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뭐 하자는 거야?
-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우리의 예금 중 하나가 도난당했습니다. 다행히 680억 정도로 작은 금액이지만요.
- 어떤 머저리가 우리 돈을 훔칠 정도로 멍청한 거야?
- 별것도 아닌 자식 하나 있어. 싸구려 보라색 양복에, 얼굴에는 화장을 떡칠하고 다니는 광대 같은 놈. 그놈은 별 거 아닌데, 문제는 경찰이 우리 돈을 가지고 있다는 거야.
- 마로니 씨의 정보원 덕에, 경찰들이 특수 처리된 지폐를 이용해 우리 쪽 은행을 알아냈고 여러분들의 펀드까지 접수할 계획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오늘요.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열정적인 고담시 서장이 전담하므로, 제가 여러분들의 유일한 옵션입니다.
-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 모든 예금을 한 곳으로 옮기자는 거죠. 은행 말고, 안전한 곳으로.
- 그러니까 어디?
- 저 말고 아무도 모르는 곳이요.
- 만에 하나라도 경찰이 여러분 중 하나와 접촉한다면, 모두의 돈이 위험에 처할 테니까요.
- 경찰들이 너한테 접근하면 어쩔 건데?
- 저는 홍콩으로 갑니다. 하비 덴트의 사법권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이죠. 그리고 중국 정부는 범죄자들을 인도하지 않을 겁니다.
- 돈은 얼마나 빨리 옮길 수 있나?
- 벌써 옮겼어요. 당연한 이유로, 여러분의 허락을 기다릴 수 없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 씨발!
- 하하하하하하하....히히히히호호호호호호......
- 내 장난이 좀 지나쳤나 보군.
- 네놈의 모가지를 뽑아버리지 않을 이유를 하나만 대 봐.
- 마술 하나 보여줄게.
- 이 연필을 없애 볼게.
(쾅)
- 짜잔! 이게 바로 마술이야.
- 아, 그리고 이 양복 싸구려 아니야. 니들한테 훔친 돈으로 산 건데 알 거 아냐.
- 이 개새끼가!
- 앉아 봐. 이놈이 뭐라고 하는지 들어나 보자.
- 자, 1년 전을 한번 돌아보자구. 고담시 짭새들이랑 검사들은 감히 너희들을 건들 생각조차 하지 못했어. 1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불알이라도 다들 떨어뜨렸어?
- 나 같은 사람은...
- 미친 새끼지.
- ...들어봐. 난 너희가 왜 이렇게 환한 대낮에 집단 상담 받는 환자들마냥 모여서 주둥이나 놀리고, 밤길을 무서워하게 됐는지 알아.
- 배트맨 때문이지. 불행하게도 배트맨이 고담시 전체에 너희들의 본색을 까발렸잖아. 하비 덴트는 이제 시작일 뿐이야.
- 그리고, 저 TV 속에서 지껄이는 촉새 같은 놈. 저놈이 말하는 '계획'이란 것 말인데. 배트맨은 사법권이 없어. 저놈을 어떻게든 찾아내서 불게 만들 거야. 난 저런 놈들을 잘 알아.
- 그래서 뭘 어쩌자고?
- 간단해. 배트맨을 죽인다.
(모두 웃음)
- 그렇게 쉬운 일이면 네가 그냥 해버리지 그랬나.
- 잘하는 일은 절대 공짜로 해 주면 안 되는 법이지.
- 얼마를 원하는데?
- 어...절반.
- 하하하하하하하!
- 정신병자 같은 새끼.
- 아닌데. 정신병자 아니라고. 지금 손쓰지 않으면, 조금만 지나면 너네는 할머니한테 드릴 용돈도 없는 처지가 될 걸.
- 광대 새끼야, 입 닥쳐!
- 잠깐~ 진정...진정.....너무 일을 크게 만들지는 말자구...
- 우리 돈 털어먹고, 두 발로 걸어서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 물론.
- 이 자리에서 선포한다. 이 개새끼 시체는 5억, 살려서 오면 10억 주지. 내가 매너를 좀 가르쳐 줘야겠어.
- 자...그렇다면 이건 어때. 니들끼리 잘 얘기해 보고, 결정하면 나한테 전화를 해.
- 여기 내 명함.
- 그럼 이만...
- ...
첫댓글 어우야 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