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주말여행법 weekend
trip 11_천안 원도심
청년 예술 꽃피는 천안 옛 도심 여행
Cheonan
한국관광공사 청사초롱 2018. 2 vol. 489
edit 박은경 write 이병학(한겨레신문 ESC팀 선임기자) photograph 이병학, 천안시청
빈 가게 즐비하던 문화동, 대흥동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청년 상인과 예술가들이 돌아와 재기 발랄한 점포를 여는가 하면,
낡은 건물은 색색의 예술 옷을 입은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됐다.
전철을 타고
골목마다 문화가 꿈틀거리는
천안의 옛 도심으로 산책에 나섰다.
Course 추천 대상_ 아날로그적 감성을 그리워하는 걷기여행자
천안역 앞 호두과자점 ⇒ 아트큐브136 ⇒ 두드림센터 ⇒
청년상인
점포들 ⇒ 흥흥발전소 ⇒ 공유캠퍼스 ⇒ 책방 허송세월



수도권에서 전철로 다녀오는 당일치기 천안 옛 도심 여행
천안역
전철 1호선 서울역에서 천안역행 전철이 20분 안팎 간격 운행, 2시간 3분 걸린다.
요금은 교통카드 사용 때 2950원.
평일 출퇴근 시간 운행 급행은 서울역에서 오전 7시 35분 출발한다. 1시간 22분 걸린다. 용산역에서는 오전 6시 4분과 9시 정각에 급행이 출발한다.
호도과자
천안, 하면 호두과자다. 천안역 동부광장과 대로(대흥로)변에 호두과자 전문점들이 몇 곳
있다. 이른바 원조집이 83년 전통의 ‘학화호두과자’다.
1934년 문
연
이래
지금까지
국산 호두를 이용해 옛날식 호두과자를 만들어 낸다.
옆에 1957년
개업한 ‘태극당’도 있다.
호두과자와 함께 여러 가지 빵도
만든다.
20개 5000원, 60개 1만5000원
아트큐브센터136
천안역 동부광장 도로 건너 문화동·대흥동 일대는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천안의 중심 거리였다.
극장들이 모여 있던 네거리 번화가는 ‘명동’으로
불렸다.
새 도심 개발로 상권이 옮겨가며 쇠락의 길을 걸었다.
원도심을 되살리려는 노력이 벌어지는 문화도시 재생의 거점이 문화동 136번지 옛 안과병원 건물에 둥지를 튼 ‘아트큐브136’이다.
1층은 주민도 여행자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찻집이자 토론장,
2층은 작은 도서관이다. 충남문화산업진흥원 천안 사무실도 2층에 있다.
이곳에 들르면 여행자들이 천안 원도심과 여행 포인트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두드림 센터
아트큐브136 바로 옆 건물.
비어 있던 옛 신문사 건물에, 청년예술가·문화콘텐츠 스타트업 기업들이 둥지를 틀었다.
전시장·공연장도 마련돼 있다.
행사가 있을 때면 누구나 들어가 관람할 수 있다.
청년 상인 점포들
원도심 골목에는 최근 2~3년 사이 문 연 ‘청년 상인’
가게가 30여 곳이나 된다.
20~30대 청년 창업자들이 운영하는 카페·식당·공방 등이다.
여행자 카페 ‘빼꼼’도 있다. 탁자 2개뿐인 작은 카페 ‘청년상인 2호점’이다.
평소 여행을 즐기는 주인이 여행자들과 국내외 정보를 주고받으며 카페를 운영한다.
옆 골목에는 꽃차를 내는 카페 ‘꽃처럼’(청년상인 1호점),
닭 발 요리 주점 ‘닭 발 장수 김철수’(청년상인 5호점)도 있다.
흥흥발전소
골목 상권이 쇠락하면서 10여 년 동안 비어 있던 4층짜리 옛 팬시점 건물을 리모델링해
2017년 청년 상인들이 입주했다.
‘흥흥발전소’는 ‘흥겹고 흥하는 천안 대흥동 발전소’란 뜻이다.
20~30대 청년들이 운영하는 패션소품점·원목공방·카페·식당 등 13개 점포가 있다.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고, 사 두면 쓸모 있는 예쁜 소품들도 살 수 있다.
공유 캠퍼스
흥흥발전소 옆에 있는 아담한 쉼터.
주민·여행자 모두 이용할 수 있다.
1층에 의자들과 탁자, 짐 보관용 캐비닛, 공용 컴퓨터·프린터 등이 갖춰져 있다.
청년 예술가들의 전시장으로도 쓰인다.
2층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유 부엌’이 있다.
주민들이 모여 수시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장소다.
아트큐브136에 연락하면 여행자도 이용이 가능하다.
책방 허송세월
구제품 거리와 중앙초등학교 뒷문 지나 길가에 자리 잡은 작은 책방이다.
천안 유일의 독립출판물 서점.
주민·대학생들이 책 읽고 토론하는 장소로 많이 쓰인다.
누구나 들어가 구경하며 ‘알찬 세월’을 누릴 수 있다.
허송세월 주인은 방문자에게 자신이 직접 쓴 작은 이름표를 만들어준다.
Other 여행이 풍성해지는 플러스 코스


