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빠진 사이다의 활용법
김이 빠진 사이다는 뒀다가 먹기는 좀 그렇고 버리기에는 아깝다. 김이 빠졌다고 버리지 말자.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남은 사이다의 활용법을 소개한다.
◆깍두기 담글 때
유난히 깍두기가 맛있는 곳이 있다. 아삭아삭 식감이 살아있는 깍두기와 시원한 깍두기 국물만 있어도 밥 한공기는 뚝딱 비울 수 있다. 그런 마성의 맛을 내는 중심에는 바로 사이다가 있다. 깨끗하게 씻은 무우는 껍질채 깍둑썰기로 준비하고 여기에 소금과 설탕, 사이다와 소주를 넣고 절이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을 통해 맛이 없던 무우도 훨씬 달큼해지고 씹히는 맛도 좋아진다.
◆초고추장 만들 때
초고추장은 시판용 제품의 종류도 다양하지만 이왕이면 풍미가 더 살아있는 초고추장을 직접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 넉넉하게 만들어 숙성해놓으면 그 맛이 더 좋아지기 때문에 두고두고 먹기도 안성맞춤이다. 초고추장을 만들 때 고추장에 다진 마늘과 식초, 그리고 설탕 대신 사이다를 넣으면 새콤달콤한 풍미가 살아나면서 농도조절도 쉽다.
◆굳은 매니큐어 되살릴 때
매니큐어는 한번 바른 후 한동안 안 쓰기 마련이다. 뚜껑을 개봉한 후 2년 정도는 사용할 수 있지만 보관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 때는 굳어서 난감할 때가 있다. 보편화된 방법이 아세톤을 1~2방울 정도 넣어 일시적으로 매니큐어를 부드럽게 하는 것인데 금방 다시 굳고 광택 또한 떨어진다. 이때 아세톤 대신 사이다를 1~2방울 정도 넣고 잘 흔들어주면 굳었던 매니큐어가 금방 부드러워져 쉽게 바를 수 있다.
◆갈비 피물 제거할 때
갈비를 료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피물 제거 단계가 잘 이루어졌냐는 것이다. 이 단계의 성공 여부에 따라 고기 잡내가 날 수도 있고 안 날 수도 있다. 그냥 물에 담가 피물을 빼도 되지만 이 경우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린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찬물에 깨끗이 씻은 갈비에 사이다를 붓고 30분~ 1시간 정도 지나면 피물이 쉽게 빠진다. 설탕 성분이 피를 더 묽게 만들어 빨리 빠지게 만드는 원리인데 이때 30~50도 정도로 미지근한 사이다를 리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며 잡내도 제거된다.
◆ 굳은 된장 부드럽게 할 때
먹다 남겼거나 뚜껑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공기와의 접촉으로 인해 된장이 딱딱하게 굳어졌다면 괜히 애써 힘쓰지 말고 사이다를 살짝 넣어보자. 딱딱하게 굳고 뭉쳐있던 된장이 금시 부드럽게 풀어져 료리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변하게 된다. 여기에 사이다의 단맛이 살짝 더해져 된장이 맛있어진다. 부드러워진 된장을 따로 덜어 사이다를 좀 더 넣고 고추장 약간과 참깨, 참기름, 다진 마늘이나 파 등을 넣으면 쌈장이 되니 참고하자.
◆생화를 오래 보고 싶을 때
생화는 생각보다 금방 시들어 아쉬울 때가 많다. 물론 드라이플라워처럼 예쁘게 말려도 되지만 그보다 생화 그 상태를 좀 더 오래 보고 싶다면 사이다를 꽃병에 붓는 방법도 있다. 삼투압 원리를 리용한 것인데 그냥 꽃아 놓는 것보다 물을 더 잘 흡수하기 때문에 싱싱함이 좀 더 오래 유지된다. 이때 차갑게 보관한 사이다를 넣어주는 것이 포인트, 그리고 얼음 몇 조각도 함께 넣으면 꽃병의 온도가 내려가면서 줄기 끝부분이 썩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얼룩을 제거할 때
밥을 먹다가 뭔가 흘렸을 때 바로 물로 닦게 되면 지워지기는 커녕 오히려 얼룩이 더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땐 물을 바로 사용하지 말고 사이다를 리용해 옷에 묻은 얼룩을 1차 지우고 세탁기에 돌려 2차 세탁을 하면 물로 그냥 지우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게 얼룩 제거가 가능하다. 사이다 속에 포함된 끈적끈적한 당분이 옷에 묻어 있던 얼룩을 흡착하는 원리인데 시간이 너무 지난 얼룩은 지우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가능한 빨리 세척해야 한다.
◆바삭한 튀김을 원할 때
튀김 료리의 묘미는 뭐니뭐니 해도 그 바삭바삭한 식감에 있다. 튀김 반죽을 만들 때 조금만 신경 쓰면 더욱 바삭하게 만들 수 있다. 반죽을 할 때는 얼음물을 사용하는 것이 기본, 글루텐도 잘 생성되지 않지만 기름과의 온도 차이로 인해 더욱 바삭바삭하게 된다. 또 이때 차가운 온도의 사이다도 넣으면 좋다. 대신 완전 김이 빠진 사이다보다는 어느 정도 탄산이 남아 있는 사이다를 사용해야 바삭거리는 식감을 유지할 수 있다.
◆색 바랜 옷을 빨 때
짙은 색의 옷은 세탁을 반복하다 보면 색이 잘 바랜다. 이럴 때는 옷을 물과 사이다를 소량 넣은 대야에 한시간 정도 담갔다가 한번 더 헹굼 및 탈수를 하고 해빛이 바로 들지 않는 곳에서 말리면 검은색의 선명도가 어느 정도 되살아난다.
◆샹그리아 만들 때
샹그리아 만드는 방법은 정말 쉽지만 향긋한 과일과 와인이 어우러지는 깊은 향, 거기에 특별한 비주얼까지 더해져 분위기를 내는 데 있어서는 최고이다. 먹다 남은 레드 와인과 과일 몇 종류, 사이다만 있으면 손쉽게 만들 수 있다. 껍질채 넣기 때문에 과일은 깨끗이 세척한 후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열탕으로 소독한 유리병에 과일을 3분의 2 정도 담고 설탕 대신 탄산이 어느 정도 있는 사이다와 레드 와인을 넣고 랭장고에서 하루 정도 숙성하면 다음 날 맛있는 샹그리아를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