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의 미래를 밝힐 ‘2022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자들이 본사 편집국 앞에 모여 문인으로의 도약을 자축하고 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잠시 마스크를 벗은 당선자들의 연령대는 1998년생 20대부터 1957년생 60대까지 폭넓어 문학의 깊고 너른 품을 새삼 깨닫게 한다. 왼쪽부터 김마딘(희곡), 조은비(동화), 함윤이(소설), 이선락(시), 염선옥(평론), 배종도(시조) 당선자.
오장환 기자
예년보다 다소 적은 수의 응모작이 모였지만 본심에 올라온 작품들의 면면은 예년보다 더 다채롭고 흥미로웠다. 올해 심사의 화두는 ‘200자 원고지 30장 내외’로 지금의 어린이, 청소년의 삶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는가였다. 올해는 본심작들이 유년, 저학년 대상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연령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고사리 장마’는 스토리보다 오묘한 분위기가 승한 단편이다. 하나 결론을 어찌 해석할지 모호했고, 동화의 토속성은 자칫 성인의 취미에 갇힐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우주인’은 갓 태어난 동생에 대한 질투와 기대를 품은 아이를 솔직히 그렸는데 마지막 급반전은 아무래도 무리였다. ‘하늘은 분홍색도 어울려’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허무는 사랑스러운 이야기였지만 세련된 교훈주의, 계몽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소원 쪽지의 비밀’은 코로나 시국을 견디는 교사와 아이의 마음이 퍼즐처럼 딱 들어맞는 스토리가 절묘했다. 그러나 작품 속에 묘사된 학교의 사정은 작년의 것이고, 초등 2학년이라는 주인공의 말과 생각이 어쩐지 어른의 것 같았다.
‘사랑해’는 두 심사위원이 전혀 이견 없이 당선작으로 기꺼이 뽑은 작품이다.
어느 누가 읽더라도 ‘정말 잘 썼다’며 감탄과 웃음을 자아낼 것이다. 가벼운 사랑을 하지 않겠다며 철벽을 쳤지만 이미 마음이 설레어 버린 사춘기 소녀의 웃픈 흑역사는 읽는 이에게 철학적인 화두를 던진다.
사랑을 상품으로 만들어 소비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주인공은 어린이를 떠나 한 인간으로서 존경받을 만하다.
‘200자 원고지 30장 안팎’이란 제한 가운데 이 시대의 사랑론을 설파할 수 있었던 것은 작가의 능력인 동시에, 어쩌면 동화라서 가능한 오병이어의 기적일지 모르겠다. 아동문학의 잠재력을 새삼 일깨워 준 당선자에게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다.
저는 화가 많습니다. 빨래가 안 마를 때도, 깜빡이 없이 끼어드는 차를 만날 때도, 어제 본 것 같은데 오늘 또 여자들이 죽었더란 소식을 들을 때도 어김없이 화가 차오릅니다. 그렇게 차오른 화 때문에 저는 살았고, 가끔은 죽고 싶었습니다. 죽고 싶어지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습니다. 한글을 열고, 좀비가 잔뜩 나오는 동화를 썼습니다. 좀비는 저의 또 다른 이름이었기 때문에 위안이 되었습니다. 제 이름 석 자 ‘조은비’를 반복해서 점점 빠르게 발음해 보세요. 조은비, 조ㅁ비, 존비, 좀비….
해가 뜨면 독서 수업에 나갔습니다. 하루는 그곳에서 만난 어린이에게 물었습니다.
“소희야, 만약에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모두 죽거나 좀비가 된다면 어떨 것 같아? 그래도 살고 싶을까?”
“당연하죠. 꼭 끝까지 살아남을 거예요.”
“왜?”
소희가 심드렁하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어리잖아요. 못 해본 게 너무 많은데요.”
그날 저는 집으로 돌아와 그간 썼던 모든 이야기를 지웠습니다. 죽고 싶지 않아졌습니다. 살아서 ‘살고 싶은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쓰고 싶었습니다.
