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지 현실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렵습니다.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입니까? 말이야 ‘총기사고’이지만 사실 사고가 아닙니다. 무차별 공격입니다. 그런 말이 있습니다. 칼을 들면 휘둘러보고 싶고 총을 쥐면 쏘고 싶어진다. 그런데 그 총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고 소지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쥐면 쏘고 싶은 마음이 들까요? 축구공을 주면 차고 싶고, 야구공을 주면 던지고 싶고, 농구공을 주면 땅을 두들기고 싶어집니다. 이해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생명이 걸린 문제입니다.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 됩니다. 때로는 자신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타인의 생명을 노리는 것입니다.
미국이란 나라는 본래 원주민과 싸워서 땅을 빼앗아 건국한 나라입니다. 태생이 싸움이고 툭하면 결투입니다. 어려서 그렇게 좋아했던 ‘서부활극’은 바로 총을 찬 두 사람의 결투가 주종이었습니다. 긴장감 그리고 한 방으로 결판나는 시원함. 악인은 지옥으로! 그렇게 이야기가 전개되고 그렇게 마무리가 됩니다. 그런 문화로 세워진 나라입니다. 그리고 그 총기는 대단한 사업으로 확장됩니다. 다양해지고 고급화되고 더욱 발전(?)하고 기능도 매우 우수해집니다. 나 자신을 지키려면 스스로 무장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세워진 나라이니 어쩔 도리가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이제는 확장되는 사업으로 견제할 방법도 없습니다. 아무리 아우성을 쳐도 늠름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전쟁에서나 사용할 법한 무기입니다. 그런데 일상생활 속에서 흔하게 보게 됩니다. 마치 생활용품처럼 말이지요. 때로는 어린이 손에 쉽게 넘어갑니다. 뭔지도 모르고 장난하다 정말 사고가 납니다. 그냥 사고가 아닙니다. 생명을 잃고 다치는 사고입니다. 가까운 가족이 다칩니다. 어쩝니까? 당하고 후회해봐야 소용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앙심을 품고 있다가 총기를 숨겨 목적한 곳으로 들어가 난데없이 쏘아댑니다. 이런 일을 한두 번 당한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모든 사회적 불만은 얼마 후 유야무야 지나갑니다. 그리고 비슷한 사고가 반복됩니다. 참으로 기막힌 일이지요. 이제는 미국에서만 일어나는 일도 아닙니다. 여기저기 총을 쉽게 얻을 수 있는 곳에서 벌어집니다.
요즘 무서운 것은 피해 대상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있습니다. 예측도 없습니다. 갑자기 당합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당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니 대비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냥 당하는 사람만 억울할 것이고 남아서 그 비극을 감내해야 할 가까운 사람들만 힘들 것입니다. 다행히 생명을 구한 사람들조차 오랜 시간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미치’는 햇빛 찬란한 해변에서 사랑하는 여인에게 청혼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 반지를 여자의 목에 걸어줍니다. 두 사람 모두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쁘고 감격스러운 순간입니다. 그리고 잠간 음료수를 가져올게 하며 미치는 해변 가 매점으로 갑니다.
갑자기 낯선 무리가 나타나서는 여기저기 총을 난사하며 다닙니다. 확인사살까지 합니다. 깜짝 놀란 미치는 자기도 총격을 받았음에도 정신없이 찾아다닙니다. 바로 눈앞에서 그 사랑하는 애인이 사살당하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바로 그 놈의 얼굴을 눈에 새깁니다. 내 사랑하는 연인은 곧 나의 인생이고 내 우주입니다. 일순간 모든 것이 사라집니다. 어떻게 하겠습니까? 경찰이 수사한다고 해결이 됩니까? 물론 잡아서 합당한 벌을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얼마나 기다려야지요? 해결이 보장됩니까? 그 놈이 잡혀서 감옥생활을 한다고, 설령 사형을 당한다고 해도 감정이 해결됩니까? 어려운 일입니다. 혹 내 손으로 처형한다면 조금은 시원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럴지라도 아픔과 슬픔은 지워지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시간을 투자하여 스스로 준비합니다. 몸을 조련하고 기술을 습득하고 관련 정보를 섭렵합니다. 그리고 본인이 직접 그들 앞으로 찾아갑니다. 대단한 정성이고 집중력입니다. 미치의 남다르고 기이한 행동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있던 CIA 부국장의 눈에 잡혔습니다. 매우 중요한 일을 맡겨야 할 인물을 찾고 있던 중입니다. 그렇게 발탁이 되어 또 따로 훈련을 시킵니다. 그 후 핵무기를 탈취한 테러집단을 찾아내 처리하도록 임무를 맡기는 것입니다. 첩보극이면서 테러진압을 위한 혈투이기도 합니다. 한 사람의 앙심, 복수심이 얼마나 무섭게 확장할 수 있는지 상상이 안 됩니다. 그 한 사람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비극의 크기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대상 테러집단이 자기 애인을 살해한 놈들과 관련이 있다면 임무도 중요하지만 그 속에는 분노가 섞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특수공작원의 임무 수행에는 감정이 껴들면 자칫 실수하기 쉽습니다. 흔련관도 강조하 것이 있습니다. ‘이성은 지배하고, 감정은 배제하라!’ 그러나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고 대처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유능한 특수요원으로서의 실력뿐만 아니라 그만한 성품과 자질을 지녀야 합니다. 액션 스릴도 재미있지만 바로 미치의 임무 수행과정이 부각됩니다. 자신의 분노를 다스릴 수 있는 자가 참 실력자입니다. 영화 ‘어쌔신 - 더 비기닝’(American Assassin)을 보았습니다. 2017년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