중앙시장은 천안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조선시대 관아 터(현 중앙초등학교) 앞쪽이다. 남산중앙시장과 이어져 거대한 상권이 형성돼 있다.
중앙시장의 명물 간식거리들을 맛보며 일제강점기 흔적이 남아 있는 남산공원, 미나릿길 벽화골목을 거쳐 천안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해가 저물면 역전시장이 밝아온다. ‘오락(oh! 樂)야시장’이다.
이색 먹거리 매대 30개가 나타나 시장 골목을 메운다.
쪽문만두
중앙시장 상인 중에 ‘쪽문만두’
모르는 이 없다.
시장 들머리 골목의 1965년 문 연 허름한 만둣집이다. 주인은 한 번 바뀌었다.
화장실 문, 혹은 연탄창고 문을 닮은 쪽문 때문에 ‘쪽문만두’ 집이 됐다.
탁자 세 개뿐인 이 집은 무를 갈아 넣은 야채만두로 인기를 끈다. 순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매콤한 만두를 좋아하는 사람은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는 맛이다.
대를 이어 찾아오는 단골이 수두룩하다. 아침 10시 30분부터 저녁 6~7시까지,
아주머니 두 분이 쉬지 않고 만두를 만들어낸다. 찐만두·군만두 2가지. 8개 4000원.

호떡 어묵 꼬치 노점
시장의 또 다른 인기 간식이다. 대개 두 가지를 함께 판다.
남산 쪽 시장 입구의 옛날명품호떡과 원조할머니호떡 판매대가 인기다.
줄 서서 사야 한다. 빈대떡 노점도 있다. 심심찮게 방송에도 나오는 곳들이다.

남산공원
산이라기보다는 언덕에 가깝다. 중앙시장을 나와 찻길 건너서 잠시 계단 길을 오르면 남산 ‘정상’이다. 작은 산이지만 유서 깊은 장소다.
조선시대에 토지의 신과 곡식의 신에게 제사 올리던 사직단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사직단을 허물고 신사를 설치. 광복 뒤 주민들은 다시 신사를 허물어버렸다.
지금 그 자리엔 ‘용주정’ 누각이 있다. 풍수지리에 따르면 남산은 용이 지니고 있는 여의주에 해당한다.
남산 위에 흩어진 석재엔 일제 때 신사에 물품을 바친 자들의 명단을 새긴 돌도 있다.

미나릿길 벽화골목
전통·현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벽화 그림으로 장식된 복잡한 골목이다.
일부 트릭아트 그림도 있다.
이 일대는 ‘하수도 골목’으로 불리던 곳이다. 실개천을 따라 미나리가 많이 자라나 ‘미나릿길’이란 이름이 나왔다. 하천은 복개됐다.
주변에 보살집·선녀집·장군집 등 점집들이 줄을 잇는다.
오락야시장
‘오락(oh! 樂)야시장’이다.
천안역 동부광장 건너편 골목의 역전시장에서 열리는 야시장이다.
매주 수·목·금·토요일 저녁 6시부터 밤 11시까지 문을 연다.
새우버터구이·철판꼬치구이·컵족발·숯불구이닭발·계란빵·파스타 등 저렴하면서도
식욕 돋우는 즉석조리 먹거리 판매대 30개가 손님을 맞는다.
이것저것 사서 맛보다 보면 저녁밥 생각이 사라진다.
20~30대 청년 상인들답게 ‘The 괜찮아’, ‘에그머니’, ‘안녕하새우’, ‘궁뎅이 큐브스테이크’, ‘떡닭S’ 등 상호와 내건 음식 이름이 반짝거린다.
꼬치구이에 불맛을 내기 위해 펼치는 불꽃쇼도 볼거리다.
음식을 놓고 먹을 수 있는 탁자가 군데군데 마련돼 있다.
시장 골목 주변에는 병천순대·삼계탕·숯불구이 등을 내는 식당도 여러 곳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