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팔공산 하늘정원, 카페우즈 ('24.5.26)

[김윤상]

이번 여행은 1박 2일 일정으로 어릴적 국민학교 친구들을 만나는 고향 나들이에 나섰다.

내 고향은 '대구광역시 군위군 부계면'이다. 작년(2023년)까지만 하더라도 '경상북도 군위군'이었건만 4년 전인 2020.7월, 대구 동구에 있는 군(K-2) 및 민간공항을 '군위/의성 지역으로 이전'한다는 전제조건으로 추진한 '군위군 대구광역시 편입'이라는 3년여 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2023.7.1일'부로 '대구광역시 군위군 시대'라는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서울에 살면서 가끔 가게되는 고향이라 그런지 고향이 경북이 아니고 대구라는게 아직은 낯설게 느껴진다.

이번 고향 나들이 여행은 조금 독특한 이벤트였다. 2개 학급 120명의 국민학교 졸업생 중 그동안 주기적인 모임을 하던 한마을 친구(10명)들이 15여 년 전, 고향 어르신들께 '효도 경로잔치'를 해드린 것이 '첫 이벤트'였다면, 이번에는 7명(-3명)으로 인원이 축소된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범위를 확대하여 예전 한마을에 살았던 옛 친구들을 초대하여 추억을 소환하자는데 뜻을 모아 들뜬 마음으로 만남을 가진 '두 번째 이벤트'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국민학교 졸업 이후 55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친구들까지 참석해서 1박 2일간 가슴 벅찬 감동의 시간들을 보냈다.

이번 여행 코스는 특별한 핫플레이스를 찾을 고민도 필요 없었다. 그냥 어릴적 추억의 장소를 찾아다니기만 하면 되니까... '1일차'는 대한수목원 - 군위 삼존석굴 - 부계국민학교 - 산성면 화본역 - 창평지를 둘러 보았으며, '2일차'는 팔공산 하늘정원(원효굴)과 카페우즈를 다녀왔다.

(2일차) 팔공산 하늘정원 - 카페 우즈(Woods)

팔공산 하늘정원

대구 군위군 부계면에 위치한 팔공산 정상 주변에 자리 잡고 있는 '하늘정원'은 6,000㎡의 넓은 공간에 다양한 쉼터를 조성해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주변에 오도암, 비로봉, 동봉, 서봉 등 팔공산 봉우리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어서 팔공산 정상 순례길의 출발지와 종착지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번 투어에서는 먼 코스로 가지 않고 하늘정원 일대를 기본으로 '청운대', '원효굴'만 보고 왔다.

한국의 대표 역사서인 삼국유사(三國遺事) 속 콘텐츠를 시각화한 조형물​

군위군에서 '삼국유사의 고장'이라고 하는 이유는 '일연 스님'(1206~1289)이 고려 충렬왕 10년(1284) 부터 입적할 때까지 5년 동안 현재의 삼국유사면(구 고로면)의 '인각사'(麟角寺)에 머물며, '삼국유사'(고조선에서 후삼국까지의 유사를 모아 편찬한 역사서)를 집필했던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서다. 효성이 지극했던 일연 스님은 어머니를 봉양하고 싶어 왕에게 인각사행을 청했으나(왕을 보필하는 국사國師였기에) 허락을 받게 된 것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였으며, 그의 나이 78세 때 개경(현 개성)에서 군위 인각사로 내려왔다. 어머니의 묘소는 인각사에서 1㎞쯤 떨어진 곳에 있었다. 위와 같은 연유로 구 '고로면'은 2021.1.1부로 고로면에서 '삼국유사면'으로 행정구역 명칭을 바꾸었다.

하늘공원의 정자​

하늘정원에는 모양이 다른 두 개의 '정자'가 수려한 자태를 뽐내며, 방문객들에게 휴식과 조망을 도와주고 있다.

저 멀리 '팔공산 서봉'이 보인다. 여러 기관의 통신 중계탑이 설치되어 있다. 아래 사진은  비로봉 방향에서 바라본 하늘정원의 '전망대'와 '군위하늘정'(정자) 등의 모습이다. 사진의 오른쪽 철조망이 쳐져있는 그 우측은 '군부대' 지역이다.

'사진촬영금지'라는 위압적 경고문에 감히 부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없었기에 벽면에 쓰여진 용기를 북돋우는 글귀를 옮겨 본다. '잘 될거야 늘 그랬던 것처럼'

카메라맨의 속성인지 아무래도 아쉬워 먼 배경의 군부대 모습을 담아 한 컷을 남겨 본다.

청운대를 가는 길목에 마치 두부모를 잘라 놓은 것 같은 아름답고, 이색적인 '바위'가 있어 눈길을 끈다.

청운대(1,122m)

'청운대'는 팔공산의 정상인 '비로봉'(1,192.3m)보다 70m 아래에 있는 암석으로된 봉우리이다. 암반에 뿌리를 내리고 자란 소나무의 끈질긴 생명력과 아름다운 자태는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청운대를 거쳐 원효굴을 찾아 나서는데, 왠 외국인이 앞서 가고 있다. 왼쪽의 바위는 가날픈 소녀가 바위에 의지하며, 두 손모아 기도하는 모습처럼 보였다.

내가 이름을 지어 붙였다. '기도하는 소녀바위'라고...

드디어 '원효굴'에 다다랐다. 청운대 절벽아래 원효대사가 득도하고, 수행했던 원효굴 앞 조그만 '데크공간'이다.

원효굴 앞 데크에서 바라본 모습으로 나무들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절경을 연출하고 있다.

동행하고 안내해 준 친구가 비좁은 원효굴에 들어가 천정에 머리까지 부딪히며 멋진 인생사진을 선물해 주었다.

카페 우즈(Woods)

정원식 카페로 자연속의 주변환경과 분위기가 잘 어울린 좋았던 곳으로 기억된다.

카페우즈가 대형 카페인 이유는 이 넓은 야외가 다 카페이기 때문이다.

카페 정원의 안쪽 끝부분에 있는 베스트 뷰 '폭포' 모습이다. 팔공산에서 발원하여 흘러온 계곡물이 위쪽의 '한보저수지'에 모였다가 흘러 내리면서 형성된 폭포의 모습이다.

예쁘게 가꿔진 카페 정원도 예쁘고, 자연뷰도 푸릇푸릇하며, 작약마져 예쁘게 피었으니...

'마로니에' 나무 밑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을 렌즈에 담아 본다.

카페 한 모퉁이에 핀 '분홍낮달맞이꽃'과 가벼운 점심을 먹으러간 칼국수집 현관의 화분이 아름답다. 붉은 색 큰 꽃을 피우고 있는 '아마릴리스'가 단연 돋보인다.

1박 2일동안 소꿉친구들과 함께 한 '추억의 고향나들이 여행'을 마무리할 시간이다. 친구들 모두 아름답게 나이먹었구나 하는 느낌이다. 고향친구들은 남녀 할 것 없이 언제 만나도 편안한 것이 특징이다. 오랫만에 만났기에 그동안 함께 하지 못한 공백이 있었음에도 1박 2일이라는 귀한 시간을 함께 하며 이런저런 모습을 보고, 개인적 대화를 하다 보니 어릴적 모습으로 완전히 동화되어 귀경하는 발걸음과 마음이 가벼웠다. 언제 또 이런 자리가 있을까만 다음 만나는 그날까지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