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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래를 밖에서 말려본 기억이 까마득하다...
올해 유난히 긴 장마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자취생 K 씨. 몇 주째 해를 못 볼 정도로 흐린 하늘과 세찬 빗줄기에 환기는 커녕 빨래도 겨우 말리고 있다. 장마의 꽃말은 곰팡이라고 했던가. 벽지에서 피어난 한 송이 곰팡이는 온 집안에 쿰쿰한 냄새를 풍겨 대고 있다. 습도 때문에 끈적한데 곰팡이까지 말썽이니 자취생 K 씨는 제습에 필요한 아이템을 찾아보기로 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K 씨가 자취생이라는 점. 365일 가성비에 젖어 있는 K 씨는 가격대별로 제습 제품을 나열해보았다.
제습, 왜 중요할까?
▲ 최대한 아름다운 곰팡이 사진으로 골라보았다.
먼저, 귀차니즘 K 씨도 습도에 치를 떨며 방은 물론 옷장, 신발장, 화장실까지 제습에 신경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끈적이고 쾌쾌한 냄새로 인한 불쾌감 외에도 제습을 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밀폐된 공간에서 높은 습도가 유지되면 집 전체에서 냄새가 나는 것은 물론 곰팡이와 박테리아까지 쉽게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 아이들의 약한 기관지에는 치명적인 곰팡이 균들
특히 곰팡이 입자가 공기 중에 퍼지면서 사람의 피부에 붙어 무좀이나 칸디다 질염 등을 유발한다. 당뇨병 환자나 면역 질환 환자의 경우 곰팡이 균이 폐에 흡착하면 폐가 손상될 수 있다.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도 곰팡이는 특히나 조심해야 하는데, 아이들은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피부 질환을 발생하거나 숨 쉴 때 뇌로 들어가 뇌 기능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천 원이면 OK!
가성폭우 제습템
가성폭우지만 작은 공간에서 사용하기에 좋은 제습템들이다. 적은 돈으로 꽤 괜찮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 K 씨는 제습에 좋다는 신문지나 숯을 사용해봤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조금 더 확실한 제습을 원했기 때문에 도전해본 제품들이다. 적은 돈과 적은 노력으로 이뤄낼 결과물이니 양심상 적은 기대만 하자.
1. 실리카겔
(제습효과 ★☆☆☆☆)
▲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사이즈인 실리카겔
조미 김이나 즉석밥 등에 들어 있는 실리카겔은 알뜰하게 사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제습제다. 실리카겔은 보통 소포장 되어 제품에 들어가는데, 작은 크기 덕분에 제습이 필요한 곳에 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옷 주머니나 카메라 가방 등 가벼운 제습이 필요한 곳에 쏙쏙 넣어두기 좋다. 햇빛이나 전자레인지에 말리면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몇 개만 사도 여름 내내 알뜰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단점으로는 크기가 작아 큰 제습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큰 제습 효과를 기대하고 싶다면 큰 실리카겔 제품을 구매하길 바란다.
2. 염화칼슘
(제습효과 ★★☆☆☆)
▲ 저렴하게 제습하고 싶을 땐 소다스쿨 프리미엄 염화칼슘 3kg
네이밍부터 화학 냄새가 나서 신뢰성 100%인 염화칼슘은 '물먹는 하마'의 주재료이기도 하다. 습기를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염화칼슘은 보통 대용량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한 번에 사서 부직포 등에 소분해야 한다는 점이 약간 귀찮다. 하지만 그 어떤 제습제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 외 좀 더 친환경적인 제품으로 습도를 낮추고 싶다면 욕실에는 숯을, 주방에는 굵은 소금을 두는 것도 괜찮다.
걸어두고 놓아두면 끝!
5만원 이하 제습템
이제야 제습 "제품"이 나왔다. 약간의 구질구질했던 가성폭우템이 아닌 제습 제품. 제습 효과가 없다면 판매처에 항의 편지라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신뢰도가 약간 상승하였다. K 씨는 약간의 돈이 들더라도 조금 더 확실한 제품에 기대를 걸어보기로 했다.
1. 걸이형 제습제
(제습효과 ★★★☆☆)
▲ 옷 사이에 촘촘히 걸어두기 좋은 TP G스마트뽀송 옷장용 52g
옷 사이사이에서 피어나는 곰팡이와 쿰쿰한 냄새가 신경 쓰인다면, 옷걸이에 걸어주는 걸이형 제습제 제품이 있다. 걸이형 제습제는 겹쳐진 옷이나 수건 사이에 두기 때문에 전체적인 제습 효과보다는 세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걸이형 제습제로는 TPG 스마트 뽀송 옷장용 52g이 개당 610원부터, TPG 물먹는 뽀송 제습제 특대형 400g이 1,790원부터 구매할 수 있다. 비교적 저렴한 편으로 대량 구매하여 겨울 더미나 안 덮는 이불 등에도 넣어 알찬 제습 효과를 누릴 수 있다.
