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래전부터 산을 좋아했는데, 그냥 산을 좋아한것이 아닌, 산에서 나는 약초에 많은
관심을 가졌고 그 관심이 곧 생활의 수단이 되었으며 업이 되었다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할아버지 큰아버님 아버님이 산마니셨는데 어릴적부터 전 아비의 옷자락을 부여잡고 산을
다녔습니다. 그것은 자라 성년이 되어서도 그칠줄 몰랐는데 8년전 산에 대한 신열을 앓을
정도로 애달파하다가 고향인 강원 산골 인제로 귀촌하였습니다.
현대에 와서 사람들은 귀소본능인지, 자연으로의 회귀를 진지하게 고민하며 또 실지로 자연속으로
떠나고 있는 실정인데, 이 과정에서 내가 머물 새로운 터전 즉, 자연속에서 쉴 공간을 얻는것이 무척
지난한 일이 되고 있습니다.
흔히 말해 땅, 집이 없냐? 돈이 없지... 이렇게 말을 하곤 합니다. 대한민국이 좁아터진 나라이긴 하지만
나를 기준으로 하면 내가 머물 자연의 한자락쯤 없겠습니까? 돈이 없는거지요.
그런데 진짜 중요한것은 돈도 땅도 아닙니다. 나와 궁합이 제대로 맞는 자리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단지 풍광이 수려하고 '그곳'이 고즈넉하거나 심적으로 풍요로운것만을 따진다면 낭패보기 일수입니다.
우린 '명당'이라는 곳을 말하곤 합니다. 용이 어쩌고 봉황이 어쩌고...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제가 봄철 가을철되면 산으로 들어가 길게는 1달이 넘게 짧게는 일주일여를 홀로
지내거나 두셋으로 무리를 이루어 지내다 옵니다. 물론 채약이 목적입니다.
그런데 깊은 산속으로 들어간 입장에서 내 입맛에 맞는 자리를 찾기란 곤란한 일이어서 적당한 자리를
찾아 머물곤 하는데 그런 장소중 어떤 장소는 외관으로는 빼어난데 하루를 지내고나면 몸이 아프거나
불편하고 마음이 불안한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외형적으로는 투박하고 거칠고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데
하룻밤 혹은 이삼일을 지내도 딱히 거부감이 들지 않는 자리가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명당이란 후자에 속합니다. 사람마다 가진 기운, 자연마다 그곳에 깃든 기운이 다른거라서
어떤 자리, 심지어 오래전 장사를 지낸 무덤이 여럿 있는 자리여도 나와 맞는 자리는 존재합니다.
내가 머물러 편하다 느껴지면 그곳이 바로 명당입니다. 달리 명당이라 정의할 필요는 없는 거라 여깁니다.
수억원을 들여 좋은 풍경이 존재하는 장소를 구입하여 멋진 전원주택을 짓고 나름 텃밭도 일굽니다.
그런데 얼마못가 멋진 전원주택은 빈집이 되고 주인을 잃어갑니다. 왜 그럴까요?
나와 맞지 않는 자리입니다.
이곳 혹은 타 카페등을 보면 산속, 산촌 시골의 빈집이나 싼 땅을 구한다는 글이 끊이지 않고 올라옵니다.
오프... 오프라인의 차이?
내가 보지도 않고 인터넷으로 땅을 산다? 어느장소에 싼 땅이 있는데 구미가 당기니 무조건 구입을 한다?
제가 미신을 추종하는 사람은 아닙니다만 무조건 부정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중간의 입장인셈인데, 이경우
전 진지하게 생각을 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무조건 땅을 구입하기보단 이 땅은 나와의 인연이 있는가
라는 어쩌면 쓸데없는 고민을 합니다. 그런데 진짜 쓸데없는 고민일까요?
동양의 사상적인 면을 보면 예부터 분명 우리 선조들은 터를 굉장히 중요시하게 여기고 '자연과 나의 인연'을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집안은 멀쩡하게 살다 새로운 터전으로 옮겨갔다가 원인모를 흉이 생겨 집안이 풍비박살 났다는 말을
전해 듣기도 하고 혹은 마가 끼었다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믿고 안믿고의 차이는 우리가 정의 할 수 없으나 분명한것은 어떤 자리는 편안함을 어떤 자리는 불편함을
느낀다는 겁니다.
돈으로 땅과 집을 사는것은 매우 쉬운 일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내가 지닌 금전적 여유가 한계가 있는데 굳이 무리하게 지닌 자금을 탈탈털어 억지스러운
삶을 살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어느지역이 마음에 들고 그곳에 정착하고 싶다면, 최소 이삼개월 혹은 1년이상 그지역에서 지내며 주위의
터를 살피고 팔려고 내놓은 땅을 샅샅히 조사하여 최대한으로 알아보는게 우선되어야 합니다.
