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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의 품격] 13
S#1. 막걸리 집. 밤.
스물 셋 넷 무렵의 네 남자다.
상심한 정록. 위로하는 세 남자.
도진NA : 그 시절 우린 꾸준히 이별했고,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는 꽤 일관성이 있었다.
최윤 : (정록에게) 야, 여잔 여자로 잊는 거야. 소개팅 할래?
/1-1. 곱창 집. 밤.
상심한 윤. 위로하는 세 남자.
도진 : 야, 여잔 여자로 잊는 거야. 소개팅 할래?
/1-2. 동네 통닭 집. 밤.
상심한 도진. 위로하는 척하는 세 남자.
통닭집 작은 TV로 야구 중계 흘러나오고 있다. 세 남자 시선은 모두 TV로 고정되어 있고..
태산 : (건성으로) 야, 여잔 여자로.. (TV 화면 보며) 어어!! 저런 ㅂ... 그걸 거기서.. (아차 싶고) ...잊는 거야. 소개팅 할래?
/1-3. 학사주점. 밤.
상심한 태산. 위로하는 세 남자.
정록 : 야, 여잔 여자로 잊는 거야. 소개팅 할래?
도진 : 오늘은 그 번지수 아니야. 영장 나왔대.
정록 : !! 영장?
태산 : (착잡한..) ...걱정하지 마. 잘 갔다 올게. 자, 한 잔 하자.
도진 : ...그래. 학생증 좀 줘봐.
태산 : 학생증? 왜?
정록 : 니꺼 맡기고 마셔야지. 걱정하지 마. 2년 6개월이면 웬만한 술집은 다 문 닫아.
태산 : 야, 씨!
/1-4. 기차역. 새벽.
태산 : (짜증..) 아 쫌 가라고!
앵글 넓어지면, 다른 입소자들은 다들 여자와 울고불고 하는데,
태산만 도진, 정록, 윤에게 둘러싸여 이별하는.
세 남자, 슬픈 얼굴로 작별하는..
최윤 : 건강하고.. 니 침대 내가 쓴다. (끌어안는)
정록 : 다치지 말고.. (태산 손목 가리키며) 시계 안 걸리적거려? (끌어안는)
도진 : 편지할게.. 학생증은 주고 가. (끌어안는)
태산 : 아놔.. 이런, (삐- 삐- 삐-)
그 위로 ‘신사의 품격’ 타이틀 뜨고...
S#2. 휴게소. 밤.
손에 물기 털며 여자 화장실에서 나오는 이수. 도진 차 세워둔 곳 향해 가려는데,
저만치서 무언가 사는 도진 보인다.
이수, 도진 향해 가보면, 도진 돌아서는데, 손에 통감자, 오징어, 호두과자 등 들려있다.
이수 : 뭘 이렇게 많이 샀어요?
도진 : 전에 어떤 여자가 휴게소에서 이런 거 먹는 걸 좋아한다고 해서요.
이수 : (아.. 이 남자.. 행복하고..) 행복하겠다, 그 여자.
도진 : 나한테 푹 빠져 있죠. 옛말에 휴게소 음식 좋아하는 여자랑은 궁합도 안 본다는 말도 있잖아요.
이수 : 하하. (웃고) 집에 갖고 가서 먹을게요.
도진 : (엇! 잽싸게 베티 한번 보고 테이블에 앉으며) 식어요. 먹고 가요.
이수 : (이씨!) 내가 좋아요, 베티가,
도진 : 물을 걸 물어요. 차는 그냥 차죠.
이수 : (끙... 마주 앉는. 음식 펼치고..)
도진 : (살았다... 카메라 가방에서 카메라 꺼내 춘천에서 찍은 사진들 카메라 액정으로 보는)
이수 : (음식 하나 집어서 도진 입 앞에 틱- 내미는. 사실 쑥스러운)
도진 : (귀엽고.. 받아먹고 다시 액정 보면, 풍경 사진 어딘가에 조그맣게 이수 찍혀 있고,
액정 터치해서 확대해 이수 자세히 보며 희미하게 웃곤) 여름이랑 잘 어울리는 여자네.
이수 : 누가요?
도진 : 휴게소 음식 좋아한다는 아까 그 여자요.
이수 : (좋은..) ..그 여잔 자꾸 좋네...
도진 : (풋 웃고 카메라 넣으며) 벌써 여름이에요. 다시 또 한 계절이 흘렀어요.
이수 : 여름 좋아해요?
도진 : 예쁘잖아요, 거리가.
이수 : 그쵸. 나무도 파랗고. 하늘도 예쁘고.
도진 : 아니, 여자들 옷이.
이수 : (아놔...) 김도진씨는 몇 살 때부터 그렇게 야했나?
도진 : 구남친이 주로 성직자들이었나 봐요?
이수 : 여잔 참는 남자 좋아하거든요? 참는 남자가 진짜 섹시하죠. 여자들이 뱀파이어에 왜 그렇게들 환장하겠어요.
너와 키스하고 싶지만 참겠어! 널 해칠지도 모르니까! 그게 섹시한 거죠.
도진 : 연애를 극장에서 배웠구만. 남자들이 기를 쓰고 성공하려는 이유는 될 수 있으면 안 참고 싶어서예요.
그 나이 되도록 남잘 그렇게 모르면 어떡하나.
이수 : (약 올라 씩씩거리다 음식 싸는)
도진 : 뭐해요?
이수 : 가면서 먹게요. 운전하면서 완전 위험하게!
도진 : (손 턱 잡으며) 우리는 그렇다 쳐도, 그 위험에 베티는 끌어들이지 말죠?
이수 : (어금니 물고) 김도진씨!
S#3. 이수 집 앞. 밤. (12부 엔딩에 이어서..)
도진 : (까끌한 목소리.. 깊은 눈빛...) 서이수..
이수 : !!!!
도진 : 나랑 살자..
이수 : (띵!) 뭐라구요?
도진 : (담담히.. 깊은 눈빛으로...) 같이 살자.
이수 : 지금 무슨,
도진 : 다음 생에선 누구랑 살든 상관 안 할게. 대신, 이번 생엔... 나랑 살자.
이수 : !!!
도진 : (손목시계 보며) 현재시간 오후 9시 32분.
이수 : !!!
도진 : 이 시간 이후부터 같이 흘러가자 나랑.
이수 : !!!
도진 : 행복할 거야. 약속할게.
이수 : (!!) 근데요..
도진 : (보면)
이수 : 왜 반말해요?
도진 : 내 맘이지. 지는 유리창에 뽀뽀도 해놓고.
이수 : (이씨) 됐구요. 뭘 하자고요? 내가 김도진씨한테 마음 연 지 1년이 됐어요, 2년이 됐어요?
연애 이제 막 시작인데, 어떻게 벌써 결혼을 얘기해요?
도진 : 시간이 그렇게 중요한가?
이수 : 독신주의라면서요. 한 여자랑 평생 살 자신도 없고, 한 여자를 평생 사랑할 자신도 없다면서요.
도진 : 지금도 자신 없지만 노력하고 싶어졌으니까.
이수 : (!!..) 어쨌든, 제 대답은 “노”예요.
도진 : 아직은?
이수 : 아무튼! (치) 가요! (휙 돌아가는)
도진 : (그런 이수 뒷모습 보며) 갈게요. 잘 자요.
이수 : 가든가 말든가. (치.. 종종종 대문 들어서고)
S#4. 이수 집/ 현관. 밤.
“어떻게 잘 자, 내가 어떻게.” 구시렁거리며 현관 들어서던 이수, 현관문 닫자마자 “꺅-” 폴짝폴짝 뛰면서 좋아죽는.
세라, 욕실에서 나오다 놀라며
세라 : 왜 그래?!
이수 : 어? 나? (감정 못 숨기고) 난 지금 연애 중이니까. (신발 벗고 들어오며) 김도진씨가 (설레는 듯) 나보고 같이 살재...
그 정도로 내가 좋은가봐.
세라 : (픽) 그래? ...난 같은 말 듣고 헤어졌는데.
이수 : (!!) 태산씨랑 헤어졌어?
세라 : ....그 사람 위해서, 헤어져주는 게 맞겠지?
이수 : 그 사람 위해서 헤어지는 모든 이별은, 그 사람을 위해서일 리 없어. 어느 한 쪽은 분명 덜 사랑하는 거지.
세라 : 그게 나라고 생각해?
이수 : (안타깝고.. 그저 보는데...)
S#5. 학교/ 교무실. 다음 날 낮.
기말고사 첫날이다. 선생님들 시험지, OMR 카드 챙기고 있고..
이수, [2학년 6반의 시험 에티켓] 단체 문자 찍고 있다.
박선생 : 아.. 벌써 기말고사네. 서선생은 첫 교시.. 감독 없구나? 윤리라서.
이수 : 네, 고생하셔요. (하고 문자 마저 찍는)
문자 찍는 내용 보면, [1. 핸드폰은 꺼주세요. 교무실로 꺼지고 싶지 않으면.]
S#6. 학교/ 교실. 낮.
이수 반 학생들. 시험 전 마지막으로 필기 보며 외우기도 하고, 포기한 학생들은 장난치고, 누군가는 핸드폰으로 카톡하고
동협은 엎드려 자고 있고, 그 위로 이수 문자 내용 찍힌다.
