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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에 넷상에 ‘영국 왕 리처드 3세 DNA분석과 윈저왕가 정통성 논란 기사’라는 제목으로 관련 기사가 일제히 뜨더군요. 참으로 DNA는 대단합니다. 위대합니다~~~!!!
역사와 DNA 앞에는 거짓이 없다는 것을 다시 증명하는군요.
요즘 게시판에 ‘삶의 길’ 때문에 ‘뻐꾸기 논란’이 워낙 심해서 한 번 거론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죠. 물론 이미 리처드 3세 문제는 관련 학계에 논문이 발표된 이후인지라 이 논문을 읽으신 분이라면 내막을 자세히 아실 겁니다. 아무래도 역설사가 여기서 착안한 것은... 돈이 된다고 생각한건지 아님 워낙 그러한 일이 많을 것을 예상하고 그런 건지...
영국사에서 가장 치열했던 장미전쟁의 최종 결말(?)을 21세기에 와서 DNA가 해결하는군요. 아무튼 에드워드 3세가 남긴 왕관은 또 다른 정통성 시비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에드워드 3세라고 하니 갑자기 떠오르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Braveheart, 1995)’에서 묘사된 ‘에드워드 3세는 아마도 에드워드 2세 아들이 아니고 주인공의 자식일 것이다’라는 나름의 주장 말입니다. 아무튼 이런 묘한 스토리가 연관됩니다. 물론 윌리엄 월레스가 주연이었더라는 점만은 별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미 영화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옛날에는 이런 일이 흔했던 모양입니다. 참고로 ‘크킹이 그냥 크킹이 아니다’라는 점을 이 영화가 재인식시켜주는 것 같네요.
아무튼 이 리처드3세와 관련하여 현재 영국왕실의 정통성 시비가 붙는 것은 같은데 장미의 결합으로 튜더 왕조가 나왔으니 어느 한쪽이라도 후손이면 될 듯하지만 이러다가 모조리 DNA 조사가 들어가면 재미있겠네요. 참고로 유럽에는 윌리엄1세 즉 노르망디가문의 후손이 수 백 만 명보다 더 될 거라고 하더군요. 여기서 말하는 후손이란 아들과 딸 후손 모두를 뜻합니다. 우리 나라도 조선 태조 이성계의 후손이 수 백 만 명이 될거라고 합니다. 물론 저는 이씨가 아니지만 ‘전주 이씨’ 가문에서 시집오신 몇 명의 할머니들 덕분에 태조와 여러모로 연관은 되겠죠.
여담이지만 제가 예전에 집안 족보를 보다가 이씨 집안에서 오신 12대조 할머니 족보를 한번 추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12대조부의 장인 성함을 조선왕조실록에서 찾아서 선원록을 뒤졌더니 그 할머니는 ‘덕흥대원군파’이시더군요. 다행하게도 선조의 친형님 후손이 되더군요. 제가 역사 공부한 이래 선조를 워낙 극혐 하는터라... 이에 덕흥군이 중종의 아들인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어요. 참으로 웃긴 이야기 같지만... 그 DNA조차 물려받기 싫다는게...
혹여 모르겠습니다. 족보에 의하면 12대조모님 외에도 9대조모 및 7대조모님도 ‘전주 이씨’던데 설마 선조의 후손들이실까요...? 인조도 안됩니다!!! 절대로~~~ 선조 이전에 갈라져 나간 분의 후손이길 고대하면서... 아무튼 너무 상세히 알게 되면 혼자서 몸서리 칠껍니다... 정말 혼자서... 아는 만큼 보인다고... 아무튼 이런 식으로 족보를 캐다보면 현재 한국인 중 허다한 수가 태조 이성계랑 연결됩니다. 벗어나려고 해도 힘들죠. 워낙 ‘전주 이씨’가 많아서시리...
유럽에도 이런 식으로 노르망디가 가문의 후손들이 허다합니다. 적자나 서자를 합친 후손들말입니다. 중세의 왕들 대부분은 서자가 다 존재했습니다. 없는 사람이 이상할 정도로... 혹여 은혜롭게 작위를 받은 사람도 있지만 대우 받지 못한 사람이 더 많은 터라... 그 후손들 아마도 DNA가 확실히 증명은 하겠지만 수 백만 아니 수 천 만일 가능성도 있을 듯해요. 예전에 중앙아시아에 칭기즈칸 후손이 수 천 만이라는 보고서도 읽은 적이 있어요. 남자만으로도 저 정도인데 여성 후손까지 뒤져본다면 가히 장난이 아닐 듯...