분명히 인연은 있고 기회도 있을겁니다. 나를 위한 것인데 함부로 나를 위한 행위를 무턱대고 함부로
다뤄선 안되는 겁니다.
새로운 터전에 정착하려면 새로운 터도 중요하며 그 지역의 민심 즉, 사람도 중요합니다.
전 이렇게 말합니다. 자연속에 살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산골로 시골로 들어오면서 왜 으리으리한 집을
짓고 남에게 자랑하고 싶어 안날난 궁전같은 장난감 같은 집을 짓습니까?
자연속에서 살고 싶다면서요? 그러면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거나 자연과 더불어 어울릴만한 최소한의
집은 안되는 건가요?
새로운 터전에 정착하는데 주위 집들은 모두 수십년된 오랜 역사를 지닌 초라하거나 단아한 주택들이
대부분인데 나만 궁전? 민심이 좋아할리 없잖습니까? 시기? 질투? 거부?
모두 맞기도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걸 몰라요. 새로운 터전에 자리잡으니 새로운 집?
큰 집? 유럽풍의 주택? 왜 그러는걸까요?
대충짓고 살라는 것이 아닌 적당히... 대개 보면 50~70대분들이 자연속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많이
보이는데, 남은 여생을 도시서 살던 아파트 주택등을 팔고 적금탄돈 연금등을 이용해 크고 멋스러운 집을
지어 이삼십년 살면 뭐합니까?
저라면 허름한 가옥을 구해 그 가옥을 예스럽게 내손으로 가꾸고 고쳐나가며 사는게 보람되고 활력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농산촌으로 들어와 몇년 지내다 다시 도시로 떠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허영과 과시성 물욕이더군요.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지도 못하면서 자연으로 떠나고 싶다? 무슨 흰소리들을 하시는지요?
어떤 것이든 철저히 준비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몰락혹은 실패만 있을 뿐입니다.
시골땅 함부로 매입하지 마시고 시골집 함부로 구입하지 마세요.
나와 인연이 있는 자리인지 내가 마음을 주고 살만한 자리인지... 이 사소한듯한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괴로움과 고통이 살며시 마음을 괴롭히기 시작할 겁니다.
또한 시골민심을 자주 거론하고 따지시는 분들 많으신데요.. 제가 묻고 싶은게 있어요.
서울 혹은 도시서 사시는 분들... 아파트 앞동에 누가 살고 어찌 살고 그집의 문제가 있고... 교류는 하며
사십니까? 매일 아침 마주보며 인사는 하시며 사십니까? 직장동료 가족외엔 변변찮은 인간적 교류도 없이
사는 도시민들 많은데 시골와서 민심을 찾는다는건 이상한 일이 아닌가요?
시골사는 사람, 도시사는 사람은 달라야 합니까? 시골사는 사람들은 도시사는 사람들보다 여유롭고 너그
러운것은 도시서의 치열한 삶을 살 필요가 없기 때문인 겁니다. 그런데 정작 사나워 지는 일이 생기면 도시
사는 사람들은 시쳇말로 째바리도 안됩니다. 얌전한 호랑이와도 같은 사람들이 시골사람들입니다.
고려시대 조선시대때도 사대부 양반 사람들은 외척 전란피해 도망쳤어도 민초들은 쟁기들고 저항했던 역사는
지금도 여전한 겁니다. 서로 돕지 않으면 시골의 삶은 도저히 불가능한것을 알기에 시골 사람들은 서로가
양보하는 미덕을 당연하게 여겨 그것이 시골의 민심으로 둔갑하고 당연시 여겨져 정착되버린 것이 오늘날의
도시사람들이 말하는 시골민심의 정의가 되어 버렸는데 정확히 알아야 하는거죠.
애초부터 길은 없습니다. 누군가 최초 그곳을 지나쳤기에 길이 생겼습니다.
첫번째 작자가 떠나 길이 생겼고 두번째 작자가 그 길을 더욱 공고히 만들었는데, 세번째 작자는 첫번째
두번째 이의 길을 통해 목적지를 정하기 시작합니다. 길의 시작이 까닭이 생기고 명확한 목적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죠.
그러하니 현재의 삶을 놓고 새로운 삶을 위해 떠나려 하신다면 정확하고 명확한 목적을 두고 길을 밟아야
되돌아옴이 없거나 편할 수 있습니다.
저지르고보자... 자신의 삶을 위한 길을 떠나는데 대충은 절대 안되는것을 잊어선 안됩니다.