[2. 앞좌석을 발로 차지 마세요. 앞에 애도 답 몰라요.]
그때, ‘띠링!’ 혹은 진동 ‘드륵!’ 반 아이들 핸드폰 일제히 울린다.
아이들 뭐지? 문자 보면, 이수가 보낸 단체 문자다.
동협도 핸드폰 본다.
[3. 컨닝 페이퍼는 지금 즉시 휴지통에. - 윤리여신 서이수]
아이들, 킥킥 웃고, “헐! 대박” “야, 담탱 센스 쩔어” 어쩌고 떠들고..
동협도 피식 웃는데,
그때 박선생 들어오며,
박선생 : 자리에 앉아. 책상 위에 있는 소지품 다 집어넣고, 손 머리 위로!
S#7. 학교/ 교무실. 낮.
이수, 다음 시간 시험지와 OMR카드 개수 세며 다음 시험 감독 준비 중이고.
다른 선생님들 시험 끝난 듯 교무실로 일제히 들어온다.
박선생, 자기 자리로 와서 OMR 카드들 내려놓으며,
박선생 : 아우 서선생! 나 정말 김동협 때문에 미치겠다!
이수 : 왜요? 컨닝했어요?!
박선생 : 학업 의지가 있어야 컨닝도 하지. 얘 봐라 얘. (동협 OMR 카드 내미는)
객관식은 4번으로 줄 쫙 세워 놓고 주관식에 칸도 상관없이 이상한 답 적혀 있다.
보면, ‘원더보이 ⓒ 김연수 2012 1판 1 쇄 2012년 2월 8일. 1판 2 쇄 2012년 2월 17일. 지은이 김연수 펴낸이 강병선‘ 적혀있는.
이수, 엇! 책장에서 ’원더보이’ 꺼내서 맨 뒷장 넘겨보면, 맨 뒷장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는..
박선생E : 모르면 비워둘 것이지, 반항하는 거야 뭐야. (구시렁대며 가는)
이수 : 맨 뒷장이네.. (좀 감동인..) 다 읽었네 이 자식...
S#8. 아지트. 밤.
바에서 젤 비싼 양주에 안주 시켜놓고 스트레이트 잔 쭉- 들이키는 민숙.
카메라 넓어지면, 정록의 아지트다.
바 안쪽의 승택, 갸웃.. 어디서 봤지? 하다가 헉! 잽싸게 바 안쪽 어느 구석 보면, 현상수배범처럼 붙어 있는 민숙의 사진.
승택, 사진과 민숙 비교해보고, 재빨리 핸드폰 안 보이게 몸 숙여 정록에게 문자 보낸다.
[비상! 코드명 M!] 전송 누르려는데,
민숙E : (손가락 “딱”) 헤이, 거기.
승택 : (놀랬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저요?
민숙 : 이름이 뭐야 미스터?
승택 : 0승택입니다.
민숙 : 여기 사장?
승택 : 네.. 제가 사장입니다..
민숙 : 꽤 젊네?
승택 : (어떡하나) 다 빚이죠 뭐.. (울지 못해 웃는)
민숙 : 이거 두 병 더.
승택 : 아직 반도 안 드셨는데, 두 병 더요?
민숙 : 킵 해놓을 거야. 맘에 들어 여기. (카드 주며) 일시불로.
승택 : 선불 아닌데..
민숙 : 이상한 아줌마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시크) 긁어.
S#9. 아지트 앞. 밤.
정록, 머리 만지며 룰루랄라 들어가다 핸드폰 문자 오자 보는데, 헉!! 딱 멈춘다.
그대로 돌아서 냅다 튀는데, 들어오던 윤, 강변과 딱 마주친다.
정록 : 아 깜짝아!
최윤 : (?) 왜 그래?
정록 : 코드명 M! 박민숙 떴어, 지금.
최윤 : (알아듣고, 헉, 낮게) 제수씨, 안 거야?
정록 : 모르겠어 나도. 알고 온 건지 모르고 온 건지. 일단 대피! (강변에게) 우리 가게 오늘 자리가 없다네요. 제가 딴 데로,
강변 : 죄송하지만, 저희 둘만 가면 안 될까요? 저 요즘 재판 스트레스 장난 아니어서 선배한테 하소연 좀 하려구요.
담에 뵐게요. 괜찮죠?
정록 : (띵!) ..노 프로그램..
최윤 : (정록에게) 00 몇 시까지 해?
정록 : (척척) 카운터 마감 2시. 문 닫는 건 3시.
최윤 : 너 집으로 곧장 가. 어디 새지 말고.
정록 : 알았어. 가, 가. (하고 괜찮은 척 섰다가 휙- 고개 돌려 강변 째려보며) 뭐야. 차라리 메아리가 나은데?
(하더니 바로 전화 거는) 어, 메알. 오빠가 중요한 제보를 하나 할 건데, 이게 어떤 스케일이냐면,
우리의 어두웠던 과거를 청산함과 동시에 관계 회복의 급물살을 탈, (사이) 승질 내면 말 안 해준다!
S#10. 술집 앞. 밤.
끽- 하고 택시 멈추자마자 총알처럼 튀어 내리는 메아리. 술집 안 보면, 창가에 마주 앉아 있는 윤과 강변이고...
메아리, 허- 기막힌 표정이고...
S#11. 술집 안. 밤.
윤과 강변 마주앉아 있다.
안주 놓여 있고, 강변이 윤의 잔 채워주는데,
강변 : 선배 은근 나쁜 남잔 거 아세요?
최윤 : 내가 그래?
강변 : 자기 옆자린 비워두고 말로만 ‘너 안 좋아해’, 그러면 누가 믿어. 그 자체가 여지를 주는 건데.
최윤 : !!!
강변 : 내가 볼 때 선밴, 진심으로 거절하지 않는 느낌이랄까. 밀어내는 척만 하는 남자는, 사실 당기고 있는 거니까.
최윤 : ......
강변 : 대체 그 친군 선배한테 어떤 존재예요?
최윤 : (담담하게) 나 그 친구 얘기 강변이랑 하고 싶지 않은데.
강변 : ..왜요?
최윤 : 다른 여자랑 자기 얘기 하는 거, 그 친구가 싫어할 거 같아서.
강변 : (!!..) 아.. (씁쓸하게 웃는데..)
메아리E : 여기 홍합탕이랑 소주 한 병 주세요!
윤/강변 : (메아리 목소리에 고개 돌려 보면)
바로 옆 테이블에 앉아 메뉴판 보고 있는 메아리.
최윤 : 너 뭐해 거기서.
/메아리 : (이미 취한..) 거깄었어요? 나 여기 술 마시러 온 건데? 신경 쓰지 마세요.
강변 : (여유 있는 척) 합석 할래요?
/메아리 : 전-혀.
최윤 : (쳐다보다가) 그래 그럼 마셔. (고개 돌리는)
/메아리 : (이씨! 하는데)
직원 : (메아리 테이블 세팅해주고 소주병과 잔 놓으며) 소주 먼저 나왔습니다.
/메아리 : 잔은 필요 없어요. (하며 옆으로 탁 치우는)
최윤 : (애써 신경 끄려는 척 강변 빈 잔에 술 채워준다) 받아.
강변 : 혼자 마시니까 맛 없어요.
최윤 : 차 가져와서. 잔만 받을 게.
메아리, 강변과 윤의 다정한 대화 짜증나고.. 에라 모르겠다 소주 병 따는.
그 소리에 윤, 메아리 쳐다보면, 메아리, 보란 듯이 벌컥벌컥 소주 병나발 분다.
최윤 : (헉!!) 야! 너 지금!
메아리 : 이상한 아저씨네. 왜 옆 테이블에 말을 걸지? (다시 병나발)
최윤 : (벌떡 일어나려는데,)
메아리 : (먼저 벌떡 일어나더니 윤과 강변 테이블로 오는)
윤/강변 : (그런 메아리 보면)
메아리 : (혀 꼬인) 강변북로 언니. 윤이오빠 좋아해요?
강변 : !!
최윤 : 야, 임마!
메아리 : (강변 보며, 진심) 난... 좋아해요. 근데요, 언니가 키도 크고 예쁘고 날씬한데
오빠랑 같이 일도 하니까 너무너무 짜증나고 신경 쓰여요.
강변 : (그런 메아리 빤히 보는)
최윤 : 그만 안 둬?
메아리 : 자꾸 둘이 술 먹고! 막 둘만 아는 얘기 하고.. 안 그래주면 안 돼요?
최윤 : (벌떡 일어나 메아리 팔 잡으며) 너 안 되겠다. 나랑,
하는데, “이상 끝..” 하더니 꼬르륵... 윤이한테 쓰러지는 메아리.
최윤 : (얼떨결에 받고. 품에 안긴 메아리 내려다보며 흔들어 깨우는) 야, 임메알. 정신 차려 봐! 어? 야, 인마.
강변 : (허- 얘 고단수네 싶고...)
최윤 : (안은 채 한숨 나오고. 얠 어떡하지.. 메아리 얼굴 내려다보는데)
S#12. 한강 + 차 안. 밤.