2. 제올라이트 제습제
(제습효과 ★★★☆☆)
▲ 에코후레쉬 천연 습기제거제 300g
제올라이트는 천연 광물질로 습기와 냄새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탈취와 제습 효과가 좋다. 또한 100% 천연 성분이기 때문에 분해되지 않는 염화칼슘이나 환경에 좋지 않은 화학성분인 실리카겔보다 환경친화적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사용하면서 전자레인지에 돌리거나 햇볕에 말리면 장기간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좋다. 하지만 이 또한 크기가 작아 소분하여 여러 곳에 두지 않는 이상 방 한 칸을 제습하기에는 효과적이지 않다.
제습기, 환불 안 하도록
슬기롭게 고르는 방법
이제부터는 "제습기"로 제습을 해볼 단계. 제습 이즈 사이언스... 아이 라이크 뽀송뽀송- 이라면 확실한 제습을 위해 제습기를 추천한다. 우선 제습기를 살펴보기에 앞서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제습을 하고자 하는 반경이다. 제습 면적은 실제 거주 공간의 ½ 크기로 선택하며, 실제 거주 공간보다 제습 면적이 작은 제품을 사면 제습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가격만 보고 산다면 추가 구매를 하는 낭패를 볼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한 눈에 보는 제습기 구동 원리
제습기 구동 원리에 따라 크게 압축기식과 제습제식으로 나눌 수 있다. 고가의 제습기에는 주로 압축기식에 인버터 장치를 더해 컨프레서에 공급하는 전압과 주파수를 자유 자재로 조절하여 소움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미니 제습기의 경우 주로 데칸트식이나 펠티어 소자 방식을 사용하는데, 데칸트식은 히터로 열을 가하는 만큼 뜨겁고 건조한 바람이 배출된다는 단점이 있다.펠티어 소자 방식은 온도 상승 걱정이 없지만 제습 효과가 다소 떨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집에 습도가 높아서 이불이 눅눅하고 꿉꿉한 기분이 들 정도라면 소형 주택이라도 컴프레셔 방식의 제습기를, 드레스룸이나 아이 방처럼 일부 공간만 제습할 용도라면 펠티어 방식의 소형 제습기가 좋겠다.
원룸에서 알뜰하게
15만원 이하 제습기
(제습효과 ★★★★☆)
▲ 우리 집에만 제습기 없어... 남들 다 제습기 있는데 나만 없어...
K 씨 같은 원룸 혹은 방에서 따로 제습기를 사용하고 싶다면 1일 제습량이 1L 미만인 미니 제습기를 구매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구매 전 공간 크기나 제습량, 소음 등을 꼼꼼하게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 젬코 펠티어 OL-016AN / 보아르 모아 M1000 VO-DH002 / 제로홈 Q7
젬코 펠티어 OL-016AN는 다나와 최저가 57,110원의 가격의 미니 제습기이다. 펠티어 소자 제습기로 반경 26㎡(8평), 1일 제습량은 0.6L이며, 만수 자동 감지 시스템과 아오나이저로 제품 내부를 제균하는 특징이 있다. 보아르 모아 M1000 VO-DH002는 다나와 최저가 108,000원으로 30㎡(9평), 펠티어 소자로 1일 제습량 0.75L까지 가능하다. 또한 H13 등급의 필터를 장착하여 공기 청정 기능까지 담았다. 제로홈 Q7 다나와 최저가 94,050원으로 반경 20㎡(6평), 펠티어 소자로 1일 제습량 0.75L까지 가능하다. 제로홈 Q7 또한 H13 등급의 헤파필터로 공기 청정 기능이 가능하며, 물통이 꽉 차면 자동 전원 꺼짐 기능이 있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 샤오미 LEXIU WS1 / 송경 SONGJING SJ-125E
중국 브랜드는 높은 1일 제습량에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데, 측정 기준의 차이로 같은 스펙이라도 제습 효율이 다르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제습량이 중국 기준 300ml 일 때 국내 기준으로 환산하면 150ml이다. 때문에 중국 제품을 직구할 경우 상대적으로 제습량 기준을 높게 두고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만약 중국 제품이 국내 표준규격을 통과했다면 국내 스펙으로 봐도 무방하다.