이번에 리처드 3세의 DNA도 족보가 잘 남아있는 후손들을 대상으로 샘플 채취 해 조사한 결과치를 얻었다고 하더군요. 특히 여성의 미토콘드리아는 정말... 최고의 유전 정보를 가지고 있죠. 리처드에겐 2명의 누나가 있어 그녀들의 후손들이 현재까지 내려오고 있는데 그 중 확실하다고 알려진 여성 후손들을 모셔다 조사해보니 99% 이상 일치하더라고 하더군요. 더구나 리처드 3세의 모계 DNA 형태는 매우 희귀한 것으로 수천 명의 유럽인들의 DNA 데이터베이스 가운데서도 독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정말 속일 수가 없죠.
저번에 가족법을 개정 하기 앞서서 공청회가 열렸을 때... 성씨 문제가 핫이슈였는데 흥미롭지만... 부계보단 모계가 더 확실히 전해지기 때문에 부계에 의한 성을 이어받는 것은 어쩌면 전승의 오류가 더 많이 날 확률이 높다는 생물학자의 증언도 있었습니다. 또한 다른 유전학 연구에 의하면 모계로 이어지는 미토콘드리아는 여성의 특성상 장소의 이동이 많지 하지 않기 때문에 유전학 연구하기에 좋은 샘플이기도 하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게임할 때 여성으로 플레이 하시는 분 이해도 됩니다. 확실한 계승이니까요....
현재 알려져 있는 리처드 3세의 초상화 2점...
비슷하긴 하네요...
각설하고...
2014년 ‘네이처지’에 게재된 논문의 일부를 어디서 카피해 왔습니다.
한번 소개합니다. 다소 오역이 보이더라도 양해 구합니다.
Richard III's Y-DNA reveals a cuckoo in the royal nest
리처드 3세의 Y-DNA는 왕실의 둥지에 뻐꾸기가 있었음을 밝혔다.
The long-awaited analysis of Richard III's Y-DNA has thrown up an unexpected issue with the royal male in the Kingdom of England.
오랫동안 기다려온 리처드 3세의 Y-DNA 분석이 영국 왕실의 남자 왕위 계승에서 뜻하지 않은 문제를 던졌다.
It isn't continuous. An adulterous affair, known in the genealogy business as a 'false-paternity event', broke the paternal chain. Four modern-day male Beaufort descendants of Edward III (Richard III's great-great grandfather) were found to belong to Y-haplogroup R1b-U152. Richard III belonged to haplogroup G-P287.
그것은 연속성이 없기 때문이다. 간통사건, 유전학계에서 '가짜-아빠 이벤트'라고 불리는 일이 아버지-아들 사이의 유전적 계승 관계에서 일어났다. 오늘날 4명의 보퍼트 가문의 남자들은 리처드 3세의 고조부인 에드워드 3세의 직계 후손인데, 이들은 모두 Y-haplogroup에서 R1b-U152였는데 리처드 3세는 G-P287였다.
R1b is common throughout western Europe, with R1b-U152 having frequency hotspots in France and southern England. Haplogourp G has a wide distribution throughout Europe and Asia, but is most found most frequently today in the Caucasus region by the Black Sea. It is rare in British Isles, apart from a curiously high pocket of concentration in Wales.
R1b는 서유럽에서 흔하며, 그 가운데 R1b-U152는 프랑스와 남서부 잉글랜드에서 높은 비율을 가지고 있다. 하플로그룹 G는 유럽과 아시아에 널리 분포하는데, 오늘날 가장 밀도 높게 관찰되는 지역은 흑해에 접한 코카서스 지역이다. 영국 섬들에서는 사실 드문데, 흥미롭게도 웨일즈에서만 꽤 집중되어 있다.
It's not clear where in the royal family tree the 'indiscretion' happened, but if it falsifies the paternity of Edward III's son John of Gaunt (1340-1399), or his grandson Henry IV (1366-1413), then it supplants the royal blood of some of England's most notable kings, including the Tudor dynasty.