어딘가에 윤의 차 세워져 있다. 보조석에 취해 누워 자고 있는 메아리.
윤, 후.. 넥타이 풀며 앞만 보고 앉았다가 고개 돌려 메아리 보면,
메아리, 머리 한쪽으로 넘겨 고개 윤이 방향으로 보고 있어 훤하게 목선 다 보이고..
그 모습, 충분히 유혹적이고..
뭔가 참는 느낌의 윤이. 한숨 쉬고..
(시간경과- 차 밖.)
차 밖 서성이는 윤.. 메아리 여전히 깊이 잠들어 있고...
(시간경과 - 다시 차 안)
윤, 운전대에 팔 올리고 턱 괴고 후.. 어떡하나 싶고...
바로 그때, 메아리, 술도 안 취한(술 취한 척 한 것) 멀쩡한 얼굴로 벌떡 일어나더니,
메아리 : 저기요, 뭐 안 하실 거면 그냥 집에 데려다 주세요. 술도 다 깼고 화장실도 가고 싶고, 그래요 지금 제가. 예?
최윤, 헐...!!! 기막히고 어이없어 메아리 보는 윤인데...
S#13. 태산 집 앞. 밤.
태산 차 집 앞에 차 세우고 막 라이트 끄고 시동 끄는데, 옆으로 윤이 차 들어와 선다.
“윤팔이?” 하는데, 윤의 차 서고 메아리, 보조석에서 내리고 윤이 운전석에서 내린다.
태산, 표정 별로 안 좋아지며 차에서 내린다.
태산 차 문 닫는 소리에, 윤과 메아리 태산 쳐다보고 놀라는.
메아리 : (얼어서) 오빠.. 늦었네?
태산 : (눈빛으로 나무라는) 너도 그랬네?
메아리 : 오빠 있잖아, (태산이 뭐라 할까봐 말 막으며) 내가 윤이오빠 강변북로랑 술 먹는 데 가서 깽판 놓고
여기까지 데려다 달라고 했어!
최윤 : !!...
태산 : 누가 뭐래? 들어가. (하고 윤이 보며) ...데려다줘서 고맙다.
최윤 : 오늘은.. 상황이 좀 그랬다. 넌 퇴근이 왜 이렇게 늦어.
태산 : 공 좀 치고 왔어. (어깨 움직이며) 머리 복잡할 땐 그게 최고야.
최윤 : 살살해. 간다. 집사람 기다려. (메아리에게 인사도 없이 차 문 열고 타는)
메아리 : 데려다 주셔서 고맙습니다...
태산 : (그런 메아리 때문에 착잡한 눈빛이고...)
메아리 : (윤이 차 출발하자마자 야단맞을까봐 얼른 대문 열고 들어가는)
S#14. 태산 집/ 거실. 밤.
메아리, 현관 들어서서 자리 피하려고 빨리 걸으면, 태산 뒤따라 들어오며,
태산 : 딱 서.
메아리 : (죽었다.. 찡그리곤 도도하게 탁 돌아서는) 왜.
태산 : 니가 니 입으로 고했어 방금. 윤이 술 먹는 데 가서 깽판 쳤다고.
메아리 : 그냥 모른 척 좀 넘어가주면 안 돼? (혼날까봐) 술이 웬수지.. 사람이 뭔 죄야.. 어?
태산 : 술이 뭔 죄냐.. 사람이 웬수지.. 오늘 같은 일 또 있기만 해봐.
메아리 : 오늘 같은 일 뭐! 윤이 오빠가 나 데려다 주는 거? 또 하면 어쩔 건데?
(땡깡) 내 인생이 오빠 거야? 왜 오빠 맘대로 다 하는데!!
태산 : (더는 못 참고) 이 자식이! 너랑 윤이랑 열일곱 살 차이야. 너 서른셋일 때 윤이 쉰이라고.
친구로선 가슴 아픈 과거지만, 니 오빠로선 용납하기 힘든 과거도 있고.
메아리 : 난 다 상관없어! 내가 괜찮다는데 오빠가 왜! (빽) 오빠가 뭔데!! 내가 만약 죽어도 윤이 오빠라면 어떡할 건데!
태산 : 넌 죽어도 윤일지 모르지만, 윤이는 너 아니야.
메아리 : 오빠가 어떻게 알아!
태산 : 윤이랑 20년이야. 같이 어렸다가 같이 나이 먹었어. 남자 나이 마흔 하나라는 건, 사랑보다 중요한 게 많은 나이야.
죽어도 누구? 그런 거 없어. 윤이가 지켜야 할 건, 미안하지만 너가 아니라 우리고.
메아리 : !!!
태산 : 다 떠나서, 윤이가 너랑 살면 행복할까?
메아리 : !!!
태산 : 넌 행복할지 모르지만 윤인 아니야. 그게 내가 그 자식을 믿는 이유고..
메아리 : (흐흐흑... 울음 터진..)
태산 : 그래서 오빤.. 윤이한테 전 재산은 내줘도 넌 못 내줘. 토 달지 말고 대학원 준비나 착실히 해.. (나가는)
무너져 우는 메아리고....
2층 어딘가에서 두 사람 얘기 다 들은 콜린이고... 메아리 울음소리 듣는데...
S#15. 도진아파트/ 작업룸. 밤.
오디오에서 바비킴의 ‘남자답게’ 흘러나오고 있다. 책상에 집 설계도 놓여 있고,
“♬ 자존심 하나로 살아간다. 태풍이 몰아쳐도 Hey 멋지게 걸어 난 남자니까. 한 걸음 한 걸음 당당히.”
부분 따라 부르며 이수 집에서 가져온 빨간 실뭉치 풀고 있는 도진.
그때, 착잡한 기분의 윤, 현관 들어온다.
도진 : (실뭉치 풀며) 왔냐.
최윤 : 어. (소파에 털썩..)
도진 : (실뭉치 내려놓고 거실로 오며) 태산이 문자왔는데, 너한테 갈 거 나한테 온 거 같더라. 정식으로 야구팀 꾸려서 리그 나간대.
최윤 : (몸 일으키며) 너한테 간 거야. 너랑 정록이 이름도 있더라. 선수 명단에.
도진 : 뭐?! 누구 맘대로!
최윤 : 임태산 요즘 또 체육인 모드야. 홍프로랑 안 좋은가봐.
도진 : 임태산이 홍세라랑 싸우면 내가 야구를 해야 해? 대체 왜?
최윤 : 나비효과지.
도진 : 아, 임태산 진짜! 대체 홍프로한테 얼마나 큰 날개를 달아 줬길래 이래!
S#16. 화담건축사무소/ 사무실. 다음 날 낮.
태산, 미니어처 만지며 팔 올리려는데, 아아.. 아프다. 살짝 찡그리는데,
그때 정록과 도진 들이닥치는.
정록 : 야! 내가 왜 블루캣 선순데! 누구 맘대로!!
태산 : (도진에게) 쟨 왜 이리 출근이냐.
도진 : 몰라서 묻냐!
정록 : 내가 대통령이었어도 오늘은 여기로 출근했어!
도진 : 니가 대통령이었음 쟬 청와대로 불렀어야지.
정록 : 아, 그런가? 암튼, (하는데)
태산 : 리치 사건 며칠 안 지난 놈은 알아서 입 좀 닫지?
정록 : (바로 깨갱. 도진 툭 치며) 니 이름도 있었잖아..
도진 : 야, 넌 왜,
태산 : 그걸 왜 날 탓해. 인원이 모자란 걸 어떡해. 그럼 니들 땜에 우리 야구단 리그 출전 포기해?
니들은 그렇게 여러 사람한테 폐 끼치고 살고 싶어?
정록 : 그건 아니지!
도진 : 뭔 이런 대화를 해.
태산 : 당연히 기부 입단인 건 알지? 계좌번호 찍을 테니까 알아서들 쏴!
정록 : 그런 게 어딨어!
도진 : 돈이 필요한 거야, 선수가 필요한 거야!
태산 : 돈 있는 선수가 필요한 거야.
정록 : (킁킁) 근데 이거 무슨 냄새냐. 너 파스 붙였어? (태산 가까이 가는데 냄새 훅!!) 아우, 대체 몇 갤 붙인 거야!!
태산 : (책상에서 돌아서 무언가 찾는데, 반팔 밑으로 승모근 뒤쪽으로 어깨 뒤, 팔 아래 붙은 파스 보이고)
도진 : 그 정도면 차라리 수술을 해.
태산 : (자료 찾아 다시 앉으며) 출근했음 일해. 넌 일할 거 아니면 출근하고.
도진 : (완전 싫은 듯) 야구하려면 뭐 준비해야 하는데.
S#17. 아웃도어 매장. 낮.
휘파람 불며 야구 관련 옷 구입하는 도진.
정록 : 너 뭐야, 안 할 거처럼 하더니.
도진 : 해주지 뭐. 태산이 요즘 홍프로 땜에 안 좋은 거 같은데 비위 좀 맞춰줘야지.
정록 : 아.. 김가식. 우정으로 둔갑시키면 내가 속을 거 같냐?
도진 : 내가 농구 다음으로 잘하는 게 야구야.
