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은 가족 모두에게 편안해야지요.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아무 생각 없이 금요일 저녁부터 계속 울각시한테 밥을 하게 하고 있었습니다. 일요일 점심을 지으면서 울각시가 한 마디 하고서야 제가 넘 이기적이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당장 뭘 먹을 건지 골라야 했습니다. 선택은 상도동 사리원 냉면, 방배역 미스터 피자, 집 앞 골목 오빠맘마, 이렇게 세 가지나 됐습니다. 두 가지도 힘든데 세 가지라면 결정 장애를 겪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떠보기 신공 들어갑니다. 집에서 가까운 ''오빠맘마를 먹어요'' 했는데 반응이 시큰둥합니다. 다행히 구원의 손길이 내려왔습니다. ''피자를 먹을까요?'' ''예에~ 피자를 먹어요오~.'' 잘못 짚은 모양입니다. 구원의 손길이 아니었습니다. ''냉면을 먹을까요?'' ''예에~ 냉면을 먹어요오~.'' 울각시가 막 웃더니 냉면을 먹자고 하네요. 그냥 첨부터 냉면을 먹자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한 두어 달만에 직접 운전해서 사리원 냉면집으로 갔습니다. 사리원 냉면집은 열두냉면이 맛납니다. 함 드셔 보세요. 이 집은 한 가지를 더 잘하는데 화초들을 잘 가꿉니다.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예쁜 화초들을 보는 맛이 있죠. 이 집 앞 도로가에는 한여름의 지표가 되는 능소화가 있는데 이제 막 꽃이 피더라구요. 비가 시원하게 내려 주면 좋겠지만 오늘도 쨍쨍이네요. 이쁜 꽃들과 함께 즐거운 한 주 시작하세요. ~^.^~
'보릿대...'의 아침단상 354
♥두부 장사 할아버지의 눈물♥
오래전 저희 동네에는 하루도 쉬지 않고 두부를 팔러 오는 여든의 할아버지가 있었습니다. 이 할아버지는 이른 아침 시간에 늘 자전거를 타고 호루라기를 불며 신선한 두부를 팔러왔다는 소식을 알렸습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호루라기를 불던 할아버지는 그만 자전거에서 중심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그 바람에 자전거에 실려 있던 두부들도 땅에 떨어져 일부는 흙투성이에 깨지고 말았습니다.
이때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재빨리 할아버지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아주머니는 늘 이 할아버지에게 두부를 사던 분이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늘 고마운 이 아주머니에게 말했습니다. "미안한데 오늘은 다른 데서 두부를 사야겠어요." 그러자 아주머니는 활짝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할아버지 괜찮으니 두부 2모만 주세요. 늘 할아버지 것만 먹었는데 흙이 좀 묻었다고 다른 두부를 먹을 순 없잖아요. 할아버지 두부가 최고거든요." 할아버지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몇 번이나 손을 내저었지만 아주머니의 막무가내로 결국 두부를 팔았습니다. 이 광경을 본 다른 사람들도 두부를 사려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할아버지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가득 고였습니다.
친절은 절망에 빠진 사람을 일어나게 하며 다시 꿈꾸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주는 사람은 그리 힘들이지 않고 친절을 베풀 수 있지만 받는 사람에게는 매우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당신이 베푼 친절은 세상을 아름답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