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5053]강좌(江左) 권만(權萬)선생시-烏川書院(오천서원)
-烏川書院。望圃老靑林遺墟。
(오천서원。포은의 옛 청림 유허지를 바라보며)
강좌(江左) 권만(權萬:1688~1749)
烏院淸秋月。오원청추월
오천서원에 가을 달이 맑고
靑林薄暮煙。청림박모연
청림에는 저녁연기 얇게 피어오르네.
滄波東海上。창파동해상
푸른 파도 일렁이는 동해 위에서
遠憶魯仲連。원억노중련
저 멀리 노중련을 생각하노라.
※
烏院 오원=오천서원.
포항시 남구 오천읍 서원재로166번길 32-47 에 있는
오천서원(烏川書院)은 경북 동해안의 유일한 사액서원이자
충절의 표상인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선생을 비롯해
정습명·정사도·정철 등 연일(오천·영일) 정씨가 배출한
4명의 인물을 모시는 유서 깊은 서원이다
1588년(선조 21년) 지방 유림의 공의로 정습명과 정몽주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되었으며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1612년 현 위치에 중건되었다
1613년 오천(烏川)이라고 사액되었으며,
1740년에 정사도와 정철을 추가로 배향하였다
이후 1868년에 훼철되어 위패를 땅에 묻고 단을 만들어 향사하다가
1975년에 복원되었다
淸秋月청추월=음력8월.
靑林청림=포은선생의 유허지(遺墟地).
薄暮박모= 땅꺼미가 질무렵,해가 진 뒤 컴컴해지기 전까지
살짝 어둠이 깔린 상태.
薄= 엷을 박. 暮= 저물 모,해질 무렵.
煙=안개 연.
滄波창파= 넓은 바다의 푸른 물결.
滄= 찰 창,큰 바다 창. 물빛. 푸름.
波= 물결 파.
東海上동해상= 동해 위.
遠憶원억=아득한 기억.
遠=멀 원.
憶= 생각할 억. 추억. 기억.
魯仲連노중련=전국시대의 義士.
圃隱이 대의를 지킨 것을 노중련에 비유함.
노중련(魯仲連) : 노련(魯連). 전국시대 제나라 사람.
빼어난 안목과 언변을 지닌 뛰어난 책략가로,
전국 시대 제(齊)나라 정객(政客)으로높은 지조를 지녔던 인물로 유명하다.
이 무렵 유세객들이 개인의 입신양명을 위해 혓바닥을 놀렸던 것과 달리
사심없이 천하를 위해 유세한 은자다. 국가가 존망의 위기를 벗어나자
평원군은 천금을 주어 노중련에게 사례했으나,
노중련은 '곤란에 빠진 이를 돕고서 대가를 바라는 것은
선비의 도리가 아니다.' 라며 끝내 사양하고 빈손으로 떠났다.
**권만 [權萬, 1688~?] 본관 안동. 자 일보(一甫). 호 강좌(江左).
1721년(경종 1) 사마시(司馬試)를 거쳐 1725년(영조 1) 증광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다. 1728년 이인좌의 난 때 의병장(義兵將)이 되어
역도(逆徒)들을 진압하는 데 공을 세웠으며, 1746년(영조 22)
문과중시에 을과로 합격하여 바로 병조정랑이 되었다.
정조 때 창의(倡義: 국난을 당했을 때 나라를 구하기 위하여 의병을 일으킴)의 공으로 이조참의가 추증(追贈)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