정록 : 뭘 얼마나 못한단 소리야?
도진 : 이거? 이거? (몸에 대보며 정록에게 묻는)
정록 : 야구를 하려면 장비부터 사야지 뭔 옷부터 사.
도진 : 장빈 잘 모르지만, 옷은 좀 알거든. 뭐든지 아는 거부터.
정록 : (으이구.. 한심하게 보다가 하나 가리키고) 너 옐로우 안 받아. (옷 고르는)
도진 : 안 받을 리 없거든? (하면서도 옷 걸어놓고 다른 거 고르는. 그러다 핸드폰 꺼내 보는데 연락 없고)
내가 입단을 앞두고 있는데 연락 한 통 없으시겠다?
S#18. 정록 카페. 낮.
메아리, 카운터에서 어딘가 유심히 쳐다보며 서 있는.
보면, 세라, 어떤 남자와 앉아 있다. 일전에 세라를 거절한 캐디다. 양쪽 다 심각한 표정.
캐디 : 안 그래도 이번 경기 모니터 하고 왔어요.
세라 : (!..) 별로 볼만한 경기는 아니었을 텐데. 관심이라고 넘겨짚어도 될까요?
캐디 : 그냥 예의죠.
세라 : 네.. 보셔서 아시겠지만 제 문제점은.. 초반에 백스윙 시작할 때 하체가 빠지면서 어깨가 멈춰야 할 시점에 팔만 올라갔어요.
다운스윙 내려올 땐,
캐디 : 몸이 스핀 됐고.
세라 : 네.
캐디 : 그게 문제라고 생각해요?
세라 : ?!!
캐디 : 홍프로의 문젠 그런 기술적인 게 아니에요. 체력부족, 집중력 부족, 가십 및 언론 노출 과다, 그로 인한 부담. 그것 때문이에요.
세라 : (!!! 그때,)
메아리 : (쿠키와 케이크 테이블에 놓으며) 서비습니다. 그리고, (캐디에게) 전엔 제가 실례 많았습니다.
용서해주시고 웬만하면 부탁 들어주세요. 얼마나 못하면 이러겠어요.
세라 : (띵! 아..하하.....)
캐디 : 전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아가씨가 끼어들 자리가 아닌 것 같은데.
(세라에게) 내 대답은 전해졌다고 생각하고, 이만 일어나죠. (일어나 나가는)
세라 : 후...
메아리 : (캐디 뒷모습에. 작게) 웃긴다. 공짜로 해달래는 것도 아닌데. (하고 세라 보며. 너무 다정하게는 말고)
도와줄라 그런 거예요.. 믿기 힘들겠지만.
세라 : (다정하게 말고) 알아. 고맙다곤 못하겠지만. 서로 뻘줌한데, (시계 보곤) 남들처럼 같이 밥이라도 먹을래? 곧 저녁시간인데.
메아리 : 여자랑은 밥 안 먹어요.
세라 : 그건 나랑 같네. 그럼 간다. (가는)
메아리 : (세라 뒷모습 보며, 삐죽) 남들한텐 찍 소리도 못하면서, 울 오빤 그렇게 잡지..
S#19. 정록 카페 앞. 낮.
세라, 카페 나와 차 쪽으로 가며 뽁뽁 차 문 여는데, 전화 온다. ‘우림은행 대출담당자’ 액정에 뜬다.
인상 확 구기며 차로 걸어가며 전화 받는 세라.
세라 : 여보세요. (신경질) 네, 알고 있어요. 이렇게 매일 전화하신다고 없는 돈이 생기는 건 아닌데 참 성실하시네요.
(사이. 짜증 누르며) 해결, 당연히 해야죠. 얼굴 알려져 도망도 못 가는데.
근데요! 전화를 안 하시면 해결이 더 빠를 것 같거든요? (끊고)
후.. 숨 고르고 차문 열다 멈칫... 문 그냥 닫는다.
그리고는 자신의 차 물끄러미(팔아야겠다는 마음) 보는 세라고....
S#20. 이수 집/ 거실. 낮.
TV 틀어놓고 고개 숙이고(머리카락 밑으로 쏠려 있고) 제모기로 다리 제모 하는 이수.
그때, 현관 열리는 소리 나고 세라 목소리.
세라E : 나왔어.
이수 : (계속 열중. 쳐다보지도 않고) 왔어?
세라 : 도진씨도 왔어.
이수 : (허걱!! 그대로 굳은!! 어떡하지? 순간 머리카락 쪽으로 제모기 갖고 와서) 머리 말려, 머리.
(잽싸게 제모기 바닥에 내려놓으며) 다 말랐다.
도진 : (그런 이수 귀엽고..) 들어가도 되죠.
이수 : (미처 죽겠지만 웃으며) 그럼요. 근데 어떻게 같이 와?
세라 : 앞에서 만났어. (주방 쪽으로 가며) 커피 드실래요?
도진 : 좋죠. (세라 따라 부엌 쪽으로 등 돌리는 순간)
이수 : (세라 향해, “어떻게 나 제모 할 때 들어 올 수가 있어” 온몸으로 표현하면)
세라 : (어깨 으쓱)
도진 : (! 이수 쪽으로 돌아보면)
이수 : (바로 몸 숙여 쿠션 정리 막 하며) 솜이 다 죽었네 솜이. (하고) 커피 드세요. (자기 방 쪽으로 가며) 전 잠깐 방에..
(잽싸게 방으로..)
도진 : (세라에게) 전 잠깐 제 여자랑 방에.. (들어가려다) 아, 태산인 지금 체육인 모드예요.
몸에 파스를 붙인 건지 파스에 몸을 붙인 건지 모를 지경으로. (하고 “똑똑” 노크하고 이수 방으로 들어가는)
세라, 도진의 말에 마음 안 좋고... 태산이 힘들어 하고 있구나..
/20-1. 이수 방. 낮.
이수, 화 억지로 참고 있다는 듯 왔다 갔다 하고 있고,
도진, 책상 의자에 앉아 그런 이수 동작 따라 시선 돌리며 귀여운 듯 보고 있다.
이수 : 아니, 어쩜 이렇게 연락도 없이 불쑥 찾아와요, 여자 집엘?
도진 : 전활 했음 아까처럼 귀여운 모습을 어떻게 보나.
이수 : (헉! 빡빡 우기는) 드라이기, 드라이기, 드라이기라니깐요!
도진 : 그래요 그럼. 죽어도 제모기가 아니고 드라이긴 걸로.
이수 : 어우 진짜 말이나 못하면!
도진 : 그 입으로 다른 걸 하겠죠.
이수 : (어이없어 허.. 하는데)
도진 : (이수 손 당겨 손등에 쪽 뽀뽀) 이런 거라든지..
이수 : (흡! 긴장)
도진 : (이수 더 당겨 볼에 쪽!) 이런 거라든지.. (미소 띠고 이수 보면)
이수 : (사랑스럽게 도진 입술에 쪽!) 이런 거라든지.
도진 : (지그시 품에 안고 미간 좁히며) 후.. 홍프로는 약속 없나?
이수 : 으이그. (눈 흘기면)
도진 : 소식 들었어요? 나 블루캣에 스카웃 된 거?
이수 : 스카웃? 말도 안 돼. 야구공에 실밥이 몇 갠 줄은 알아요?
도진 : 포박된 주제에 상당히 불리한 발언을 하네.
이수 : (가소롭다는 듯) 놓죠? 편파판정 받고 싶지 않으면?
도진 : 놔주면 나랑 살래요?
이수 : 아, 오늘이 그 타이밍인가? 사랑의 매를 들어야 할 타이밍?
도진 : 어쭈, 까부는데. (하며 침대 쪽으로 미는데, 책상 위에서 이수 핸드폰 울리고)
이수 : 전화 온다. (도진 밀쳐 품 빠져 나오며)
도진 : (밀쳐진 채로) 무슨 짓이지 이게?
이수 : 밀어서 잠금 해제. (핸드폰 집어 들며) 나가 있어요. 밥 먹으러 가요.
도진 : 디너는 (강조) H‘호텔’ 9층이 잘하죠. (나가는)
이수, 웃으며 고개 절래절래 저으며 핸드폰 액정 보는데, 얼굴 하얗게 굳는!!
엄마 전화 왔을 때보다 더 참담한 표정이고...
S#21. 이수 집 대문 앞. 낮.
도진 차 세워져 있고, 차에 기대 이수 기다리는 도진.
이수, 옷 갈아입고 나온다.
도진, 조수석 문 열어주면,
이수 : ..어쩌죠? 동료 선생님들이 근처에 오셨다고 연락이 와서요..
도진 : (거짓말 다 보이고.. 뭐지? 미간 좁히고 보면)
이수 : 저녁은 다음에 먹어요.
도진 : 남자? 여자?
이수 : 네? 아, ...남자선생님이요.
도진 : 총각?
이수 : (피식) 아뇨..
도진 : 근처 어디? 타요. 데려다 줄 테니까.
이수 : 걸어서 5분. 완전 근처에요. 전화 할게요. (하며 좀 서둘러 걷는)
도진 : (뭘까.. 저 태도는.. 이수 뒷모습 보는데...)
S#22. 이수 집 근처 커피숍 안. 낮.