중국 대표 브랜드인 샤오미의 LEXIU WS1는 다나와 최저가 116,000원으로 30㎡(9.1평), 1일 제습량 24L까지 가능하다. 1등급 에너지 효율에 저소음으로 오랜 시간 사용하기 좋다. 다음은 송경 SONGJING SJ-125E으로 다나와 최저가 92,890원, 100㎡ 반경에 1일 제습량 24L이다. 생태 음이온을 방출하여 제습과 정화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비싸지만 확실하게
15만원 이상 가정용 제습기
(제습효과 ★★★★★★★)
K 씨의 친구 S 씨도 자취하는 처지였지만 클라스가 달랐다. 습한 여름 날, 친구의 투룸(원룸이 아니다. 기본 투룸)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뽀송한 공기가 K 씨를 감쌌다. S의 집에서 습도 30% 이하를 유지하며 돌아가고 있던 제습기. 역시... 비싼 제품이 돈값을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 음~ 이게 부르주아 공기~ 침대에 다시 눕고 싶게 만드는 뽀송함(출처: 위닉스 공식 홈페이지)
미니 제습기와 마찬가지로 가정용 제습기를 구매할 때도 제습 반경이 중요하다. 아파트라면 집 전체 면적의 ½ 이상으로, 주택의 지하처럼 습도가 높은 곳이라면 실제와 동일한 면적까지 제습할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개인적으로 가성비로 따지면 중국 브랜드가 좋겠지만, AS나 사용기간을 고려한다면 국내 브랜드 제품을 추천한다.
▲ 위닉스 뽀송 DN2H160-IWK / LG전자 휘센 DQ200PBBC
먼저 국내 제품을 비교해보자. 위닉스 뽀송 DN2H160-IWK은 다나와 최저가 363,000원으로 반경 70.2㎡(21평), 싱글 컴프레서로 1일 제습량 16L까지 가능하다. 위닉스 뽀송은 제습 성능이 무난하지만 신발 건조 키트와 공기 청정 기능을 지원한다는 장점이 있다. LG전자 휘센 DQ200PBBC는 다나와 최저가 566,240원으로 83㎡(25평), 듀얼 인버터로 1일 제습량 20L까지 가능하다. 휘센은 쾌속 제습이 수준급이며 스마트폰으로 작동 제어가 가능하다. 또한 신발 건조 키트를 별도 구매할 수 있다.
만능 제습기
건강하게 사용하기
▲ 요즘 제습기도 똑똑해졌다. 곧 청소기처럼 돌아다니면서 제습을 해줄 것 만 같다.
제습기를 골랐다면 제습기를 건강하게 사용하는 방법도 필요하다. 요즘 출시되고 있는 제습기는 습도를 낮추는 역할 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제품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신발 및 의류 건조, 공기 청청, 음이온, 성에방지, 만수 정지, 타이머 등의 기능을 갖고 있는데,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 다른 가전의 편의성을 함께 누릴 수 있다.
▲ 제습기 사용할 땐 문을 꼭 닫자. 전기 요금 기부를 원한다면 열어도 좋다.
제습기는 습도를 낮추는 데 매우 효과적이지만 창문을 열어놓고 제습기를 틀어놓으면 외부의 습한 공기가 계속 유입되기 때문에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 그렇다고 밀폐된 공간에서 오래 제습기를 틀어놓으면 산소 부족 및 안구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으니 장시간 사용하더라도 적절한 환기는 필수다. 으뜸 효율 가전제품은 구매금액의 10%를 환급해 주는 행사도 하고 있으며, 이에 해당되는 1등급 제습기를 구매한다면 환급신청도 잊지 말자.
직접 만든 만능세제로
제습기 청소하는 꿀팁!
▲ 에어컨처럼 보인다면 착시현상이다. 제습기도 주기적으로 박박 닦아주자!
제습기는 늘 물이 담겨 있는 제품의 특성상 자주 청소해 주는 것은 필수! 귀찮다고 내버려 뒀다가는 곰팡이를 막기 위한 제습기에서 오히려 곰팡이 및 박테리아가 생길 수 있다. 청소는 최소 2주에 한 번씩은 해 주는 것이 좋으며, 제습기용 셀프 만능 세제를 이용하면 편리하게 청소할 수 있다.
▲ 특히 물통에 물때가 끼어 쿰쿰한 냄새를 유발한다.
만능 세제는 물, 주방 세제, 베이킹소다, 식초를 1:1:1:0.5로 만들 수 있으며, 이 세제로 물통과 필터를 깨끗하게 청소하면 끝. 만약 필터를 교체해야 하는 제품이라면 필터도 주기적으로 갈아주어야 온전하게 기능할 수 있다. 청소를 끝낸 다음 물통과 필터는 그늘에 말리고 흡입구와 외부는 마른 수건으로 깔끔하게 닦아 항상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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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 조주연 news@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