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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보는 문화] 薄荷(얇을 박 / 맬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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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熱 등의 응급처방으로 쓰인 데서 붙은 이름 |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허브'라는 말이 폭넓게 쓰이고 있다. '허브'는 '푸른 풀'이라는 뜻의 라틴어 허바(Herba)가 어원이지만,대개의 허브는 동양에서 실크로드를 따라 유럽으로 넘어간 것이라는 것이 통설이다. 薄荷 역시 중국에서 서양으로 전해졌을 가능성이 높다.
'동의보감'을 보면,"薄荷는 땀을 나게 해서 독을 내보내며,피로를 풀어주고 머리와 눈을 맑게 한다. 물에 달여 먹는다" "薄荷의 즙은 心熱을 없앤다"라는 등의 薄荷 효능에 대한 설명이 있다. 이는 선사시대의 神農氏(신농씨)가 지었다는 '本草'(본초)에서 인용한 구절이다. 薄荷는 태고 적부터 약용으로 쓰여 온 동양의 대표적인 허브였던 것이다.
그런데 '農政新書'(농정신서) 등의 각종 문헌에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는 말이 新羅薄荷(신라박하)이다. 대체로 "胡薄荷(호박하)는 薄荷와 서로 비슷하지만 맛이 약간 덜 달고,浙江(절강) 지역에서만 난다. 그곳 사람들이 많이 재배해서 차로 마시는데,속칭 新羅薄荷라 한다"는 식의 설명이 붙어 있다. '欽定續通志'(흠정속통지)에서는 이를 '積雪草'(적설초)라고 하면서,'地錢草'(지전초) '連錢草'(연전초) '海蘇'(해소) 등으로도 불린다고 설명하고 있다. 신라시대에 해상루트를 통해서 한반도의 남부에서 자생하던 이른바 '개박하'가 중국에 전해졌던 듯하다.
薄荷는 피로와 心熱 외에도 風과 傷寒(상한),食滯(식체),亂(곽란) 등을 치료하는 약용으로 쓰였던 듯하다. 薄荷의 薄은 '빠르게 달리다'는 뜻이고 荷는 '짐을 지고 달리다'는 뜻이니,薄荷는 위의 증세를 치료하기 위한 신기한 처방이요 응급처방이었음을 알 수 있다.
薄은 輕薄(경박) 浮薄(부박)의 경우처럼 '가볍다'는 뜻으로 쓰이는 것이 보통이나,薄利(박리)나 薄俸(박봉)의 경우처럼 '적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한편 薄氷(박빙)과 厚薄(후박)처럼 薄은 '얇다'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는데,刻薄(각박) 薄情(박정)은 薄이 '인정이 없다'는 뜻으로 쓰인 예이다. 이 밖에 薄弱(박약)의 경우처럼 '약하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薄은 艸라는 부수가 달린 것으로도 짐작되듯,薄의 원래의 훈은 '숲'이다.
薄荷의 荷는 '짐을 메다'는 뜻으로 쓰인 예이지만,艸가 부수인 것으로도 짐작되듯 荷의 본래 뜻은 '연'이다. 그래서 연꽃을 '荷花'(하화)라 한다.
<김성진·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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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薄은 艸라는 부수가 달린 것으로도 짐작되듯,荷의 원래의 훈은 '숲'이다. ... 이 부분이 ~~ 薄의 원래의 훈은 숲이다... 이렇게 되는 게 아닌가 싶네요. / 아랫단락도 薄의 본래 뜻은 '연'이다. --> 荷의 본래 뜻은 연이다.. // 이게 아닌지.. 궁금합니다. 아시는 분.....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운목님의 지적대로 수정했습니다.
어? 원문을 수정해도 되시는 분이시면... 혹시 이 글의 저자님이십니까? 앞뒤 문맥이 이상하다 해서 여쭤보았는데... 수정을 하시니 그렇게 이해를 하겠습니다. /한자칼럼을 쓰신 분들 대단하시다고 생각합니다. 쭉 보기만 하는 독자의 위치에서 말씀드리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