이수, 긴장한 표정으로 커피숍 들어선다. 눈으로 실내 둘러보는데,
저만치, 고급 양복 차림의 사십대 후반(남자1), 사십대 초반(남자2) 남자 둘 앉아 있다.
이수, 남자들과 눈 마주친다.
잠시 보다 그 테이블로 가 남자들 맞은편에 앉는 이수.
(남자들은 이수 엄마가 이수랑 아빠 버리고 살고 있는 남자의 자식들입니다)
남자2 : 커피는 시켜 놨다.
이수 : (그러고 보니 자기 앞에 식은 커피 잔 놓여 있는, 하.. 기막히고)
S#23. 이수 집 근처 커피숍 앞. 낮.
도진의 차 서 있고, 커피숍 안 창가에 묘령의 남자 둘과 앉아 있는 이수 모습 보인다.
그 모습 지켜보고 있는 도진이고...
S#24. 이수 집 근처 커피숍 안. 낮.
남자2 : 고등학교에서 애들 가르친다고?
이수 : .....(눈도 안 마주치고 건조하게) 용건만 하세요.
남자1 : (팔짱끼고 다리 꼬고 앉아 대놓고 적의 내비치며) 니 엄마 얘기야.
이수 : (싸늘) 누구요?
남자1 : (짜증) 니 엄마.
이수 : 착각하셨나 본데, 전 엄마 없습니다. 난 고작 12년 키우고, 두 분은 24년을 키웠는데, 왜 내 엄만가요? 다신 연락하지 마세요.
(발딱 일어나 나가는)
남자1 : 저게! (하며 따라 일어서려는데)
남자2 : (팔 뻗어 제지하며, 이수 뒷모습 보는데...)
S#25. 이수 집 근처 커피숍 앞. 낮.
눈물 억지로 참으며 커피숍 나오는 이수.
이수, 억지로 억지로 걸음 떼는데,
그런 이수 등 뒤로 남자1,2 커피숍 나와 차로 걸어가 차에 올라 붕- 가버린다.
도진, 그 모습 다 보고 있고...
이수, 그제야 일각 어딘가 턱에 힘든 몸 앉는다. 참으려고 해도 눈물 툭툭 떨어지고...
이런 이수 앞에 무릎 낮춰 눈높이 맞춰 앉는 누군가, 도진이다.
이수, 놀라서 보면, 가만히 손 뻗어 눈물 닦아주는 도진.
이수, 이 사람 다 본 건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보면,
도진 :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입기엔 너무 비싼 양복이던데.
이수 : ....
도진 : 질투 나서 온 거 아니에요. 걱정돼서 온 거지. (사이) 무슨 일이에요.
이수 : .....(그저 발끝만 보고 있는..)
도진 : (가슴 아픈.. 보다가..) 알았어요. 말 안해도 돼요. 나중에 말하고 싶을 때.. 그때 해요.
이수 : (...끄떡...)
도진 : 대신, 내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하고. 알았죠.
이수 : (...희미하게 웃고...) 지금.
도진 : (!. 보면)
이수 : 배고파요.
도진 : (웃으며..) 밥 먹으러 갑시다. 허기 서이수씨는 뭘 좋아하나? 밥 먹으면서 서로의 식성부터 파악하는 걸로.
이수 : (...이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싶고...)
S#26. 미용실. 낮.
태산, 미용실 거울 앞에 앉아 있다. 옆엔 긴 머리 여자 손님 한 명 앉아 있다.
미용사1 : 생각하신 스타일 있으세요?
여자손님 : (눈물 툭툭..) 짧게.. 확 쳐주세요. 흐흑..
미용사1 : 실연.. 당하셨나보다...
태산 : (시선 돌려 거울 속 여자 손님 본다. 눈 마주친다)
여자손님 : (왜 보지? 싶은데)
미용사2 : (태산에게 와 머리 만지며) 어떻게 해드릴까요?
태산 : 짧게.. 확... (거울 속 여자 손님 보며) 우리가 이런다고.. 알까요?
여자손님 : (뜨악..)
S#27. 아지트. 밤.
태산 혼자 바 끝에 앉아 술 마시고 있다. 머리 짧아졌다.
일각에선 승택과 정록, 이야기 중이다.
정록 : 그래서 월센 안 밀리는 거야?
승택 : 네. 전기세 수도세 내고 어떡하나 했는데, 마법처럼 사모님이 나타나셔서 비비디바비디부~ 양주 세 병 긁고 가신 덕분에.
정록 : (갸웃..) 알고 온 거야 모르고 온 거야..
승택 : 근데 대체 제 월급은 어떻게 주시는 거예요?
정록 : 카페에서 번 걸로.
승택 : 그럼 카페 직원들은요?
정록 : 여기서 번 걸로. 그래서 둘이 월급 날짜가 다른 거야.
승택 : 돌려 막고 계신 거예요? 무슨 카드깡도 아니고 사업깡을 하냐.
정록 : 남는 게 없는데 계속 장사하기가 쉬운 줄 알어? 잘 배워둬. 성공은 못해도 망하진 않아.
(홀에 혼자 앉아 술 마시는 태산 보며) 저 자식은 약도 없는 이별을 뭐 저렇게 열심히 앓아..
태산, 혼자 술 털어 마시며 속상한 표정이다. 세라와의 행복한 순간들 떠올리는.
/10부 36씬 - 스키니진 입은 태산의 모습에 빵 터져서 깔깔깔 웃는 세라.
/9부 22-1. 골프장 일각.
활짝 세라 향해 팔 벌리는 태산, 폭 안기는 세라..
술 한 잔 더 털어 마시는 태산.
/12부 29씬 - 세라 “태산씨가 원하는 게 결혼이라면, 헤어지자 우리.”
씁쓸한 태산이고...
그때, 정록 옆으로 와 앉으며.
정록 : 뭐야, 또 머리 잘랐냐? 야, 여잔 여자로 잊는 거야. 소개팅 할래?
태산 : 시끄럽고, 넌 결혼해서 좋냐?
정록 : 좋지. 결혼하고 나니까 결혼을 해야 된다는 부담이 없잖아.
태산 : (내가 뭘 바래..) 어떻게 니가 우리 중에 젤 먼저 장갈 갔을까?
정록 : 젤 잘 생겼으니까.
태산 : 참 제수씨도 남자 복 없어.
정록 : 그건 그렇지. 근데 갑자기 결혼 얘긴 왜? 홍프로가 결혼하재?
태산 : 결혼을 안 하겠대. 일이 좋대.
정록 : 야, 그럼 됐다 그래. 세상에 여자가 홍세라 하나냐?
태산 : 니가 알어? 사나이의 순정을? (승질) 세상은 넓고 여잔 많지! 근데 내 세상엔 홍세라 하난데 어떡하냐! 간다. (가는)
정록 : 아.. ‘세상에 이런 일이.’
E 깡! 배트에 야구공 맞는 소리.
S#28. 야구 연습장. 밤.
기계에서 날아오는 공 열심히 쳐내고 있는 태산.
/야구 연습장 어느 일각에서 그런 태산의 모습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는 세라고...
반팔 아래로 파스 보이고... 공 치는 모습 컷, 컷, 컷!
(시간경과)
땀범벅인 채로, 의자에 힘없이 앉아 있는 태산이고...
/그런 모습 지켜보고 있는 세라고... 마음 아픈데 다가갈 수 없고....
태산은 하염없이 앉아 있고.. 세라는 하염없이 지켜보고 있고...
S#29. 태산 집/ 거실. 밤.
콜린, 샤워한 듯 편한 복장에 수건으로 머리 털면서 거실 일각에 서 있다.
시선 둔 곳 보면, 액자에 넣어진 사진들 보인다.
야구복 입은 독사진, 일하다 찍은 사진, 메아리랑 찍은 사진, 등등 있다.
메아리와 찍은 사진 액자 들고 쳐다보는 콜린.
그때, 현관 문소리 들리자 한 쪽에 놓여있던 대걸레 잡고 밀며 현관으로 간다.
태산과 메아리 들어오는.
콜린 : 오셨어요. (뒤에 메아리에게) 누나도 오셨어요?
메아리 : 누나..? 오셨어요....?
태산 : (의외) 청소하고 있었어?
메아리 : 너 연출하지 마! 걸레에 물기 하나도 없는 거 다 보이거든?
콜린 : 젖은 걸레로 닦고 마른 걸레로 한 번 더 닦는 거 아닌가요?
메아리 : 와- 연출도 모자라 시나리오도 썼냐?
태산 : 나 올라간다. 잘 자. 잘 자라. (하고 2층으로)
메아리E : 오빠두. (하고 콜린에게) 나 씻을 거니까 너 빨리 방에 들어가.
태산 : (계단 오르다.. 멈칫.. 아.. 메아리가 불편했겠구나..)
콜린E : 꼭 그래야 해요, 누나?
메아리E : 얼른! 당장! 빨리! 롸잇나우!
태산, 다시 계단 오르는데...
S#30. 식당. 다음 날 낮.
태산 : 은희 아들 일본 보내자.
식사하던 도진, 윤, 정록 그런 태산 보는.
정록 : 왜!
도진 : 무슨 일 있어?
