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 횡령직원 부친, 숨진채 발견…금괴 운반 관여한 정황
부친 집서 금괴 254개 찾아내
경찰 조사 앞두고 ‘극단적 선택’
동서 등 일가족 5명 형사 입건
‘사라진 금괴’중 96kg 아직 못찾아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 모씨가 6일 새벽 서울 강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뉴스1
회삿돈 2215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 씨(45)의 아버지(69)가 11일 유서 성격의 편지를 남기고 집을 나간 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새벽 이 씨 아버지 집에서 이 씨가 은닉한 1kg짜리 금괴 254개를 압수했으며, 이 씨 아버지가 금괴 운반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경 경기 파주시의 한 공터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이 씨 아버지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7시경 “아버지가 ‘잘 있으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사라졌다”는 이 씨 여동생의 신고를 받고 일대를 수색했다. 이날 새벽 이 씨의 아버지가 자기 소유의 흰색 볼보 차량을 타고 집을 빠져나오는 모습도 주변 폐쇄회로(CC)TV에서 포착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전날 오후 8시경부터 경기 파주시에 있는 이 씨의 아버지와 아내, 여동생 주거지 3곳을 압수수색했으며 밤 12시가 넘은 시간에 아버지의 집에서 금괴를 무더기로 회수했다. 압수수색 당시 이 씨 아버지는 범행 공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형사 입건된 이 씨의 아버지는 11일 오전 경찰 조사가 예정돼 있었다.
앞서 이 씨가 횡령한 돈으로 부동산을 사준 아내와 처제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았다. 전날 오스템임플란트가 이 씨와 가족들을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고소하면서 이 씨의 동서까지 이 씨 일가족 5명이 형사 입건됐다.
경찰은 이 씨가 사들인 금괴 851kg 중 96kg(약 76억 원어치)을 아직 찾지 못했다. 경찰 추산에 따르면 이 씨가 지난해 3∼12월 회삿돈으로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금액이 75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 증권 거래 계좌에 남아 있는 약 250억 원 상당의 주식 가치 변동에 따라 손실액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