쪽으로 발전할 겁니다.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제가 그동안 세호를 많이 봤잖아요? 상주는 친구들한테 영향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그래서 절친 세호를 눈여겨 봐왔지요. 매일 둘이 딱 붙어 살다가 뜻이 안맞으면, 티격태격하곤 합니다만.
그런데 내가 이기 뭐꼬, 예성부 글 보고 몇자 올리려카다가 세호 얘기하고 있으니....
네 선배부모님 말씀이 이치인 것 같습니다. 너무 조급한 거겠죠..... 아이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강한 탓일까요? 다 우리아이와 같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지극히 정상적인 일상이겠죠.... 아무튼 관심가져 주시고 감사드립니다. 승철어머님
^^ 다 같을 수 없죠..승철이는 절대로 밥그릇 씻지 않았죠..학교에서 매일 한다고..^^ 예성이가 기특해요..4기들 첫 가정학습 풍경이 궁금하네요..^^
예성이는 아주 순종적인 아이같더군요.
반면 우리 찬호는 겉으로 반항하는 아이입니다.
속으로만 순종합니다.
기대가 너무 커서 아이에게 대려 상처 입히는 경우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우리 세호처럼 말이죠.
믿으세요.
1년이 지나야 아이는 변합니다.
아니면 부모가 1년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의 느린변화를 몸으로 받아들이게 된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는 절대 기대치만큼 변화되지 않다는것을,,,
항상 아이의 변화보다 나의 기대치가 높았다는 것을,,,
이제는 가정학습때마다 아이를 테스트 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냥 묻어가는거죠.
믿고 맡기고 아이의 마음을 보다듬어주고,,,
1년만 기다려보세요. 아마 더 좋은 발전이 있을 겁니다. 산행 때 예성이 하고 잠깐 수다를 나눴는데, 순수하고, 순종적인 아이라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행복한 가정! 최인호선생님의 [가족]을 보는 듯 합니다.^^
민들레 정신은 천천히 ... 느리게...서서히... 인 걸로 알고 있는데... 4기 아이들은 빠릅니다... ^^* 적응하는 것도 빠르고... 달라지는 것도 빠르고...^^ 울 예찬이 왈... 국순을 갔다와야 진정한 '민들레인' 이라나...뭐라나...ㅋㅋㅋ "국순" 기대하셔도 좋을 듯...
ㅎㅎ 작년에 진솔이가 그런 말을 하던데, 이제는 예찬이가 ㅎㅎㅎ
와아~~ 예성아버님,,,
이런것을 은근히 기대했습니다.
첫번째 가정학습을 마치고 난 4기 민학모의 보고서,,,
참고로 저도 작년에 올렸지요.
빠른 것이 "믿음"이라고 가르치고 받아들이는 시대에... "믿음"은 기다리는 것이라고............................ 누가 말했습니다...^^ㅎㅎ "예성아... 내가 누군지 알겠니...???"... 내 뒤따라 들어오는 예찬이를 보고... " 예... 예~~찬~~ 선~~배~~ 아버지......" 말꼬리를 흐리는 예성이가 어찌나 귀엽던지... 어깨를 한번 감싸주고 왔습니다...^^
ㅎㅎㅎ 목사님, 맞습니다. 쑥스러워 하는 예성이 얼굴이 떠오르네요.^^
핫하하하하~~
예성아빠 글 너무 재미있게 잘 쓰시네요.
담에도 기대가 됩니다.
찬호가 민들레 가기 전 어느날,,,
(아빠와 저는 일이 있어 하루종일 집을 비우고, 할아버지는 서울 가시고, 형은 당연히 민들레에 먼저 갔고)
밤 늦게 집에 왔더니 나무보일러에 나무를 안 넣어 불을 다 꺼뜨리고
방은 온갖 먹거리 찌꺼기로 난잡하고
부엌고 설겆이꺼리 수북히 쌓여있고,,,
그 날로 게임 탈퇴시켜버렸습니다.
말도 마세요.
컴퓨터 앞 장판은 하도 비비적거려서 다 닳아 있습니다. ㅎㅎ
예성부, 끼가 보이십니다....ㅎㅎ 누구하고 닯기도 하고....
우리도 한 번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해야겠네요......대단하십니다...예성아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