최윤 : 난 찬성.
정록 : (윤과 태산 비난) 니들은 왜 이렇게 인정머리가 없냐! 은희가 알면 얼마나 섭섭할까. 있어봐, 내가 데리고 있을 테니까.
도진 : 넌 지금 내가 데리고 있거든?
정록 : (깨갱) 일단 먹자.
S#31. 정록 카페. 낮.
메아리와 마주 앉아 있는 정록.
메아리 : 짧고 굵게 부탁드려요. 제가 요즘 좀 예민하거든요.
정록 : 너만 예민해? 나도 예민해 나도! 너 울 와이프 좀 만나라니까 왜 개겨, 왜.
메아리 :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요?
정록 : 야이 아메바야. 내가 윤이랑 강변 소재 제보해준 거 기억 안나?
메아리 : 별 성과도 없었구만.
정록 : 이 거래가 언제부터 성과급이었냐. 니가 무능한 탓을 어따 해 지금! 이 아메바야!
메아리 : 한번만 더,
정록 : 쉿! 지금부터 잘 들어.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할 거니까. 니가 만약 내 청탁을 거절할 경우, 첫째, 니네 집으로 들어가
수건을 있는 대로 다 쓴다. 둘째, 앞으로 윤이와 강변의 소재를 알아도 제보하지 않는다. 셋째, 둘 다 한다!
메아리 : (바로 핸드폰 꺼내 민숙에게 전화 걸며 상냥하게) 신호가요. (하고) 언니. 어디세요?
S#32. 아트 갤러리. 낮.
민숙 따라 걸으며 이야기 나누는 메아리.
메아리 : 진짜 록이 오빠 이상하다니까요? 아니 사람이 어쩜 그렇게 하루아침에 달라져?
칼출근 칼퇴근에 술도 안 마시고 여자 손님은 쳐다도 안 보구요.
민숙 : (피식) 우리 스파이가 뇌물을 먹은 건가, 아님 꼬투릴 잡힌 건가?
메아리 : (헉!) ..티 나요? 티는 났지만 내용은 얼추 진실에 가까워요.
민숙 : 진실에서 멀어도 우리 꼬맹이 말이면 믿어야지. 난 말이 아니라 사람을 믿으니까.
메아리 : 언니 짱!
민숙 : 대신 넌 스파이 자격 박탈이야. (메아리 핸드폰 울리고) 니 전환 거 같은데?
메아리 : (보면 콜린이고) 잠깐만요. (받으며 짜증) 왜.
콜린F : 욕실에 있던 드라이기 어디 갔어?
메아리 : 오빠가 쓰고 자기 방에 뒀나 보지. 올라가봐.
콜린F : 넌 언제 올 건데? 일찍 일찍 다니지?
메아리 : 야! 니가 내 남편이야? 끊어! (확 끊는)
민숙 : 남자친구 생겼어?
메아리 : 어우, 아뇨. 원래 일본사는 앤데, 오빠들 첫사랑 아들이라나 뭐라나.. 잠깐 우리 집에 있는 거예요.
민숙 : (뭔가 촉이 안 좋은) 그 오빠들, 중에 이정록도 포함되니?
메아리 : (헉!!) 아.. 그런..가?
민숙 : 혹시 그 첫사랑이, 김은희야?
메아리 : 어? 언니가 어떻게 알아요?
민숙 : !!
민숙E : 니 애니?
S#33. 정록 카페 밖 일각. 낮.
직원들 피해 일각에서 만난 정록과 민숙.
정록 : (헉!) 뭐?
민숙 : 김은희 아들.
정록 : 아.. 임메알 진짜..
민숙 : 대답 안 해? 이정록 애냐고.
정록 : 완전 아니거든!
민숙 : 그럼 누구 애야.
정록 : (억울해 죽겠는!) 걔네 아빠 애겠지!!
민숙 : 증명해.
정록 : 걔가 걔네 아빠 앤 걸 내가 무슨 수로 증명해!!!
민숙 : (가게 쪽 신경 쓰며) 목소리는 낮추지?
정록 : 진짜 아니니까 그렇지! 은희랑 손도 한번 못 잡아 봤는데 애는 뭔 애야! 내가 무슨 성령이야!
S#34. 도진아파트/ 거실. 밤.
정록 : 걔 일본 보내자.
태산, 윤, 도진, 일제히 정록 쳐다보는.
태산 : 니가 싫다며.
최윤 : 난 찬성.
정록 : 박민숙이 나보고 니 애녜. 니 애!
태산 : 아니라고 하지. 니가 무슨 능력으로 은희 아들의 아빠가 돼.
도진 : 근데 제수씨가 은희 존잴 알아?
정록 : 당연히 알지. 내가 결혼 전에 다 말했는데. 내가 생각이 짧았어. 될 수 있는 한 빨리 보내자.
도진 : 너야 생각이 항상 짧지.
최윤 : 정록이 말에 일리 있어. 은희랑 연락이 되면 몰라도, 이런 상황에선 보내는 게 맞지. 근데 너 은희랑 연락 돼?
정록 : 니들이 내 휴대폰 초기화 시켰잖아! ‘희야’가 은희였는데! 콜린도 지 엄마 번호 죽어라 안 가르쳐 주고!
도진 : 할 수 없다. 얘 어딨어. 족쳐서 은희 번호 따자.
(시간경과)
네 남자 앞에 콜린 앉아 있다. 짐 싸서 나온 듯 콜린 옆에 가방 놓여 있다.
태산 : 그래서, 죽어도 엄마 연락처 못 가르쳐주겠다?
콜린 : 혹시 저 지금 쫓아내시는 거예요?
최윤 : 안전하게 보호하는 거야. 엄마가 걱정하실 거란 생각은 안 들어?
콜린 : 우리 엄마가 아저씨들 첫사랑이라면서요..
도진 : 니네 엄마가 첫사랑이지, 니가 첫사랑이냐? 원하는 게 뭐야. 니가 이렇게 버틴다고 될 일이 아니잖아.
정록 : 우리 나이도 있는데, 그래 뭐.. 니 엄마랑 동갑이니까 아빠뻘인데, 야! 뒤져서 나오면 숫자당 한 대다, 그럴 순 없잖아. 그지?
번호 뭐라고?
콜린 : 그러실 거 없어요. 안 그래도 내일 비행기로 돌아가려던 참이니까.
태산 : 근데 짐은 왜 싸들고 나왔어. 내일 가는데.
콜린 : 오늘은 밖에서 잘려구요.
도진 : 밖에 어디.
콜린 : 어디든. 뭐 하루 밖에서 잔다고 돈 뺏기고 시체로 발견되기야 하겠어요?
일동 : (끙..)
S#35. 레지던스/ 거실. 밤.
도진, 콜린과 거실에 서있다. 콜린 옆에 짐 놓여 있고...
도진 : 잠은 이 방에서 자면 되고, 냉장고엔 마실 거 말곤 없으니까 식사는 룸서비스 시키고.
콜린 : (뭐.. 끄덕)
도진 : 그럼 쉬어. (가려하면)
콜린 : 근데요,
도진 : (돌아보면)
콜린 : 우리 엄마 기억나세요?
도진 : (!!..) 기억날 만한 여자였어.
콜린 : 우리 엄마 사랑했어요?
도진 : (!!..) 너 몇 살이라고?
콜린 : 95요.
도진 : 95랑은 내 사생활 얘기 안 해.
콜린 : 그럼 아저씨들 중에 우리 엄마가 젤 좋아한 사람은 누구예요?
도진 : 나.
콜린 : 그건 사생활 아닌가?
도진 : (보다가) 니가 궁금한 게 니 엄마가 네 남자를 어장관리 했나 안 했나 인가 본데, 니네 엄마는 가만있었어.
우리 넷이 자발적으로 그 어장에 입수한 거야. 원래 예쁜 여자의 삶이란 그래. 가만있어도 나쁜 여자가 되는 법이지.
콜린 : (보면)
도진 : 말썽부리지 말고 하루만 조용히 있어. 내일 공항까지 바래다주러 올 테니까. (나가는)
그 뒷모습 보는 콜린. 덩그러니 방 안에 혼자 남았다. 왠지 쓸쓸하고...
/35-1. 방1. 밤.
침대에 엎드려 누운 콜린. 무언가 잔뜩 펼쳐놓고 들여다본다.
보면, 도진이 월간건축 인터뷰 사진 찢은 거, 윤이 사진 박힌 명함, 선글라스 후기 쓰며 올렸던 정록의 사진 프린트 된 종이,
태산 집에서 들고 온 태산의 독사진 등이다.
콜린 : (사진들 보다가 태산 사진 보며) 임태산이 아빠일 경우, 메아리는.. 고모다...
이정록이 아빠일 경우, 는, (사진 휙 던지며) 생각하지 말자. (윤이 명함 보며) 최윤이 아빠일 경우,
S#36. 도진아파트/ 작업 룸. 밤.
건강 음료 마시며 작업룸으로 오는 윤. 그 위로,
콜린NA : 새엄마가 될지도 모르는 여자가.. 좋아졌다...