도시대 도시의 옮겨가는 삶은 별다를것이 없다지만 도시서 시골로의 옮겨가는 삶은 완전 다릅니다.
환경 자체가 다르니 다른 방식으로 살아야하는 것이니 숫제 새삶을 사는건데 무턱대고 땅사고 집짓고..
돈많은 분들이야 상관은 없겠지만 부족하거나 숨막히게 달랑거리는 분들은 절대 고심의 고심을 거듭하시고
철저하게 대비하셔야 합니다.
-내가 살고자 하는, 정착하고자 원하는 지역의 지자체에 문의하시거나 혹은 마을 이장의 도움을 받아
헌집이라도 얻거나 민박을 싸게 얻어 그 지역 인근을 철저하게 훓어 내가 원하는 기준의 근접치에 달한
땅등을 철저하게 알아보시고 주위 환경도 조사하세요. 백번 생각해도 부족하지 않을 겁니다.-
저요? 고향으로 귀촌하여 아이들 셋 중 올해 막내 고등학교 졸업시켰고 위로 두녀석들 대학 보냈습니다.
아이들 가르키며 학자금 집세 대주면서 일년 많지는 않아도 일이천만원 저금하며 살고 잇습니다.
어떡해요? 준비를 철저히 한 댓가는 옵니다. 내가 할 일에 대해 고집을 갖고 믿으면 되요.
한두해 힘들다고 포기하면 실패합니다. 정해진 목표와 신념이 더해진다면 실패는 줄어들고 성공은 커집니다.
스물댓평짜리 년세 삽니다. 부족하지 않아요. 당장 무리해서 집 지을수 있는데 그럴 필요성을 못 느낍니다.
물론 몇년 후 새집을 지을겁니다만 당장은 아닙니다. 허름한 오래된 집이지만 바람 안들고 비 안새고 아내와
둘이 충분히 지낼만한 공간이고 명절때 아이들 와도 부족하지 않은 공간이니 충분합니다~
매주 손님들 찾아옵니다. 약초를 오래 다루다보니 인연된 사람들이 많은데, 간혹 저에대한 환상을 가지고
오해를 하는 분들이 계세요.ㅎㅎㅎ
평범한것이 곧 비범한겁니다. 언론에 노출되는 그런 으리으리한 주택도 아니고 뭔 담금주도 엄청 많은것도
아니고 약초를 잔뜩 쌓아놓지도 않아요. 그냥 흔해빠진 시골집입니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전 제 주제에 맞는 최소한의 살림을 꾸리고 삽니다. 지닌것이 부족해야
채움이 커지듯... 전 그 이치를 일찍이 알았습니다. 왜 채웁니까? 왜 쌓아둘까요?
언제고 모두 버려질것을...
귀농귀촌..
좋은말씀이네요,,잘보고감니다~~~
구구절절 옳은 말씀입니다. 나자신을 거울삼아 버릴것은 버리고 이해할것은 이해 하면서 따스한마음이 마음한쪽에서 메아리 치는 삶이 진정한 삶이네요
시골도 살아가는 방식이 있고
도시와 다를뿐 틀리진 않습니다.
시골에서 삶은
자연과 더불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고 도시보단 외롭다는 것입니다.
외롭움. .. .자연과 혼자 있는것을
좋아하지 않고선 막연한 환상일 뿐입니다.
정먈 잘보고갑니다
좋은 말씀 잘 읽고갑니다 감사합니다^^
많은걸 생각하게 되네요.
좋은 생각, 글... 감사드리며... 이런것은 귀촌 예정자에게 강의를 해야되는것 같음...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나와 맞는 터/사람=인연
그건 내가 어쩔 수 없는 영역의 일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많은분들이 공감하고 느끼셔야 합니다.
귀촌 귀농 그리 눅눅하지 않아요
잘 보고 갑니다.
멋모르고 땅사서 실패해서 너무나 공감하는글이고 만년의산님 말씀처럼 옳은 말씀입니다
인생은 공수레 공수거인것을......
잘보고 갑니다
네---언젠가는 버려질걸 ......
감사합니다
그래요. 언젠가는 버려야 할거고 버려질걸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맞는 말씀이십니다.
저도 촌놈이 서울생활 35년에 이제 돌아갈 고향도 돈도 없이 귀촌하는 분들을 동경하며, 어찌할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고맙습니다.
구구절절이 현실에 맞는 말씀 현명하시고 능력이 있으시니 어디에 계셔도 성공하실분. 도시를 떠나살분들에게 교과서 같은말씀임니다 .명강의 였읍니다.저도 님과같은 생활을 하는것이 희망인데.길이있으려나 모르겠읍니다. 종종 글올려주세요.
좋은 말씀이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