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추념행사가 봉하마을에서 열린 까닭
[ 오마이뉴스 | 박진우 기자 ] 2023. 4. 1. 20:18
[현장] 4.3과 여순 희생자 유가족 등 참석... 고 노무현 대통령 묘소에 놓인 여러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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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노무현 대통령이 잠들어 있는 너럭바위 앞에 놓인 제주4.3의 진실을 담은 보고서와 서적들, 그리고 이를 추진한 관계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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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대통령이 잠들어 있는 봉하마을에서 처음으로 제주4·3 추념 행사가 진행됐다. 제주4·3 유가족들은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를 확정하여 제주4·3의 진실을 밝혀준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날 고 노무현 대통령이 잠들어 있는 너럭바위 앞에는 여러 권의 책이 놓여 있었다. 정란희 작가의 <무명천 할머니>, 이수진 이하진 박진우 작가의 공저 <틀낭에 진실꽃 피엄수다>, 양조훈 작가의 <4·3의 진실을 찾아서>, 제주4·3평화재단 전 이사장이 발간한 '제주4·3사건 추가 진상 조사 보고서'가 올려져 있었다. 또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김상진 민주시민교육과장)의 노력으로 개정된 우리나라 중등 역사교과서 개정판 20여 권도 함께 놓여 있었다.
제주4·3이 미소 냉전체제 구축 과정에서 미군의 승인 하에 진행되었고, 직접적인 원인은 미군정이 통치하던 시절인 1947년 3.1절 기념 행사 후 경찰의 발포로 제주민 6명의 죽음으로 항쟁의 불씨가 타올랐음을 밝히는 내용들이다.
중등 역사 교과서에는 제주민들의 행동에 대해 냉전주의적 역사관에서 벗어나 주권자로서 거부할 수 있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임에도 국가의 부당한 공권력으로 수 많은 제주민들이 희생되었고, 그 진을 밝히는 긴 역사의 과정들이 담겨 있다.
이날 제주4·3희생자와 여순10.19희생자 유가족, 대전 산내 골령골 유가족, 경산 코발트광산희생자 유가족, 10월 항쟁 유가족들이 서로의 마음을 위로하는 연대의 손을 잡았고, 제주4·3의 진실을 밝혀온 과정의 기록과 작품을 전시하는 <틀낭에 진실꽃 피엄수다>를 관람하였다. 유가족들의 연대의 장에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역임한 송기인 신부가 참석해 격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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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유가족 및 한국전쟁 전후의 민간인 희생자 유가족들과 노무현재단 관계자, 시민단체들이 마음을 모은 연대의 결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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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여순10.19항쟁 연구가이자 '여순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 소위원장이 시민을 대상으로 '제주4·3과 여순 10.19 강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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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순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 소위원장인 주철희 박사의 강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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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에서 진행된 제주4·3추념 행사는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 (사)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노무현재단 제주위원회, 보리아트연구소 등이 주최했다.
4·3의 진실을 밝히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은 2000년 1월 12일 김대중 대통령이 공포하였고, 2003년 10월 15일에는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위원장 고건 총리)를 채택하여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하였다. 이후 10월 31일 노 대통령은 제주에서 4·3유가족들과 제주도민들에게 사과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2006년 제주에서 진행된 4·3위령제에 참석하여 추도사를 했다.
2008년 제주4·3유가족들은 틀낭(산딸나무)을 봉하마을 대통령의 집에 기증하였고,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에는 4·3유가족이 전국 시민대표 14명 중 한 명으로 참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