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3년 12월 5일 화요일
이번에 아이들은 영화를 봤다. '더 락'이라고 불렸던 레슬링 선수가 배우로 전향하면서 출연한 영화이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심각한 청소년 범죄의 현실을 겪고 있는 미국 소년원의 이야기를 다룬다. 사회에서 인정받지도 못하고, 이미 글러먹은 녀석이라는 선입견에 스스로를 포기하는 아이들이 나온다.
이런 아이들이 미식 축구를 시작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고 갱생의 삶을 살아간다는 실화를 소재한 영황이다. 영화는 남성적이고, 비행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룬 거라 아이들은 이 영화를 재밌게 보았다.
아이들을 보면 이 영화와 많은 부분이 오버랩된다. 일반학교에서 사고치고 특수고로 간 많은 아이들은 이미 자신에게 '기대'를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선생님들도 반복되는 비행에 지쳐 아이들을 사무적으로만 대하게 되고 부모들 역시 자녀를 포기하는 듯 보이는 경우도 많다.
물론 반복되는 비행을 저지른 아이들도 잘못했지만 자신에게 아무런 기대도 없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아이들은 더 비행을 저지르게 된다. 아이들을 보면 제법 똑똑한 녀석들도 많고, 끼가 넘치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아이들이 조그만 노력을 하면 공부도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이전과 충분히 다른 삶을 살아갈 가능성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놓아버린 아이들은 쉽사리 자신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이 영화를 보고 쓴 아이들의 글을 보면 자신에 대한 이런 안타까운 마음들이 조금씩 엿보인다. 자신도 달라지고 싶은데 이미 늦어버린 것 같다고 느끼고, 자신의 힘으로는 안된다는 절망을 보이기도 한다.
좋은 책, 영화, 글을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를 관조하면서 조금이라도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일들이 우리 현실에서 일어나고 이렇게 영화로까지 제작되니 이 아이들에게도 기가 막힌 반전이 일어날 수 있으리라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