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고랑(배수로)은 엄청 패였고 토사가 아래쪽으로 밀려있네요."
오후 텃밭 동료가 카톡으로 보낸 내용을 보고 오늘(26일) 새벽에 밭엘 가보았다.
밭으로 가는 농로도 배수로가 토사로 막혀 길위로 자갈이며 흙이 올라와 있다.
바퀴큰 차이기 다행이지 작은차는 파인 턱에 하체가 닿이겠다.
왼쪽 밭죽밑으로 있던 배수로를 천막지로 울타리를 치면서
없애버려서 길로흐르는 물을 90º 방향을 바꿔 오른쪽의
우리밭으로 물길을 네려 물난리가 났다.
옆밭지기에게 이의 제기하니
그냥 밭옆의 골을 타고 물이 흐를줄 알았단다.
잘못했다고 사과한다.
문제가 있다는 산쪽으로 가봤더니
노루망 울타리와 배수로 틈새로 짐승이 들어올까봐
나무를 잘라 막아놓은 탓에 빗물에 떠네려온 찌꺼기로
배수가 막혀 경사면 우리밭쪽으로 물길이 생겼다.
물이 네려가야할 배수로는 물이 흐른 흔적이 없고
지대가 얕은 여기로 물이 네려 왔다.
밭에는 흙이 유실되어 도랑을 메웠다.
산쪽의 배수로로 물이 흐르도록 나무가지 치우고
물길 만들어 주었다.
이왕 밭에 왔으니
처서도 지나고 무파종을 해야겠다.
옆밭에서 물길을 돌려 무밭이 질퍽한데
무밭 두덕의 높은 쪽은 비닐을 덮어 놓아서 습이 덜찼다.
토광 무씨 핀셋트로 일열로 배열하고
옆밭에서 흘려보낸 물로 밭골이 질퍽하다.
할멈은 누런둥이 호박을 따서 차로 나른다고 고생을 한다.
오지말라고 해도 따라오더니 나 혼자였으면
호박 나른다고 고생 할 뻔했다.
오늘 따온것만 14덩이다.
한개는 밭에서 속빼내고 가지고 와서 무슨 요리가 등장 하려는지 궁금하다.
↓
PC앞에 앉아있는데 "득윽~득"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밭에서 씨 빼내고 가저온 호박반쪽의 속을 수저로 긁어 파낸다.
작년에 수저의 앞 좌측면을 45º 잘라 만든
달챙이가 있는데 못찾아서 평수저로 긁는다.
수저하나 들고 올라가서 그라인더로 잘라
달챙이 만들어서 내가 긁었다.
옛날 어머니께서 가마솥에 밥지어 퍼내고 놋수저로 누렁지 긁어
긴세월동안 놋수저 한쪽면이 달아버린 그것을 달챙이라고 했다.
밥 앉힐때 기름 한방울 솥바닥에 두르면 누렁지가 저질로 일어나지만
그 기름 한방울 마저 아까워서 못 쓰고 달챙이로 깐밥을 긁던 울엄니가 보고싶다.
가마솥 맨 밑바닥의 달라붙은 누렁지는 물 한바가지 부어 숭늉으로 우려내시던 알뜰하신 울엄니.....
삭전에 밭에 다녀와서 늦은 아침밥을 먹었으니
호박부치개로 점심을 가름해도 되겠다.
밀가루 조금에 소금간하고 호박이 전부인데 달달하고 맛있다.
도마위에 올려놓고 뜨거운 김 나가길 기다린다.
2021년 08월 27일(금)
내 맘 야
첫댓글 토광무 종자 직파 : 8월 26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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