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신랑은 출근했습니다.
지금까지 총 다섯 번의 점심 도시락을 싸 주었네요.
야채 볶음밥, 자장밥, 쇠고기 덮밥, 김치볶음밥...
열심히 밥(!)을 싸 준답니다. 냉동음식을 전자렌지에 돌려 먹게 하고는 싶지 않으니까요.
저는 98학번에 복길입니다.
지난 4월에 반실에서 새벽까지 술을 마셨지요. 97 금동이 형이 말뚝이 형의 '망령'을 불러 들여서
신랑은 새벽 6시에 갑자기 90년대 초반의 말뚝이로 변신했드랬지요.
그래서 취한 기운에 자기보다 10살 이상씩은 어린 08학번 아이들과 아침 농구까지 뛰고 정말 죽기 일보 직전까지
갔지요. 그리고 99염주형의 지갑을 털어 내 조마루 뼈다귀 해장국을 먹고 왔지요.
말뚝형은 지금 이곳에서 서울의 그 추억들을 그리워하며 살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 5월 1일 자로 충북 음성의 무극 중학교라는 곳에 신임 발령을 받았습니다.
4월 30일에 신랑과 같이 출국하려고 다 계획하고 있었는데 이놈의 교육청에서 4월 25일에
갑자기 발령을 내 버리는 바람에 저희 부부는 생이별을 하게 되었지요.
4월 28일에 제 뱃 속의 생명을 확인했습니다. 조그맣고 귀여운 동그라미가 하나 살고 있더군요.
신랑은 급하게 '튼튼이'라는 태명을 지어주고 이틀 후에 미국으로 슉~날아가 버렸지요. 2주 후에 그 동그라미가 번데기 모양으로 자라서
심장 소리를 쿵쿵쿵 들려줬는데 신랑은 그 소리도 듣지 못하고 가 버렸지요. 히힝~
저희는 5월부터 7월까지 각자의 직장에서, 미국과 한국에서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8월 8일 드디어 재회했습니다. 저는 임신 중이므로 육아휴직을 낼 수 있었어요.
(첫 1년은 경력으로 인정되고 한 달에 50만원씩 육아휴직 수당도 나온 답니다. 자랑해야지, 히히)
실감나지 않는 신랑의 존재를 느끼며 2박 3일동안 샌프란시스코 관광을 하고 국내선을 타고
여기, 우리 집, 우리 아기의 고향-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왔습니다.
어젠 늦게까지 이 얘기 저 얘기 하느라 잠이 늦었습니다.
지나간 추억과 앞으로의 계획과 신랑 회사에서의 일들..
"오빠, 이런 얘긴 사실 이모네 포장마차에서 잔치국수에 소주 한 잔 하면서 해야 하는 건데, 그치?"
"뜨아~ 아~아~악~!"
신랑은 여기 온지 네 달 째인데 아직은 한국에서의 생활이 많이 그리운가 봅니다.
신랑은 안 되는 영어로 회사에 열심히 다니고 있습니다.
연극반에서 배운 배짱과 능글맞음과 뻔뻔함으로 미국 애들한테 막 들이대고 있습니다.
정말 연극반에서 소중한 것들을 배운 것 같아요. 진심입니다.
우리 아들은 (초음파 영상에서 고추 확인!) 12월 25일에 태어날 예정입니다.
친정엄마도 시어머니도 오시지 못합니다. 하지만 부족한 엄마, 아빠 둘이서 열심히 산후조리도 하고 아기도 키울 예정입니다.
저희는 이곳에서 조용히 이쁘게 살고 있겠습니다. 때로는 서울에서처럼 티격태격하기도 하겠지요.
아기 때문에 속도 끓이고 가슴도 조리겠지요.
다시 새로운 날이 시작되었어요. 8월 19일~~
모든 것에 감사하며 기뻐하며 살기를 기도합니다.
