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10살 때 : 덩지가 큰 사람이 제일 무서웠습니다.
나이 15살 때 : 덩지가 크고 싸움을 잘하는 사람이 제일 무서웠습니다.
나이 18살 때 : 덩지가 크고 싸움을 잘할 것 같으면서 조용한 사람이 제일 무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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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뭐라고요??”
“지난버네…오징어(2학년 주장 : 강릉 출신)가 저마(씨름부 1학년 탁구 선수)하고 함 치바따 카는데…욘니 잘친단다….우짜노?”
“헉~! 네에~?”
(오징어) “어쩝니까~ 어쩔 수 없지요. 건 그렇고…..3등이라도 꼭 해야 하는데…”
(왕주장) “오요~ 저마(축구부 1학년 탁구선수)는 쫌 치나 어떤노?”
(오징어) “저놈은 처음 보는데요……”
(왕주장) “그으래애~?......그라모….똥개야 니 3등만 해라 아라쩨?”
”네에…….”
음… 이건 말이죠. 그냥 말뿐인 게 분명합니다.
위로의 말이죠..그게 답니다.
어쨌거나 이기지 못하면 3학년에게 죽지 않더라도
2학년에게 죽는 거죠.
2학년에게 죽는 것도 모자라 동기들에게 눈총 살거고요.
그러면 나중에 주장 선정 대상에서 제외되는 거니까….
흑흑….어차피 죽는 거죠.
이런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당장 선수들을 불러 세웁니다.
몸풀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랠리를 주고 받는데 씨름부 놈이 빡빡 세게 치는 게 아닙니까?
그럴 때 마다 씨름부는 환호하고 배구부는 풀이 죽고….
제 생각에는 그냥 씨름부 놈이나 저나 몸을 풀고 있는 것인데,
주위 에서는 마치 그것을 경기로 착각한 듯 웃고 울고 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짧은 컷 서브와 되돌아 오는 공이 짧으면 보스컷,
상대가 드라이브를 걸면 롱 컷으로 대응을 하는 “수비형”이었습니다.
21 : 9 승
21 : 13 승 (두번째 세트는 점수가 확실히 기억나지 않음)
으로 완승했습니다.
배구부는 환호 했고,
연습 때 그렇게 세게 갈겼던 그 씨름부놈은 사색이 되어 돌아 갔습니다.
“야 똥개….니느 타꾸를 참 요상시리 친다아~?”
“네?”
“이상타….그냥 요래~요래~(컷 흉내)치는데도 꼼짝 모하네~?”
“긁적긁적”
“우와아~~~이라모 5천원(2등)만 이씨모 되는거 아이가~”
동시 진행으로 열린 축구부와 탁구부의 경기는 예상했던 대로
탁구부의 승리로 끝이 났고, 축구부와 씨름부의 3,4위전 경기는 씨름부가 이겨서
3위(1만원) : 씨름부, 4위(2만원) : 축구부로 결정 되었습니다.
이제 남은 건 결승전! 결승전답게 5판 3선승제로 하겠답니다. 참내….
상대 탁구부는 “대게”(경북 울진)였습니다. 준결승이 동시에 열렸던 지라
“대게” 그 놈의 실력을 알아 볼 수 없었다는 것이 좀 겁이 났습니다.
(왕주장과 오징어) “야 대따…펴니 치라~ 지도 댄다~ 지짜다~”
‘흥..그런게 어딨어? 이젠 그런 얄팍한 속임수에 속지 않을 뿐더러
일단 지면 나도 열받아..”
몸풀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역시 많이 달랐습니다. 전게임의 씨름부 놈처럼 세게 치지 않고
서로 상대방에게 똑딱 거리며 랠리를 주고 받았는데,
이 “대게”놈의 공은 좀 무거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슬쩍 치는데도 제 라켓에 맞는 느낌이 손목을 깊게 울렸습니다.
