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며칠 전 남자친구가 있어도 안 갔던 군대면회를 갔습니다.
제 대학동기가 하도 수도 없이 수신자부담 전화를 해서
힘겹다고 푸념을 해서 수업이 없는 날을 이용해서 갔다 왔죠.
일단 뭘 사가야 할지 고민이 되더군요.
또 단순히 파는 음식만 몇 가지 사가는 것보다
어느 정도는 직접 만들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만든 게 바로 샌드위치와 김밥이었습니다.
사서 먹는 것보다 재료비가 몇 배 들더군요.
하지만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불철주야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일병 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에 대한 의리를 생각해서 정성껏 만들었죠.
요리를 꽤 잘하는 친구의 도움을 바탕으로 완성한 후
집을 나와서 근처 백화점에 들렀습니다.
군인들이 좋아할 것 같은 케익이나 빵, 초콜릿,
그리고 몇 가지 음료수를 샀습니다.
그랬더니 짐이 너무 무거워서 된통 고생했습니다.
청량리역에서 버스를 탄 뒤 목적지에 내리니까
더 이상 대중교통이 운행을 하지 않는 곳에 부대가 있어서
10,000원을 선불로 내고 택시를 탔죠.
택시는 거의 5분 만에 부대에 도착되더군요. (참 저렴한 요금이죠!^^)
전 마치 어머니 같은 심정으로 면회소에 있는
군인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했죠.
그리고 음료수와 빵 하나를 내밀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네요!)
어쨌든 거의 한 시간 만에 친구가 나타났습니다.
엠피스리 없었으면 따분해서 죽었을 지도 몰라요.
친구는 저를 보더니 하도 기뻐서 방방 뛰더군요.
전 일찍 간 탓에 양지바른 곳에 자리를 맡았습니다.
짐을 천천히 풀고 있는데 그 순간 제 친구의 내무반
고참이라는 사람이 늦으막히 여자친구와 요란하게
팔짱을 끼며 나타났습니다.
그 순간 제 친구는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바로 자리를 양보하더군요.
일찍 간 수고도 아랑곳없이 저희들은 아주 좁고 추운 곳에서
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군인의 계급에 따라 달라지는 면회자의 처지!
그런데 이게 또 뭡니까!
사역을 마치고 들어가던 제 친구의 내무반 사람들이
떼거지로 몰려오더니 합석을 하는 것입니다.
저는 행여나 제 친구가 찍힐까봐 싫은 내색 하지 않은 채
마구 웃으며 먹으라고 권했죠.
저만 유일한 홍일점으로서, 준비해간 음식을 죄다 내놓았죠.
그런데 의외로 군인들이 식성이 예상보다는 적더군요.
친구의 고참들은 음식을 푸짐하게 먹더니 들어갔습니다.
전 또 친어머니처럼 정중하게 인사하며
친구의 내무반 생활이 좀 더 순탄해지기를 바랐죠.
그 시간이 오후 1시경.
남은 면회시간은 3시간.
아무리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해도 시간이 금세 가지 않더군요.
그러다 보니 조금씩 진이 빠지면서 졸음이 밀려왔습니다.
그 무렵 친구는 제 휴대전화를 빌려서
여기저기에 전화를 걸더군요.
드디어 때는 헤어질 시간.
전 무슨 종군하는 애인을 떠나보내는 비장한 여인처럼 서운함을 절감하며
미리 준비해간 전화카드와 20,000원이 들어있는 봉투를 줬죠.
나중에 친구가 울기까지 하더군요.
군대 가지 전에는 학교에서 유명한 농구선수였고
여학생들에게도 무척 인기가 많았던 그가
그렇게 초라한 모습을 하고 있으니 마음이 짠하더군요.
그래서 제법 절실하고 진지한 이별을 한 후 저는 다시 혼자가 됐습니다.
오는 길에서도 마찬가지로 택시를 탔죠.
