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자의 "진정인가요?"
* 투 싱 스완 송 (TO sing swan song)
예전에 블로그에 썼던 나의 글을 올려본다.
제목의 투싱 스완 송의 원문은 〚Furthermore, the usually mute swan was said to sing a dirge as death approached, the sweetest of all the bird-songs. (출처: USENET)〛이다.
번역을 해보면 “더욱이, 항상 벙어리인 백조는 죽음이 가까웠을 때 모든 새둘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는 뜻이다.
요즘 와서 새 사진을 자주 카메라에 담고 있다. 사진계 원로이신 한분이 고니를 촬영하러 가지 않겠냐 해서 흔쾌히 따라 나섰다. 여러번 고니 촬영을 나간 적이 있어 별 생각 없이 고니들의 움직임에 따라서 쎠터를 눌러 대었다.
내가 알기로는 고니를 백조의 호수라 부르고 있는 걸로 안다. 이 날 따 라 고니들의 움직임이 좀 달랐다.
고니들이 사람들을 피해 저수지 중앙에 잠을 자고 있었다. 요즈음 겨울 한파가 보통이 아니다. 그래서 저수지가 꽁꽁 얼어붙어 겨우 가장자리 두 군데가 타원형으로 물이 안 얼어 새들이 거기서 연밥이며 뿌리를 수중에 잠수하여 먹이를 해결하고 있었다.
잠수하여 먹이를 해결하는 장면이 무슨 수중 발레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우수운 것은 혼자 머리를 쳐 박고 잠수하다 보면 바람에 밀려 먹이 채취가 어려우니까 여러 마리의 고니들이 서로 등을 맞대고 물속으로 잠수하여 안정감 있게 먹이를 채취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 마리가 머리를 물속으로 처박고 먹이를 채취하는 것은 쉬운 포착 장면이지만 두 마리 혹은 세 마리가 같이 하는 것은 수가 많을수록 포착하기 더 어려운 장면이다. 세마리가 똑같이 머리를 물속으로 쳐 박고 동시에 다리를 물 위에 놓고 균형을 잡는 자세를 한다는 것은 더 어렵다.
저수지 중앙에 있던 고니들이 얼지 않은 물가로 올 때 착륙하는 순간에 셔터를 누르면 좋은 장면을 카메라에 담는다. 무슨 수상 스키를 타는 것처럼 박력 있고 역동적인 장면이 연출된다.
그런데 한참 이런 저런 장면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데 반대편 가장자리에 있던 고니들이 얼음위로 올라오더니 여러 마리가 지루박인가, 탱고인가 뭣인가 목을 늘여 빼고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고 있는 장면이 목격되었다.
카메라 앵글을 곧 바로 돌리고 한참을 케네바 50처럼 연사로 갈겨 대었다.군대에서 전차병으로 탱크 상판에 올라가 케네바 50을 수 없이 쏘아 봤던 터이라 원 없이 쏘아 대었다.
지루박인가, 탱고인가 춤을 추면서 목청껏 포크댄스를 하는 고니들을 보면서 오늘 좋은 장면을 카메라에 담는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진사님 한 분이 오더니 이런 장면을 처음 보는 아주 드문 장면이다고 하면서 카메라에 담았냐고 말을 건넨다.
집에 와서 카메라에 담은 사진을 리터칭 하면서 확인해보니 정말 무슨 보잉 707 비행기가 착륙하는 것 같은 수상 스키 타는 장면이 있는가 하면 먹이를 구하기 위하여 세 마리가 목을 물속에 쳐 박고 먹이를 구하는 수중 발레를 하는 장면도 있고, 물속에서 나와 여러 마리가 목청껏 노래하면서 포크댄스를 하는 장면도 있어 무척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학창 시절에 국어 선생님 한 분이 수업시간에 투 싱 스완 송이라는 말을 칠판에 적어 놓고 하는 말이 백조는 평생에 한번 딱 우는데 그 우는 것이 죽을 때 딱 한번 울고 죽는다는 것이다. 그 뜻은 무슨 일이든지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된다는 말이었다.
지금 환갑 진갑 지난 나이에 그 말이 내 뇌리에는 가끔 스쳐 지나간다. 다 잘하다가 마지막 한번 잘못하면 모든 것이 다 도루아미타불이 된다는 금언을 얻게 된 것이다.
이제 마지막 인생의 지로에 섰다고 보여 진다. 언제 갈지도 모르겠지만 남아있는 나의 인생을 재미있게 살다가야 할 것이다.유종의 미도 거두어야 할 것이다.
첫댓글 백조의 춤과 노래에
그런, 깊은 뜻이 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