랠리 속도를 좀 더 빠르게 하자 제가 느끼기에도
마치 선수들이 연습할 때 주고 받는듯한 그런 느낌…..
(모두) “우와아~~~~~”
회자되는 말로는 마치 프로들 같았답니다. ㅎㅎㅎ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11 : 21 패(기억 모호)
21 : 17 승(기억 모호)
21 : 16 승
21 : 10 승
우홋홋홋홋~~~~~
승리 했습니다.
“대게”의 패인은 역시 저의 컷과 보스컷!
“대게”는 자신이 주무기로 삼는 드라이브를
제대로 한 번 구사해 보지도 못했다며 얼굴이 붉어 졌습니다.
탁구부의 왕주장은 오히려 덤덤하다는 표정으로 “대게”를 위로해 주었고,
저에게도 다가와서
“음..니 카트(보스 컷)가 상당이 존네~ 얼서 쫌 친나?”(혹시 중학교때 배웠냐고 묻는 겁니다.)
“아닙니다….그냥 혼자..”
“음..냉중에 내하고도 함 치자 알쩨?”
“네에..”
“탁구부 주목! 오늘 저마(똥개)가 보이준거는 “카트”다
이 카트느 절때로 우스븐기 아이다. 저기 그냥 요래~ 요래~(컷 흉내)
친다꼬 해가 우숩깨 보마 올 “대게”처럼 지는 기라”
“우리느 따키 카트를 갈차주는 사람이 읍써가꼬 안즉 생소하지만도
선수들은 참 마이 쓰는 기술이다.
아프로도 서로서로 함 씩 카트를 치보고 연습도 하고 해레이~ “
‘오호? 이 뚱보(탁구부왕주장)는 제법 주장 티가 나는데~’
저 나름대로도 참 많이 깨달았습니다.
게임을 통해 얻은 다음 몇 가지는 제게 “컷 맨”이 서로가 아주 낯이 설 경우
매우 유리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1. 연습중(몸풀기)에는 컷 ß>드라이브 식의 랠리는 잘 하지 않는다.
2. 스트록킹 연습은 상대방에게는
“자신에게 익숙한 폼으로의 접근”을 시켜주긴 하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연습 때 뿐이다.
3. 보통 스트록킹 연습 때 상대는 “컷맨이 스트록킹이 약하다”
곧 “탁구 실력이 자신보다는 낮다” 라고 오인하기 쉽고
이것은 방심을 낳는다. 오해다 쿠쿠
4. 상대방이 나의 컷에 대한 대응이 미숙해 한 번 네트에 걸리기 시작하면
게임 진행 내내 오히려 더더욱 네트에 걸린다.
머릿속에서 지우지 못하는 탓이다.
그렇게 기쁨과 환호를 나누고도 기숙사로 돌아와 소등을 하고 나서도
기분이 좋아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음….이건 순전히 나의 철저한 공부와 분석, 그리고 연습이 낳은 결과야..’
‘아무래도 컷을 좀 더 연마 해야겠어’
‘ㅎㅎㅎ 아유~~~내 쌍~~~아니 쉐이크 핸드~~~쪽쪽쪽)
하지만, 저는 이날 이후 더욱더 많은 내기에 시달렸습니다.
이른바, 배구부과 탁구부의 탁구경기로 내기!
배구부는 일단 저 “똥개” 선수 하납니다.
탁구부에서는 매회 그 당일 똥개와 대적할 선수를 정합니다.
그리곤 다른 부들의 주장들이 모여 게임을 관전하며 (돈)을 겁니다.
냐하~
으구…..공부를 그렇게 할 일이지….
아니 제가 무슨 말(馬)입니까? 서로 붙여 놓고선 지들끼리..웃고 울고….
저는 정말이지 남은 1학년 내내 실내체육관(배구부)보다
탁구장에서 산적이 더 많았답니다.
첫댓글 잼 있게 봤습니다...ㅋㅋ 근데 수비전형이신 가보죠??
그랬던 것 같아요^^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