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청산이 다 내 꺼
都雲 송 영 기
창 너머 흰구름과 청산이 다 내꺼고
푸른밤 아름다운 보름달 내것인 데
예전엔 삼천리 강산 왕토는 다 님의 꺼
이따금 불어오는 맑은 바람 내것이고
졸졸졸 흘러가는 시냇물 내것인 데
끝없이 가도 끝없는 심우주는 님의 꺼
좋아서 바라보는 님의 눈빛 내것이고
날좋다 반겨하는 님의 마음 내것인데
토라져 돌아서갈 땐 그 마음은 님의 꺼
* 시작 노트 : 한가위 추석 전날 낮에 창문 열고 멀리 바라보니 무덥지만 따가운 가을 햇쌀 파란 하늘 흰구름과 짙은 검푸른 도봉산과 수락산이 아득히 아름다웠다. 서재에 앉았으니 창문틀 속에 자연 그대로의 경치가 창틀액자에 고스란히 담겨 그림이었다. 내 방안에서 앉아 늘 바라 볼수 있는 저 경치와 풍경은 내가 좋아하는 작은 집기/기물 들과 함께 오직 나만의 내것이다.
어제 밤에는 낮에 비가 한차례 뿌리고 가서 구름이 끼었으나 바람이 선선하여 옥상 마당에 나가 한참이나 왔다 갔다 걸으면서 달을
보면서 생각하였다. 사진도 찍고. 나는 사시사철 방안에서 바깥 경치를 감상하며 신선이 따로 없다고 자족한다.
내가 나만의 공간에서 바라보는 아침의 장엄한 일출 장면과 맑은 바람, 깊고 검푸른 밤하늘, 맑은 공기 밝은 햇빛 아래 행복감을 주위의 청산은 늘 내게 주며, 신선이 따로 없다. 스스로 소박한 멋과 기물과 자연 풍물을 좋아하니 늙는것도 모른다.
그리고 감흥에 시(시조 초안)를 쓰기도 한다.
예전엔 임금님의 것, 하느님의 것, 내 님의 것이지만 돌아와 지금은 이제 흰구름과 청산이 다 내 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