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학편
조선 후기의 학자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이
아동의 한자 학습을 위하여 엮은 교재로,
상하 2권으로 나누어 각각 1,000자의 한자를 수록하여 도합 2,000자로 이루어져 있다.
정약용은 당시 대표적인 한자 학습서인 『천자문』이 중국인의 저술이어서
우리의 현실과 맞지 않고,
그 내용과 체계가 한자 초학자들에게는 너무 어렵다는 점을 알고,
우리나라 초학자들을 위해 이 책을 찬술하였다.
상권에서는 아이들이 경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명사나 자연현상 등의
한자를 담았고,
하권에서는 추상적인 명사나 형용사 등의 한자를 배치하였다.
예를 들어, 상권에서 부모·친족 등 일상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실제적인 낱말을 먼저 배치하였고,
하권에서는 성씨(姓氏)·윤서(倫序) 등 명분에 관한 낱말을 배치하였다.
그리고 상권에서는 이목구비(耳目口鼻) 등 신체부위에 관한 한자를,
하권에서는 인의예지(仁義禮智) 등의 추상적인 내용의 한자를 배치하였다.
그리고 한자들을 상대적인 형식을 취해 배열하여 양편의 뜻이 서로 통하게 되는
이치를 깨닫게 하여서, 아이들의 인지능력을 극대화하고자 하였다.
즉, 천지·부모·군신·부부·남녀와 같이 두 개의 문자를 하나로 묶어서,
맹목적인 암기를 넘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모하였다.
그리고 한자의 구성원리에 입각하여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인지학습을 가능하도록 하였는데, 나무목변(木), 초두변(艸), 벼화변(禾) 등을 각각 편방(編旁)으로 하여
학습의 유추와 발전을 기하려고 하였다.
이 책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정약용이 지은 것을,
의학자이자 국어학자인 지석영(池錫永, 1855∼1935)이 영어·일본어·중국어 등을 추가하여 1908년에 새롭게 편찬한 것이다.
여기서는 원본과는 달리 1행을 추가하여,
1면 4구 완성형의 글을 볼 수 있도록 새로 편집하여서, 독자들의 편의를 도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