책상 위에 작업 중인 도면(완성품은 16부) 있고,
이수 집에서 가져온 빨간 털실로 도면 위에 무언가 작업하고 있는 도진. 그 위로,
콜린NA : 김도진이 아빠일 경우, (사이) 각자 행복한 걸로.
최윤 : 관리비는 내가 냈다. 고지서 찾지 마.
도진 : 니가 그걸 왜.
최윤 : 친구DC 적용된 월세라 생각해. 그래야 나도 편하게 있지. (도면 보며) 뭐냐 이건?
도진 : 너 말고 딴 놈이랑 살림 차리려고.
최윤 : 언놈이랑?
도진 : 서이수랑.
최윤 : 진짜야?
도진 : (턱으로 도면 가리키며) 프로포즈 할 거야.
최윤 : 프로포즈? 청혼?!
도진 : 볼 때마다 하는 편인데 안 넘어온다.
최윤 : 독신주의라며. 사랑은 애인 없는 남자들이 우정 다음으로 발명한 거라며.
그렇게 잘난 척하더니 이렇게 쉽게 무너질 가치관이었냐?
도진 : 무너진 게 아니라 변한 걸로. (신나서 작업하는)
최윤 : (보다가..) 너 이렇게 여자 땜에 정신없는 거 한 20년 만인 거 같다.
도진 : ...그런가? 나 꽤 쓸쓸한 인생 살았구나... 다 사랑인 척하면서.
최윤 : 이번엔 아니야?
도진 : (!.. 보면)
최윤 : 서선생도 그런 거 아니냐고. 사랑인 척.
도진 : 이번엔 아니야. 이제부터 서이수가, 내 가치관이거든.
최윤 : (보는.. 진짜 사랑하는 구나..)
도진 : 부럽지.
최윤 : 얼마 전엔 홍프로가 부럽더니 오늘은 서선생이 부럽네. 나 다시 태어나면 니 애인해도 돼? (애교) 도진씨∼
도진 : 야, 야, 야!
S#37. 학교 앞. 다음 날 낮.
퇴근길의 이수와 박선생 외 선생 1명 교문 빠져나오고 있다.
세 사람 향해 꾸벅 인사하고 가는 학생들도 있고..
박선생 : 우리 시동생은 진짜 여자 인물 안 따진다니까? 걱정 말고 만나봐,
이수 : (더는 안 되겠다 싶고) 죄송하지만, 저 만나는 사람 있어요.
박선생 : 아유, 나한텐 안 그래도 돼. 살다보면 차일 수도 있지. 나이도 있는데..
이수 : (끙..) 아뇨, 저 진짜 안 차였어요.
박선생 : 그래, 본인은 차이고도 모를 수 있어. 생각해봐. 아니, 그런 조각 같은 남자가 왜 서선생을, (놀란) 어머!
보면, 도진 차 서 있고, 도진, 화보 찍 듯 서서 이수에게 손 흔드는.
이수 완전 신나고 뿌듯하고, 박선생 외 1명 부러워 샘나는.
박선생 : (인정하기 싫은) 사람 되게 좋은가보다. 맺고 끊는 걸 잘 못하나?
이수 : (끙...) 먼저 가볼게요. 내일 봬요. (괜히) 아, 진짜, 학교 앞까지 오구.. 뭐 하루쯤 안 보면 안 돼? (도진 향해 가는)
도진, 이수 문 열어주는. 이수 타는. 박선생과 동료 부러워 죽겠는..
도진, 이수 타자 안전벨트 당겨 해주는.
이수 : 헉! “학교 앞이에요”
도진 : 난 서이수 앞이니까. (문 닫아주고 운전석으로...)
박선생 : 웬일이야. 이상하다? 키 큰 여자가 남자 복이 없는데?
S#38. 레스토랑. 낮.
마주 앉아 식사하는 도진과 이수.
이수 : 안 바빠요? 이렇게 회사 자꾸 비우면 회사는 어떡하나.
도진 : 바빠요. 바빠 죽겠는데 서이수 퇴근 시간인 걸 어떡하나. 그렇게 걱정되면 같이 살든가. 시간낭비 안 하게.
이수 : (기막혀) 하하하. (웃다가 안색 싹 바뀌며) 내가 분명 싫다 그랬죠.
도진 : 난 여자의 특권은 변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이수 : 드세요, 얼른. 당근 골라내지 마시고. (하는데)
손님들 살짝 웅성웅성 한다.
두 사람 소리 나는 쪽 보면, 정용화와 일행이고. 일행과 한쪽에 앉는 용화.
사람들 “정용화다” 구경하고 사진 찍고.. 누군가는 싸인 받는.
이수 : (정용화 보며, 반색) 어? 우리 용화네?
도진 : (빠직!) 우리 용화..? 참나.. 이모팬이에요? 누군 뭐 좋아하는 스타 없나? 태희는 뭐하나 요즘? 우리 빈인 군대서 잘 있나?
이수 : (그런 도진 귀엽고) 뭘 또 질투를 하고. (하다) 본 김에 정용화나 꼬셔 볼까? 한류스타에, 미남에, 연하에,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네. 나 정도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도진 : (이수 음식 접시 보며) 뭘 잘못 먹고 이러는 거야.
이수 : 허락 한 겁니다. (하더니 정용화 향해 손 번쩍 들고 흔드는)
도진 : (엇! 당황하는데)
용화 : (뭐야? 하는 표정으로 이수 보다가) 어?! (하며 벌떡 일어나 이수 테이블로 오는)
도진 : !!!
이수 : (의기양양) 봤죠?
용화 : (이수 옆에 앉으며) 쌤!!
도진 : (쌤?)
이수 : (환하게 웃으며) 어, 오랜만이다! 어떻게 이렇게 다 만나지네?
용화 : 와- 쌤은 그대로세요. 한 번에 알아봤어요.
이수 : 늙었지 뭐. 중3 때 제가 담임이었어요. 아, 이쪽은 쌤.. 애인.
도진 : (안 반가운. 눈인사하고) 반가워요.
용화 : (공손히 인사하고) 말씀 편하게 하십쇼. 아버지뻘이신데.. 잠시 앉겠습니다.
도진 : (헉!! 아버지?! 빈정 상한..) 바쁠 텐데 뭐 굳이..
이수 : 이쪽으로 앉어. 많이 바쁘지. 얼마 전에 홍콩 다녀왔단 기사 봤어.
도진 : (궁시렁) 누군 홍콩 안 다녀와 봤나..
용화 : (도진 흘깃)
이수 : (얼른) 쌤은 니가 정말 자랑스러워. 유명해서가 아니라 항상 열심히 해서.
도진 : (궁시렁) 딴 가수들은 놀았네, 놀았어..
용화 : (끙...) 이분은 원래 이렇게 혼잣말을 하세요?
이수 : (풉!) 글쎄? 쌤도 연애한지 얼마 안돼서. 아, 쌤 니 노래 완전 좋아한다?
용화 : 진짜요?
이수 : 어. 되게 자주 불러.
도진 : (빅뱅 노래 흥얼) “I'm singing my blues∼ 파란 눈물에 파란 슬픔에”
이수 : (헉!! 눈 부라리면)
도진 : (다 알면서) 아, 이 노랜 아니구나. 되게 자주 부르던데.
용화 : 쌤 빅뱅 좋아하세요? 아, 뭐야. 전 중학교 때 쌤 진짜 좋아했는데.
이수 : 정말? 쌤 이제부터 자랑하고 다녀야겠다.
도진 : (아놔..) 헤이 유, 일행 기다리네. 완전 외톨이야 지금.
용화 : 갈 겁니다. (하고 이수에게) 쌤, 쌤이 완전 아까워요. 남잔 남자가 보면 알거든요. 연락드릴게요.
이수 : 그래, 너두 건강하구.
용화 : 쌤두요. (이수에게 꾸벅하고 도진 살짝 째리고 가는)
도진 : (허- 이게! 같이 째려보다 이수에게) 연락 받기만 해요.
이수 : (픽-) 제자 전화도 못 받아요?
도진 : 당연히 못 받아야지! 내 전환 그렇게 안 받아놓고! (삐진) 나 밥 안 먹어!
이수 : (헐....)
S#39. 레스토랑 앞. 낮.
도진, 토라져 먼저 나와 차 쪽으로 오는. 웃음 띤 얼굴의 이수 따라오는.
이수 : 잠깐만 서 봐요.
도진 : (탁 서면)
이수 : (그런 도진 옆에 와 서며) 우리 그 얘기 마무리 지어요.
도진 : 뭔 얘기.
이수 : 나 김도진씨랑 안 살아요.
도진 : !!! (살짝 표정 굳어) 왜?
이수 : 연애하고 싶으니까. 짝사랑 말고 둘이 맘 딱 맞아 쨍하게 하는 그런 연애요.
오글오글 콩닥콩닥, 남들 속 막 뒤집어놓는 그런 연애요.
도진 : 남들 속은 몰라도 내 속은 충분히 뒤집었어요, 좀 전에.
이수 : 말 돌리지 말구요. 연애 할 거죠 나랑?
도진 : 뭐 어떻게 하는 게 연앤데.
이수 : 그걸 왜 짝사랑 전문한테 물을까? 여자가 그렇게 많았으면서?
도진 : 콩닥콩닥을 원하는 여잔 처음이라. 순수하게.
