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을에 문화유적을 찾는다.
미래를 알려면 지나간 일을 살피라 했고, 역사는 현재의 거울이라 했다. 역사를 들여다보면 사람들은 사후(死後)에 무엇인가 남기고자 했다. 고대의 왕들은 산더미 같은 무덤과 비석을 남겼고, 선비들은 삶의 흔적인 서예, 그림, 시, 산문, 등 문집을 남겼으나, 후손들이 보존을 못 해 훼손과 망실이 많다.
대구의 문화유산인 달성, 본리에 ‘남평’문 씨 세거지에 갔었다. 고려 말, 원(元)나라에서 목화씨를 가져온 ‘문익점’ 선생의 18대손 ‘문경호’가 1840년 전후에 이곳에 터를 잡았다. 조선 시대 후기의 전통가옥 아홉 채와 정자 두 채를 포함, 기와집이 70여 채, 2백50칸, 전부가 민속 문화재 3호로 지정되었다.
문중에서 관리를 잘하여 문화유산 탐방 코스로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다. 근년에 문중에서 5,000m²의 부지를 제공하여 경주의 안압지를 참고하여 만든 ‘인흥원’이라는 연못이 마을의 운치를 더한다.
봄에 영덕군 영해면의 ‘괴시’마을, 목은(牧隱) 이색(李穡) 선생(1328-1396)의 출생지이자 ‘영양’남씨 종택(민속자료 75호)과 전통한옥 30여 호가 밀집되어 있어 조상들의 생활과 멋을 엿볼 수 있는 전통 문화마을을 견학했다. 남 씨 집안 며느리들이 요기꺼리로 송편과 작설차로 객을 맞고 친절히 안내까지 한다.
국내는 대가족 중심, 성씨들의 대표적인 집성촌은 안동 하회마을, 임하 내앞(川前)마을, 경주의 양동마을, 봉화 닭실(酉谷)마을, 강원 고성의 왕곡마을, 충청의 아산 외암(外巖)마을, 등 산재되어 있다.
합천 초계, 산천이 수려하고 병풍처럼 두른 산내에 두 개면이 있어 넓고, 토질이 비옥하여 선조들은 일찍 터를 잡고 살았던 곳이다. 그래서 초계를 본관으로 둔 성씨들이 초계 정(鄭)씨, 초계 변(卞)씨, 초계 최(崔)씨, 초계 주(周) 씨, 등이 있다.
초계 정 씨는 고려 시대 학자인 ‘정배걸’이 시조다. 시조를 배향하는 옥전서원(경남문화재 201호)이 쌍책면 성산에 있다. 서원은 1799년(정조 23년) 초계지역 유림이 세웠으며 1861년과 1981년에 중수했다.
인근, 거창 위천면에 초계정씨 ‘동계 종가’(문화재 205호)가 있다. 조선 중기의 문신 ‘정온’선생이 태어난 집이다. 6대조가 500년 전에 터를 잡았다. 조선 시대의 전형적인 목조건물로 대문채, 사랑채, 안채, 아래채, 곳간 채, 사당으로 후손들이 순조 20년(1820년) 다시 짖고 정온의 신위를 모시고 있다.
종가의 유물, 국보급 자료로 ‘정사방목’이 발견되었다. 과거시험 수석인 ‘정진’은 동계 ‘정온’의 6대조가 된다. 그 외, 교지, 필 첩 등 12점이 나왔고, 거창박물관에 있다.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종가 전통음식이 14대 종부 ‘최희’(경주 최 부자의 맏딸) 여사와 15대 종부 ‘유성규’(안동 유치명의 딸), 여사를 통해 지금도 맥을 잇는다.
초계 변 씨는 성종 때 문과에 급제하고 문하시중으로 팔계군(草溪)에 봉해진 ‘변정실’이 시조다. 율곡 갑산에 묘소가 있고 봉황새가 모여드는 ‘취봉문’, 하늘과 통한다는 ‘현통루’ 사당인 ‘숭례사’가 있다.
초계 최 씨는 ‘최용궁’을 시조로 하고, 초계 주 씨는 시조 주황으로 당나라에서 한림학사를 지내고 907년(신라 효공왕 11년)에 초계에 정착했다.
향교와 서원이 행정구역마다 한 개정도 있다. 그러나 합천은 문화유산이 많다. 수려한 산과 물이 있고, 3개의 현이 합쳐서 초계향교, 합천향교, 삼가향교가 있다. 서원은 봉산의 옥계서원, 대병의 송호서원, 삼가의 용암서원, 율곡의 청계서원, 쌍책의 옥전서원, 청덕의 덕원서원 등이 있다.
다른 지자체에서 선인들이 물려준 것을 후대에 계승되고 상속될 가치를 지닌 문화적 전통인 향교와 서원을 복원하고, 자라는 청소년들의 전통문화체험을 실시하고, 심지어 출신 문인들의 문학관을 지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초계를 본관으로 둔 성씨별 시조의 묘소, 사당, 비석, 교지, 문집, 등 보존과 계승, 차원에서 후세에 물려주고, 건전한 문화와 예절, 전통가옥, 씨족의 가풍을 남기고 문화적 전통을 영원히 계승하기 바란다.
그래야 초계, 본관을 둔 성씨들과 초계가 고향인 사람들의 고향 사랑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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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합천신문은 노 고문님께서 접수하고 계시는군요.
고향은 고향사람이 지켜야 고향사랑이지요. ^^
김 회장 ! 과찬입니다.
노덕경 고문님은 합천신문 논설위원 입니까?
신문에 글을 계속 올리려면 글을 많이 쓰셔야 할 것 같습니다.
집성촌과 전통문화에 대한 논설이 마음에 와 닫습니다.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