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의 어느 날, 부천인천작가들 모임(보고싶은 동시, 보고싶은 동화- 줄여서 보동보동)을 인천대공원 숲에서 가졌어요.
숲을 걸으며 벛꽃을 보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동안 읽은 좋은 책 한권씩을 추천하자고 했지요.(제가)
그때 심상우 작가가 경탄하며 추천해준 책입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책을 주문했고 떨리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요.
이 책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책을 고안하고 지켜낸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적고 있습니다. 책은 지금껏 무수한 파괴에 맞서며 자리를 지켜왔지요. 화재로부터, 홍수로부터, 분서갱유로부터, 검열로부터.
러시아의 시인 안나 아흐마토바의 열한 명의 친구들은 작가에게 생길지 모르는 불행에 대비해 작가가 쓰고 있던 『레퀴엠』을 모두 암기해두었지요.
책을 읽다보면 책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애썼는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책은 이곳저곳 날개 달린 듯 퍼져나갔고요. 그리스어 텍스트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란에서까지 발견되며 교육과 문화의 기회가 전파되었음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 책의 저자 바예호는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이런 멋진 책을 써서 우리에게 읽을 수 있는 영광을 주었으니까요. 책 내용이 너무 방대해서 목차를 옮겨올 수 밖에 없었어요.
지식과 사상과 이야기를 지켜냄으로써 우리가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게 해주었음을, 정신적 영토의 경계를 확장해준 분들께 고마움을 표시하며.....
목차 외에 여행기 중 일부를 발췌해 붙인 것은 제가 그 당시 얼마나 도서관에 열중하고 있었는지 보여주고 싶어서...여행기 중에서 일부를 복사해 붙였습니다. 여행기를 보고 싶으신 분은 '다른나라여행'에서 터키를 검색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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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1부 미래를 상상한 그리스
즐거움과 책의 도시
온 세상도 그에겐 충분하지 않았다
마케도니아 친구
심연의 칼날 위의 균형: 알렉산드리아 도서관과 박물관
불과 통로의 역사
책의 피부
탐정의 작업
수수께끼이자 낙조로서의 호메로스
잃어버린 구전의 세계: 소리의 융단
알파벳의 평온한 혁명
안갯속에서 나온 목소리들
그림자 읽기
반역적인 말의 성과
최초의 책
움직이는 도서관
문화라는 종교
경이로운 기억을 지닌 자와 아방가르드 여성들
이야기를 엮는 여인들
나의 역사는 다른 사람이 이야기한다
웃음의 드라마와 상실에 대한 우리의 빚
말과 맺은 열정적인 관계
책의 독, 그 연약함
세 번에 걸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파괴
구명정과 검은 나비
우린 그렇게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2부 로마의 길
악명의 도시
패배의 문학
보이지 않는 노예제의 문턱
태초에 나무가 있었다
가난한 작가와 부자 독자
젊은 종족
서적상, 위험한 직업
페이지 책의 성공
물의 궁전에 있는 공공도서관
두 명의 히스패닉: 첫 번째 팬과 성숙한 작가
헤르쿨라네움: 보존하는 파괴
검열에 대항한 오비디우스
달콤한 관성
책 속으로의 여행, 그리고 책의 이름 짓기
고전이란 무엇인가?
정전: 갈대의 이야기
파편화된 여성의 목소리들
영원하다고 믿는 것의 일시성
기억하라
에필로그: 망각된 자들과 무명작가의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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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중서부 일주기(13) - 고대 유적지 에베소 & 셀수스 도서관
에베소.... 에페소라고도 하고 에페수스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기원전 1500년~ 1000년 사이에 세워진 도시입니다.
이곳 에베소는 로마 시대 도시 형태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그리스 이오니아 인이 도리아 인을 피해 이곳 터키로 왔다고 하는데....
전설에 의하면 아테네 왕자 안드로클로스의 지휘 하에 그리스의 이주민들이 아나톨리아에 처음 정착하게 되었는데, 그 때 왕자는 현인들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우리의 새 도시가 어디에 세워질 것인가?" 그러자 현인들이 신탁을 받아 대답을 했다죠. "야생 멧돼지 한 마리와 물고기 한 마리가 새 도시로 이끌어 줄 것이다." 라고....
어느날, 야외에서 안드로클로스가 생선을 굽던 중이었는데 그 중 한 마리가 팬에서 미끄러져 가까운 숲속으로 떨어졌고 이와 함께 튄 불똥이 숲에 번지고.... 그때 사나운 멧돼지 한 마리가 불을 피해 뛰쳐나왔습니다. 예언자들의 말을 기억한 안드로클로스는 도망치는 멧돼지를 쫓아 죽이고 바로 그 자리에 그들의 새 도시를 세웠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들의 도시 에베소는 키메르인에 의해 아르테미스 신전을 포함하여 완전히 파괴되었고, 이후 이곳은 그리스 참주들에 의해 다스려졌다고 합니다.
무너진 모습을 보니, 이곳이 얼마나 큰 도시였는지 짐작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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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셀수스 도서관...
에베소의 상징, 가장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에베소 유적 가운데 가장 훌륭한 것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는 말이
정말로 맞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입니다.
이 도서관은 서기 135년 아퀼라가 자신의 아버지, 셀수스 폴레마이나누스를 기리기 위해 지었답니다. 그의 아버지는 아시아 지역의 통치였고요.
도서관의 정면에는 네 명의 여인 석상이 있습니다.
각각 지혜, 덕성, 학문, 지식을 상징하고 있지요.
첫 번째 여인....
네 여인의 석상 앞에서 기념으로 찰칵!
정말 웅장하고 멋집니다.
내부 중앙 지하에는 셀수스의 무덤이 있습니다.
도서관 터에 남겨져 있는 비문에 의하면,
이 도서관을 지으라고 명한 아퀼라는 이 건축물이 완성되기 전에 숨을 거두었고
그의 후계자에 의해 건축이 계속되었다고 합니다.
숨은 거뒀지만,
아퀼라(Aquila)는 도서관에 소장될 서적 구입비로 2만 5천 디나르를 남겨두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