이수 : 그걸 지금 자랑이라고! 왜, 다른 여잔 옷, 빽, 보석, 뭐 그런 걸 원했나보죠? 순수하게?
도진 : (한 발 다가가며) 더 해 보시지?
이수 : (버티며) 뭐 내가 못할 말 했나?
도진 : (한 발 더 다가가 거리 확 좁히며) 그니까 더 해보라고.
이수 : (! 순간 뒤로 한 발) 더하면. 어쩔 건데요.
도진 : (또 한 발짝) 지금 상상하는 게 아마 맞을 텐데.
이수 : 그러기만 해요 어디! (하면서도 또 뒤로 한 발. 헉! 도진 차에 막혔고!)
도진 : 구체적으로 어디 그러라고 어디. 여기? (하며 입술에 뽀뽀 쪽)
이수 : 아우, 진짜!
도진 : 난 지금 몰라서 질문한 건데? 혹시 이런 게 콩닥콩닥인가요? 선생님? (계속 약 올리자)
이수 : 아니? 이런 거. (하더니 도진 두 손 꼭 잡는)
도진 : (!!.. 보면)
이수 : 어휴.. 연애 힘들다. 어디서부터 가르쳐야 되나, 이 야한 김도진씨를.
도진 : 머리는 꽤 좋은 편이라. (웃는)
이수 : (웃는)
그렇게 서로 바라만 봐도 좋은 이수와 도진인데....
S#40. 골프 연습장. 밤.
연습장 의자에 힘겹게 앉아 있는 세라. 손엔 핸드폰 들었다..
그때 핸드폰 울린다. 액정 보면, “이상우 대표” 잽싸게 전화 받는 세라.
세라 : 네, 대표님. 제 문자 보셨어요? (사이, 표정 별로 안 좋아지며) 아, 그렇구나.. (애써 쿨하게) 아니에요, 액수가 적지 않아서
힘들지 않을까 예상은 했어요. 괜찮아요, 제 인맥 아시잖아요. 돈 빌릴 데야 많죠.
(농담) 저한테 돈 빌려 주실 기회를 드리려고 했는데 놓치셨네요. 암튼, 전화 감사해요. 네, 들어가세요.
끊고, 표정 변하는 세라. 골치 아프고..
핸드폰 주소록 뒤져 “중고차” 전화 건다.
세라 : 홍세란데요. 제 차 어떻게 됐어요? (사이) 연락 온 데도 없어요? (사이) 후.. 그럼 그냥 안 팔래요. 아뇨, 안 팔게요. 네.
(끊고. 막막하고....)
S#41. 아트 갤러리 야외. 다음 날 낮.
민숙, 미간 좁히고 누군가 본다. 마주 앉은 여자, 세라다. 긴장감 흐르는..
세라 : 지금부터 제가 꽤 흥미진진한 얘길 좀 하려구요.
민숙 : ...내 남편 바람피우는 거 목격했니?
세라 : 그런 얘기보다 더 재미있는 얘기예요. 목격한 바는 없구요.
민숙 : 해 봐. 기대 중이야.
세라 : 기대 이상이실 거예요. (사이) 언니 저 돈 좀 빌려주세요.
민숙 : (! 보다가) 하- 정말 재밌는 얘기네? 쇼킹하고?
세라 : 제 주위에 언니만큼 저한테 돈 안 빌려줄 것 같은 사람도 없어요. 근데, 언니보다 돈 많은 사람이 없어서요.
언니한테 안 오면, 누군가에게 돈 빌려달라는 부탁 거절당할 때마다 언니한테 희망 걸까봐 왔어요.
너무 최후에 찾아오면, 내가 너무... 비굴해질 것 같고.
민숙 : (보다가) 돈 빌려 달라면서 자존심도 챙겨 왔네, 버릇없이?
등쳐먹을 남자친구도 있는데, 아직 그 남자친구는 이 사태를 모르는 것 같고.
세라 : (!!!..) 그것도 자존심에 포함돼서요.
민숙 : (의왼데?) 거절당할 각오로 찾아왔으면 거절해주는 게 예읜가?
세라 : 거절하실 거면 비난은 참아 주세요. 그래도 오다가가 얼굴 볼 사인데.
민숙 : 그래 그럼, 속 시원하게 비난하고 빌려주지 뭐.
세라 : !!
민숙 : 비난은 지금 말고 앞으로 꾸준히 할 거야. 그건 참아. 얼마 필요하니.
세라 : (차키 내놓으며) ...우선, 담보예요. 받으세요. 그래야 저도 모양이 덜 빠지죠.
민숙 : (차키 보고 그런 세라 흥미롭게 보다) 그래.
세라 : (죽고 싶지만 깡으로 버티고....)
S#42. 레지던스/ 거실. 낮.
도진, 레지던스 문 열고 들어오면, 기척 없다.
도진 : 방에 있어? (하면서, 방 문 열어 보면 아무도 없고, 다른 방도 문 열었다가 아무도 없는 듯 다시 닫는.
거실 돌아다니며 짐 찾는) 아, 이 자식! (태산에게 전화하는) 야, 얘 튀었다. 짐도 싹 다 들고 나갔어.
S#43. 정록 카페. 낮.
네 남자 모여 앉은.
도진 : 프런트에 물어보니까 룸서비스 시킨 것도 없대. 어제 밤에 바로 튀었나봐.
최윤 : 메모 남긴 것도 없고?
도진 : 어. 깨끗했어. 전화는. 안 받아?
최윤 : 안 받는 건지, 못 받는 건지 암튼 안 받아. 찾아봐야 하는 거 아니야?
정록 : 얘 은근 꼴통이네.
태산 : 무슨 일 생긴 건 아니겠지? 근데, 왜 도망을 친 거야.
정록 : 일본 가기 싫어서.
도진 : 싫을 이유가 뭐야. 비행기 표도 끊어주는데.
정록 : 여행 왔다가 집에 가기 싫은 이유는 딱 하나지. 사랑에 빠진 거야.
태산 : 누구랑.
정록 : (대답대신) 메아알. 너 혹시 콜린한테 연락 받은 거 없어?
메아리 : (일각에 있다가) 아까 오전에 통화했는데.. 왜요?
최윤 : 뭐래. 무슨 얘기했어.
메아리 : 기타 치면서 노래 부르면 돈 주는 문화 한국엔 없냐길래, 홍대 가보라고 했죠. 왜요, 걔 뭐 사고쳤어요?
일동 : (일어나 달려 나가는)
메아리 : (왜 저래?)
S#44. 홍대 일각1. 낮.
건반 치며 노래 부르는 사람 보이고.. 그 앞으로 사람들 모여 있다.
콜린, 기타 맨 채 멀리서 그 풍경 지켜보며, 여긴가 싶고.
노래 끝나면, 사람들 박수 터져 나오고, 간간이 지폐 놓고 가는 사람도 있고..
(시간경과)
기타 들고 자세 잡고 앉아 있는 콜린. 앞엔 기타 케이스 열려 있고. 사람들 거의 없다.
무언가 우스꽝스러운 연주(만화 주제곡이나 뽕짝)로 시작하면, 사람들 관심 보이고..
사람들 조금 모이면, 연주 짧게 끝내고, 제대로 된 노래 시작하는. 그 노래 위로,
S#45. 홍대 일각2 몽타주. 낮.
콜린 찾아다니는 네 남자. 여기저기 둘러보며 콜린 찾는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묻기도 하고..
S#46. 홍대 일각1. 낮.
노래, 절정에 이르고. 사람들 꽤 모여 콜린 노래 듣고 있다.
멀리서 네 남자, 음악 소리 듣고 콜린 쪽으로 오는. 보면, 콜린이다.
다행이다 싶은 표정의 네 남자. 어쩐지 열도 받고...
노래 거의 끝부분에서 서있는 네 남자 발견하는 콜린. 표정 쓸쓸해지고..
네 남자와 콜린 사이에 시선 오간다.
노래 끝나면 사람들 박수 쏟아지고. 기타 케이스 안으로 천 원짜리, 오천 원짜리 지폐들 모이는.
사람들 떠나고.. 네 남자 콜린 앞에 서서 콜린 쳐다보고, 콜린도 네 남자 보는. 긴장감 흐르고..
도진 : (콜린과 눈 마주치며 아무 말 없이 보다가) ..잘 들었다.
콜린 : (그럼 돈 담으라는 듯 턱으로 기타 케이스 가리키는)
최윤 : 너 인마 연락도 없이 사라지면 어떡해.
콜린 : 원래 사라질 땐 연락이 없죠, 보통.
정록 : 너 오늘 일본 간다며! 너네 엄마가 얼마나 걱정하시는 줄 알아?!
태산 : 니가 애야? 너 때문에 지금 몇 사람이 걱정하고 움직였어!
콜린 : 네 분 계시네요.
일동 : (헐..)
콜린 : 마침 네 분에게 드릴말씀이 있어요, 제가 한국에 온 목적에 대해서.
일동 : (뭐지?)
콜린 : (네 남자 둘러보다가) 네 분 중에, 내 아빠가 있다던데, 누구세요?
일동 : !!!
놀란 네 남자의 얼굴에서 13부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