당선 소식을 듣고 엄마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걸었습니다. 받지 않습니다. 아빠는 ‘죽어서도 응원할게’라는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전화는 왜 안 받는지, 왜 하필 죽어서도 응원한다는 건지. 또 화가 납니다. 저는 여전히 화가 많습니다. 그건 두 사람을 공평히 닮은 덕분입니다. 그 사실을 확인할 때마다 제가 얼마나 지긋지긋해하면서도 안도하는지 두 사람은 모르겠지요. 계속 몰랐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화를 다스리는 방법을 알려 주신 임소희 어린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조은비 ▲1993년 경북 김천 출생 ▲단국대 문예창작과 졸업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석사 수료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103041001
첫댓글 조은비 선생님, 신춘문예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절대 적지 않은 애정으로, 치열하게 글쓰기에 임하는 모습 보여주시더니 좋은 결과 얻어 무척이나 뿌듯한 마음입니다. 동화에 대한 진지한 모습에 여러 번 감탄했습니다. 동화 제목처럼 사랑이 담긴 동화 계속해서 보여주시길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동화세상에 좋은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은비 선생님 신춘당선을 축하드려요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많이 보여주세요 🎉
은비쌤!!! 신춘문예 당선 축하드려요!! 단편반에서 선생님이랑 즐겁게 합평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 블리블리 러블리 은비쌤!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많이 써주세요. 샘 작품 읽는 즐거움을 맘껏 느끼고 싶네요! ^^
조은비 선생님~ 당선 축하드려요!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기대하겠습니다~~
조은비 선생님, 신춘 당선을 축하해요. 화를 아주 좋은 방향으로 쓰고 계시군요.ㅎ
앞으로도 작품도 기대할게요.~~
조은비 선생님, 신춘 당선 축하드립니다~!! 동화세상에 좋은 소식 들려주신 것 감사해요.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많이 보여주시길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활기차게 2022년을 열었으니, 그 기운으로 즐거운 한해 보내시길요~*^^*
은비샘~새해 기쁜 폭죽 터뜨리셨군요. 축하드려요~.
조은비 선생님, 기쁜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조은비 선생님
기쁜 소식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춘문예 당선을 축하축하드립니다^^
조은비 선생님, 축하드립니다.
기쁜 소식에 힘을 실어 신나게 글작업 하시길 빕니다
조은비 선생님. 신춘 당선을축하드립니다
축하드려요! 앞날이 더 기대되는 조은비 동화작가님^^
조은비 선생님, 신춘 당선을 축하드려요.^^ 옆에 앉아서 열심히 하는 모습 이쁘더니 요렇게 좋은 소식을 주시네요. 선생님은 좀비 아니라 제겐 '조은 비', 좋은 비 같은 샘이에요.~^^
조은비 선생님~ 신춘문예 당선 축하드립니다~~
은비샘~ 신춘 당선 축하드려요.
정신없고 떠들썩한 가운데에서도 항상 조곤조곤 말하는 모습이 떠오르네요~ 앞으로도 재미있고 멋진 동화 기대할게요^^
은비 쌤~ 신춘문예 당선을 다시 한 번 축하드려요. 우리 단3반이 제일 먼저 읽고 축하드리는 영광을 가졌더랬죠^^
당선소감 역시 울림을 주시네요. 진지하고 묵직한 시선과 은비 쌤식 유머의 넘나듦을 사랑합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쌤~ 멋진 동화 기다리겠습니다.
조은비 선생님, 당선 축하드립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조은비 선생님, 신춘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조은비 선생님, 신춘 당선 축하드립니다!!!
조은비 선생님, 당선 축하드립니다!!
조은비 선생님. 당선 축하드려요!
조은비 선생님, 신춘문예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많이 써 주세요^^
조은비 선생님, 신훈문예 당선을 축하드려요!
앞길을 응원합니다!!!
조은비 선생님, 당선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소감이 인상적이네요. 앞으로도 살고 싶은 어린이들 이야기 많이 많이 써주세요. 힘찬 발걸음 다시 한 번 응원하고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동화부터 당선소감까지 모두 흥미진진하네요~~
은비 샘, 축하합니다. 살맛나는 맛있고 멋있고 끝내주는 이야기 많이 써 주세요♡
은비 샘 같은 동기로서 자랑스럽고 기쁘네요.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앞으로 멋진 작품집도 기대합니다.
은비 샘 같은 동기로서 자랑스럽고 기쁘네요.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앞으로 멋진 작품집도 기대합니다.
신춘문예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멋집니다.
기쁘네요...우리 동화세상 후배님이라서 더 많이...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