왕실의 가계도 어느 부분에서 간통이 벌어졌는지 모르겠으나, 만약에 부계 유전자 전달을 뒤흔드는 간통 사건이 에드워드 3세의 아들인 곤트의 존(1340-1399)나 또는 손자인 헨리 4세(1366-1413)한테서 일어났다면, 그 바뀐 혈통이 튜더 왕조를 포함한 잉글랜드의 유명한 대다수의 왕들이 이에 포함되게 된다.
The truth will never be known without digging up more dead kings, something that the current Queen is dead against.
진실은 죽은 왕들의 유골을 모조리 파헤쳐 내는게 아닌 이상 그것을 금상 여왕 폐하가 반대하고 있는 한 절대 밝혀지지 않을 것이다.
The DNA analysis also revealed another interesting snippet about Richard III. He was most likely a blue-eyed blond. His blond hair in childhood may have darkened into adulthood, meaning that the earliest known portrait of Richard, which hangs in the Society of Antiquities in London, is probably the closest representation of the King. There are no surviving contemporary portraits of Richard - the portrait in the Society of Antiquities was painted around 1520, 35 years after his death, but is thought to be based on a lost original.
DNA 분석은 또한 리처드 3세에 대한 흥미로운 정보를 제공한다. 그는 높은 확률로 금발벽안이었다. 그는 어렸을 때 금발이었으나, 나이가 들어 검어졌는데, 아마도 런던의 고고학회에 걸려있는 리처드의 가장 초기 초상화가 왕에 대한 가장 근사한 묘사일 것으로 보인다. 리처드에 대한 동시대의 초상화는 현재 없으며 고고학회에 걸려있는 초상화는 1520년 즉 그가 죽은지 35년 후에 제작된 것으로, 아마도 오늘날에는 분실된 원본을 바탕으로 그려진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덤으로 리처드 3세 조상들 계보입니다. 우리나라에도 '팔고조도'라고 해서 족보 내에 작성되곤 하지요. 물론 좋은 가문만...
외국에서도 똑같이 작성되고 있더군요. 잘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럼 어느 대에서 뻐꾸기가 잠입했을까요? 부계로 따진다면...
에드워드 3세 -> 에드먼드 -> 리처드 -> 리처드 -> 리처드 3세로 내려오네요.
저의 사견으로는 어머니 세실리 네빌은 아니었을 겁니다. 역사서에 의하면 무지 고고한 귀족 여성으로 알려져 있어서요.
자존심 강하기로 유명한데... 그럼 앤 모티머? 흠... 아님 카스틸라공주 이사벨? 아~ 그럼 에노의 필리파?
만일 필리파가 된다면... 정말 왕가 계보는 난리날껍니다. 플랜타지네트 가문이랑 연결고리가 단절되니...
아무튼 3명의 여성에게 눈이 쏠릴 껍니다... 유전학자들은 궁금증에 목마르겠군요. ㅋㅋㅋ (샘플 얻고 싶어서)
영국은 너무나도 놀라울만큼 족보학이 발달된 나라입니다. 관련 연구 서적도 엄청 많이 출간되었거든요.
유럽은 어떤 곳보다 족보학이 거대하고 독자적인 학문 분야로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연구자가 엄청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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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헛 저도 덕흥대원군파인데..
크킹의 문제는 뻐꾸기가 너무 많고 쉽게 아해가 잉태된다는 것이지요. 특히 유혹의 거장을 라이벌로 두면 아내를 맞이하는 족족 건드립니다. 아내를 4명 거느리는 이슬람의 경우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1달 동안 6명의 아내가 NTR되어 갈아치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뻐꾸기는 상관없다.. 다만 나한태 걸리지만 마라.
나폴레옹 3세도 뻐꾸기고 프란츠 요제프 2세황제도 뻐꾸기입니다
프란츠 요제프가 오스트리아 말고도 있었나요? 거긴 1세 뿐이라 아닐테고
@칼로얀 아실수여 맞습니다. 우리가아는 시시황후의 남편되주는양반이죠. 이황제는 하플로가 슈테판 로트링겐과 다릅니다. 뻐꾸기죠
@대륙 오오 혹시 관련 기사가 나왔나요? 신기해서 구글링을 해봐도 막시밀리안 2세에 대한 추문 말고는 별다른 얘기가 없어서요. 전대의 언젠가 바뀌었다는 건가요?
@통장 염색체로 따지면 나폴레옹 1세는 코르시카-샤르데냐에 흔하디 흔한 E1b1b로 히틀러와 같은 하플로입니다.