다행히 어느 여자 분과 합석을 해서 5,000원만 냈죠.
집에 와서는 완전히 뻗었죠.
그 무렵 전화가 왔는데 친구였습니다.
카드 사줬는데도 제게는 수신자부담으로 전화하네요.
무슨 제가 갑부집 딸인 줄 아는지!
무척 고맙다는 말을 전하더군요. 그러더니 다음 주에 또 오래요.
차라리 저를 죽이지!^^
아무튼 여러분들, 여자친구들 군대에 면회 오면
얼마나 어려운지 아시고 고마워하세요.
그리고 그런 정성 어린 친구 혹은 애인
고마움 각골난망을 결초보은하세요!
제가 생활하던 부대에 고향 친구 두놈이 저와 짬밥을 1년 1년6개월 터울로 있었습니다(소속은 다 다르고..) 군대 간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알고보니 이 두놈이 같은 부대로 온겁니다 ㅎㅎ 친한친구였는데 제가 군대를 워낙 후다닥 가버린 관계로 몰랐었죠.. 주말이면 짬밥되는 제가 위병소로 가서 두놈 면회 신청을 합니다.
첫댓글 그래도 그 친구분이 님에 대한 의리는 잊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도 군에 있었을 때 온 친구들은 지금 생각해보 고맙고 은혜를 갚고 싶은걸요
저만 유일한 홍일점으로서, 준비해간 음식을 죄다 내놓았죠. 그런데 의외로 군인들이 식성이 예상보다는 적더군요. <--- 음식이 맛이 없었던게 아닐까요 ㅡ,.ㅡ;; 죄송
제가 생활하던 부대에 고향 친구 두놈이 저와 짬밥을 1년 1년6개월 터울로 있었습니다(소속은 다 다르고..) 군대 간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알고보니 이 두놈이 같은 부대로 온겁니다 ㅎㅎ 친한친구였는데 제가 군대를 워낙 후다닥 가버린 관계로 몰랐었죠.. 주말이면 짬밥되는 제가 위병소로 가서 두놈 면회 신청을 합니다.
첨엔 깜짝 이벤트로 두놈을 불렀는데 면회 올데가 없는데... (집이 셋다 마산이고 부대는 서울이었습니다) 하면서 엄청 좋아하는겁니다~ 주말마다 셋이서 짜장면 먹고 돈있으면 탕수육 시켜먹고 놀다가 들어가곤 했죠.. 제가 휴가 나가거나 일이 있어 그러지 못할땐 친구들이 정말 서운해 하더군요.. 제대하고 올떄
눈물을 글썽이던 두놈 얼굴을 아직도 잊을수가 없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셋다 제대를 하고.. 사회에서 만나 소주를 마시면서 우리는 다시한번 눈물을 흘렸습니다 ㅋㅋ 다 큰놈들이.. 그떄가 너무 생각나서 ^^;; 집이 멀고 면회 올 사람이 없는 군인들은 주말이 정말 서럽습니다
지금은 아른한 추억이 되버린 그때 일이 생각나서 몇자 적어봅니다 면회 자주 가세요~~근데 세 놈다 편부 편모라 제대할때까지 부모님 면회를 한번도 못했습니다 그게 제일 서럽더군요...
저는 면회 오는것보다...주말에 축구하는게 더 좋았는데...ㅡㅡ;;; 면회온다고하면 짜증냇던기억이...'아~!! 나 축구해얀단말야" ㅡㅡ;;;;;;
저랑 아는 친구는 학교 축구선수였던 애가 있는데, 군대축구는 싫다고 하던걸요. 규칙도 없고 시간제한도 없고... 그러더니 그 애도 고참 되니까 군대 축구를 좋아하게 되어서 웃겼어요.
우린 면회오면 아구창 맞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죄송합니다 심하게 웃었습니다 제대한지 4년이 다되가지만 그 시절이 너무 그립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