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주변지역 아파트가 부각될 때는 값이 급등했지만 지금은 하향안정세입니다. 이젠 급매물도 서서히 나옵니다.” 2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한 중개업자는 이 지역의 아파트 시장 동향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사당동 일대 아파트 시장이 침묵에 빠졌다. 사당동은 지난 3∼4월 호가가 급등한 곳이다. 강남권에 인접해 학군 조정할 경우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한 몫 했지만 주민담합에 의한 호가 올리기가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딴판이다. 한달전 호가보다 1000만∼2000만원 낮춘 급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달전 호가보다 2000만원 싼 매물 나와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사당동 극동 아파트 33평형(17층)은 4억5000만원의 급매물이 나와 있다. 이는 부녀회등의 담합이 기승을 부리던 한달 호가보다 2000만원 가량 떨어진 것이다. 같은 평형의 4층은 이보다 500만원 싼 4억4500만원이다.
한 중개업자는 “담합으로 값이 오를 것으로 보고 매도를 보류하던 집주인들이 이달 들어 호가를 낮춰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거래는 안된다. 또 다른 중개업자는 “수요자들이 아파트값에 거품이 끼었다고 보고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계절적으로 비수기가 겹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근의 우성 2단지 35평형도 한달전 호가보다 1000만원 싼 5억2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신동아 5차 33평형도 1000만원 정도 싼 5억2000만원에 팔겠다는 매물이 있지만 거래가 끊겼다. 한 중개업자는 “매수세가 없자 자금 사정이 급한 일부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가격 오름세가 꺾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일부 20평형대도 시세 이하의 매물을 찾아볼 수 있다. 신동아 4차 24평형은 한달전 호가보다 1000만원 싼 3억1000만원에 나와 있다. 다만 중대형 쏠림현상은 여전해 40평형대 이상은 매물이 귀한 편이다.
산본,상ㆍ중동,고양 화정도 전철 밟을라
부녀회등의 중개업소의 시세 상향 조정 압력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중개업자들은 전했다. 한 중개업자는 “지난 4월만해도 일부 부녀회들이 중개업소를 찾아와 일정 이하의 가격으로 팔지 말라고 하거나 시세를 올릴 것을 요구했지만 지금은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값이 오를 만큼 오른데다(최근 석달새 평형에 따라 5000만∼1억원 가량 올랐다) 세무당국의 담합에 대한 현장 조사로 활동이 위축됐기 때문으로 중개업자들은 풀이했다. 한 중개업자는 “실제로 최근 국세청이 현장 조사를 나와 담합을 하는 단지의 부녀회 전화번호를 다 적어갔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사당동에 이어 최근 담합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산본,고양 화정 등도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사당동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며 매수 대기자들에게 과열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 것을 주문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06. 6.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