E1b1b야 에티오피아와 베르베르에 젤 많다고 하나, 지중해 원주민인만큼 이상할 것은 없죠. 그런데 나폴레옹 3세는 I2a2입니다 이건 아버지가 다르다는소리거든요. 실제로 나폴레옹 3세 당시에도 말들이많았습니다. 왜냐면. 나폴레옹 집안사람들 남겨진초상화나 사진만봐도 비슷무리하게 생겼거든요. 그런데 나폴레옹3세는.. 샤를 조제프라는 어머니인 오르탕스와 불륜관계였던 사람과 매우닮았습니다... 그리고 물어보신 프란츠 요제프만해도 선조인 프란츠 슈테판은 Y유전가 G2a
@통장 프란츠 요제프는 J2입니다.. 어머니인 조피대공비가 바람난게 아니였다면. 아마 프란츠 요제프와 프란츠 1세 사이 가보에서 뻐꾸기가 둥지를 튼것이지요
@통장 http://www.eupedia.com/forum/threads/29432-Napoleon-III-was-not-related-by-blood-to-Napoleon-I-and-may-be-Talleyrand-s-grandson
@대륙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미 부계계열 합스부르크는 사라졌다지만 모계도 뻐꾸기로 바뀌다니..
@한우갈비 진지하게 답하면 황가는 황가입니다. 카를 2세가 황제를 했으니까요(..)
@통장 http://www.geni.com/projects/Habsburg-Family-DNA-Project/3775
@대륙 여길보시면 로렌-합스부르크는 G2A인데. 프란츠 요제프는 J2.... ??? 결국 마리아 테레지아부터 프란츠 요제프 사이에서 바뀐것이라는 소리죠
@한우갈비 아뇨 프란츠 1세 이후 다시 아버지의 피를 통해 합스부르크로트링겐이 이어졌으니 프란츠 요제프와 슈테판이 다르단건 마리아 테레지아의 합스부르크도 뻐꾸기 당했다는 말이 되죠. 테레지아 이후 합스부르크로 시집온 영애가 불륜을 저지른거니.
@칼로얀 조피대공비가 불륜이 의심되나 조피대공비도 아니고. 사실상 프란츠 1세 항렬부터 문제가....
그리고 비잔티움에서도 뻐꾸기가 있는데. 레오6세와 알렉산드로 두 황제가 모두 바실리우스 1세의 혈통이 아니고. 그전대인 미카엘 3세란것인데. 여기서 레오 6세는 아버지인 바실리우스 1세가 매우 미워한것으로 볼때. 그리고 당시 레오 6세가 미카엘 3세의 아들이였단 소리가 파다했다고 합니다. 사실상 마케도니아 왕조도 뻐꾸기 당한거나 다름없죠
매우 미워한 수준을 넘어 요샛말로 거의 극혐 수준이었다죠. 그렇게 보자면 이후 마케도니아 왕조는 사실상 아모리오스의 연장이나 마찬가지...
이 재밌는 글이 왜 크킹게에...는 조금 알것도 같지만
사생아의 길...
재미있는 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뻐꾸기를 멀리하고 여성상속을 가까이하는 게 옳습니다. 미토콘드리아가 닮았쿠나!
ㅋ 가문에 집착하는게 조금 웃기네요 현재에 들어서 큰 의미가 있나요>
전 좀 고루해서 아직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거기다 영국이나 유럽에서 저 난리치는거보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꽤나 있는 듯 한데
이상하게 우리나라는 근본 짧은 미국애들 물이 들어서 그런가... 전통이고 가문이고 그런거 따지면 고루하고 꼰대라고 생각하는 천박한 경향이 많이 심해진듯... 유럽쪽은 아직도 왕족과 귀족이 존재하고, 가문 엄청 따집니다. 상속 바라보고 결혼하는 예전 같지는 않지만 혼인도 함부로 안하구요. 아직도 그들은 자신들의 지위에 맞게 사회에 공헌해야하며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해야한다고 교육받고 자랍니다. 꼭 귀족이 아니더라도 일반인들도 자신의 나라의 역사와 왕가에 대한 관심이 많구요.
근본이 짧다고 말했지만, 미국도 2~300여년 밖에 안되는 그 짧은 역사에서도 전통을 찾아서 이어나가려고 하고 자신들의 조상들을 존경하고 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