복길아,, 그리고 말뚝이형.. 어느새 거기 가있었구나.. 그러게 ㅋㅋ .. 나는 들어오고.. 너와 형 그리고 울 튼튼이는 거기에 있고..넘넘 추카하고.. 또 조만간 볼 수 있으리라 믿는다!.. 말뚝이형 도시락 싸느라 바쁘겠구나.. 울 와이프도 지난 4년간 그거 하느라 고생많았지..ㅋㅋ.. 나도 그 해후의 기분을 안다.. 처음 5개월간 서로 떨어져있었으니.. 내 살아보니 미국생활 그거 별거 아니다..ㅋㅋ.. 형과 복길이 둘이라면,, 얼마든지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꺼야~~ 보고싶구나!
우왕.. 형.. 형도 처음에 떨어져 계셨군요. 히힝...진짜 그 해후의 기분은...고맙습니다. 열심히 살게요. 말뚝 형이 나름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걱정이지만 제가 항상 밝게 웃어주려고요. 할 수 있는 게 그것 뿐... 아이스 형.. 한국에서도 계속적으로 승리의 삶을 이어 나가세요. 예쁜 언니랑 알콩달콩 재미지게 사세요..파이팅..
갑자기 생각나서 카페 들어 왔다 좋은 소식 들으니 넘 흐믓하네~^^ 소식 궁금했는데... 복길아 넘 축하해. 좋은 엄마 되는 길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복잡하거나 어렵지도 않단다. 홧팅!! 말뚝형도 축하 축하. 힘이 저절로 나겠구만.ㅎ 두 부부 멋진 웃음 기억하며 튼튼이도 멋지게 웃을 수 있는 아이 되길 축복. 행복해야혀
첫댓글 그래 어디에서든 열심히들 살자! -直世
자유하라!!! 인생 뭐 있겠어..? ㅋ -曲世
축하할 일이 너무 많이 무엇부터 해야할 지 모르겠네..^^* 예쁜 가정만들고 있는 형과복길을 보니 무한 부러움이 밀려온다..
언니 소식이 너무 기분이 좋아지네요...감사하는 삶 좋아요~~^^ 튼튼이가 빨리 보고 싶은데요..ㅋ
반갑고 대견하구나. 좋은 가정 맹글어 나가길 빈다... *^^*
튼튼이 튼튼하게 태교하고, 멀리있어도 우린 늘 가까이 있더라고!!!^^ 박길이 행복하소서!!!!!
복길아,, 그리고 말뚝이형.. 어느새 거기 가있었구나.. 그러게 ㅋㅋ .. 나는 들어오고.. 너와 형 그리고 울 튼튼이는 거기에 있고..넘넘 추카하고.. 또 조만간 볼 수 있으리라 믿는다!.. 말뚝이형 도시락 싸느라 바쁘겠구나.. 울 와이프도 지난 4년간 그거 하느라 고생많았지..ㅋㅋ.. 나도 그 해후의 기분을 안다.. 처음 5개월간 서로 떨어져있었으니.. 내 살아보니 미국생활 그거 별거 아니다..ㅋㅋ.. 형과 복길이 둘이라면,, 얼마든지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꺼야~~ 보고싶구나!
우왕.. 형.. 형도 처음에 떨어져 계셨군요. 히힝...진짜 그 해후의 기분은...고맙습니다. 열심히 살게요. 말뚝 형이 나름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걱정이지만 제가 항상 밝게 웃어주려고요. 할 수 있는 게 그것 뿐... 아이스 형.. 한국에서도 계속적으로 승리의 삶을 이어 나가세요. 예쁜 언니랑 알콩달콩 재미지게 사세요..파이팅..
나두 보고 싶다~~
갑자기 생각나서 카페 들어 왔다 좋은 소식 들으니 넘 흐믓하네~^^ 소식 궁금했는데... 복길아 넘 축하해. 좋은 엄마 되는 길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복잡하거나 어렵지도 않단다. 홧팅!! 말뚝형도 축하 축하. 힘이 저절로 나겠구만.ㅎ 두 부부 멋진 웃음 기억하며 튼튼이도 멋지게 웃을 수 있는 아이 되길 축복. 행복해야혀
오랫만에 들어오니 밝은 소식과 반가운 사람들 답글 보니 기분 좋네. "정말 연극반에서 소중한 것들을 배운 것 같아요. 진심입니다." 그래, 맞는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