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24년 미국의 대선만큼 요란하고 시끄러운 행사도 없는 듯 합니다. 등장한 두 후보 모두 뭔가 문제가 있어도 상당히 있어 보입니다.미국의 민주당 후보와 공화당 후보 모두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상식이란 일반인들이 판단하는 아주 기본적인 생각을 말합니다. 보통의 정신상태를 가진 사람들이 판단하기에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와 공화당 대선후보가 모두 상식적이 않다고 판단하는 가운데 이제 대선이 4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미국의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는 이런 사런 사법적 문제를 지니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성추문 입막음 재판 등 역대 미국 대선 후보자 가운데 최대의 스캔들속에 놓여 있습니다.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나이가 너무 많다라는 고령 리스크에 처해 있습니다. 82살인 바이든 후보는 미국 역대 최고령자 대통령입니다. 그는 고령탓에 잘 넘어지고 기억력도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미국 유권자들의 과반수 이상이 두후보 모두 자격 미달이라고 판단한다는 조사결과도 나옵니다.
두 후보캠프에서는 서로 상대후보에 대해 사법 리스크와 고령 리스크를 놓고 무차별적인 공격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며칠전 첫 TV토론이 열렸습니다. 결과는 바이든 후보의 완패였습니다. 토론 내내 힘없는 목소리를 내었고 답변도 횡설수설 수준이었습니다. 세계 최강의 리더다운 면모는 사라지고 멍한 표정으로 일관됐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자신을 향한 고령리스크를 잠재우기는 커녕 스스로 만천하에 내세운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미국 언론과 정치 전문가들은 바이든 후보가 재선 도전에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고 보도 또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토론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 후보에 부정적인 견해가 두드러졌습니다. 응답자의 60%가 바이든 후보의 교체를 요구했고 또 다른 조사기관 결과 49%가 바이든이 아닌 다른 후보를 선택했고 바이든을 선택한 응답자는 3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바이든이 너무 늙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토론전에 64%에서 78%로 14%나 늘어났습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서인지 미국 언론들과 민주당내부에서도 후보 교체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물론 바이든 자신은 중도 포기란 있을 수 없으며 완주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주요 언론들은 이미 그의 대체 후보를 구체적으로 거론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유력신문인 뉴욕타임스는 조국에 봉사하기 위해 바이든 후보는 경선에서 하차해야 한다는 사설을 싣고 신문의 홈페이지 첫 화면에 게시하고 있습니다.
미국 민주당은 토론 직후 당혹감에서 이제는 위기감으로 우려가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소속 미국 상하원 의원들 사이에서는 대선 후보 교체를 위해 당내 지도부나 원로들이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앞날 그리고 민주당을 위해서라도 바이든후보를 사퇴하는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후보입장에서는 지금 사면초가에 놓인 셈입니다. 독불장군에다 럭비공같은 트럼프보다는 훨씬 우호적인 시각으로 다루어왔던 미국의 주요 언론이 등을 돌리고 자신의 오랜 정치기반이었던 민주당도 돌아서는 상황이니 사면초가임이 분명합니다. 이런 노령리스크는 그가 재선에 나서겠다고 했을 때부터 등장했던 것입니다. 벌써 일년전입니다. 하지만 그는 고집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측근들의 말도 언론의 조언도 듣지 않았습니다. 당시 젊고 유능한 후보를 내세웠다면 민주당이 지금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일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미국의 대통령은 그야말로 대단한 자리입니다. 정치적 경제적뿐아니라 군사적으로 너무도 막강한 자리입니다. 핵무기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위치입니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속에 미국 대통령의 정신적 건강함은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할 것입니다. 82살은 너무 많은 나이입니다. 물론 생활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의 거의 모든 이슈를 다뤄야 하는 그야말로 중차대하고 막강한 위치의 인물의 모습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제 너무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아직 4개월의 시간이 남아 있어 바이든 후보와 민주당의 결단에 따라 새로운 후보가 등장해 트럼프에 대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절체절명속의 미국 바이든 후보와 미국 민주당이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 지에 전세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2024년 6월 30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