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윤 정부가 야기한 의료대란은 이제 수습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 가고 있다
윤 정부가 야기한 의료대란은 이제 수습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 가고 있다. 그럼에도 윤석열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부러질망정 굽히지는 않겠다는 식이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해온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지면 대혼란이 일어나고, 정권은 심각한 상황에 처하겠지만 본인은 그것도 괜찮은가 보다. 그러니 대책이 없다. 의료대란 외에도 인사 난맥상을 위시한 정부 권력의 남용은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이니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다.
탄핵이 아니면 ‘실패한 대통령’(Failed President)을 임기 도중에 교체할 수 없는 것이 대통령제의 근본적인 문제이다. 우리 헌법은 국회의원 300명 중 2/3 이상이 찬성해야 대통령을 탄핵 소추할 수 있고 그러면 헌법재판소는 재적 2/3로 탄핵을 가결할 수 있다. 2/3라는 넘기 어려운 장애물을 두 번 넘어야 비로소 탄핵이 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박근혜가 그런 절차를 거쳐 파면되고 말았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당시 새누리당 의원 수십 명이 탄핵에 동조해서 가능했다. 국회가 2/3를 훌쩍 넘는 압도적 표결로 탄핵을 결의하면 헌법재판소도 그것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고, 그래서 탄핵이 이루어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
의원들이 탄핵에 동조한다는 것은 그 후에 대한 대안을 자신들이 갖고 있다고 생각해서이다. 당시 새누리당에서 이탈한 의원들은 절반 정도의 의원이 동조할 줄 알았으나 그렇게 되지 않았다. 그들은 반기문을 대선 후보로 생각했고, 야권은 안철수와 문재인으로 분열되어서 승산이 있다고 보았으나 반기문은 새누리당과 김무성-유승민 신당(바른정당) 사이에서 왔다갔다하다가 우습게 끝나고 말았다.
이런 학습효과가 있는데다, 지금은 김무성, 유승민 같은 리더도 없기 때문에 국민의힘 일각이 세력을 이루어서 이탈한 후 탄핵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희박하지 않은가 한다. 당 대표 급으로서 박근혜 탄핵을 처음 주장한 사람은 국민의당의 안철수였다. 그리고 나서 민주당 의원들이 탄핵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안철수는 지금 국민의힘 국회의원으로 정치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으로 탄핵에 동조했던 김무성과 유승민이 야인이 된 것과는 비교가 된다.
의원 10명 정도가 각기 이탈해서 야권으로 넘어가는 경우는 이론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그럴 가능성도 희박해 보인다.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들은 정치를 그만둔다고 생각해야만 할 것인데, 그런 인물은 한 명도 없다. 집권당이 스스로 와해해서 정계 개편의 단초를 만드는 경우는 가능하지만, 그것은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나 가능하고, 다음 총선은 2028년에야 있으니 무의미한 이야기이다. 결국 이런 난장판 정국을 제도적 절차로 해소할 방안이 없다는 것인데, 정말 이러다간 더 큰 일이 생기지는 않을지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