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청양인민병원 국제진료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조세욱 교수입니다.
칭한모 게시판에 저희 센터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고 해서 내용을 확인하고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 한쪽의 이야기만 들어서는 사건의 본질을 잘 알 수 없고, 그 글을 읽고 사실에 대해 오해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사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최대한 객관적 내용 위주로 글을 쓰려고 합니다. 글을 쓰신 환자의 보호자에게도 이러한 내용을 설명 드렸지만 전혀 귀담아 듣지 않으시고 본인의 이야기만 감정적으로 올리신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환자는 11월 초에 지속되는 기침 때문에 저희 국제진료센터를 방문하였습니다.
진찰을 하고 엑스레이를 찍었으며, 엑스레이에서 특별한 이상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환자에게 폐기능 검사를 해보도록 권유하였고, 예약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들은 후 환자는 나중에 다시 와서 검사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기침 이외에 가래도 좀 있다고 하여, 환자에게 두가지 약을 일주일 치를 처방해 주었습니다.
제가 처방한 약은 암브록솔(ambroxol), 레보세티리진(levocetirizine) 이렇게 두 가지 입니다. 암브록솔은 가래가 있을 때 가래를 삭이기 위해 사용하는 약이며, 레보세티리진은 항히스타민제에 속하는 약물로 콧물 감기나 알레르기 질환의 증상완화에 주로 사용되는 약입니다.
진료시 환자가 평소에 알러지비염이 있다고 하여 레보세티리진을 처방하였습니다.
이상이 환자가 11월 초에 와서 저에게 진료를 받고 투약 받은 내용입니다.
그리고 한참 지난11월 말에 환자 보호자인 글쓴 분으로부터 전화 연락이 있었습니다.
말투와 표현이 굉장히 거칠었지만 내용을 정리하면 기침이 계속되고, 약을 먹은 뒤로 환자가 정신이 없어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진료차트를 확인하고 레보세티리진이 포함된 것을 보고 처방된 약 중 콧물약 성분이 사람에 따라 졸릴 수 있다는 설명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기침을 해서 갔는데 왜 콧물약이 처방되었느냐고 항의를 하시더군요.
지금부터 쓸 내용은 의학적인 내용이며 이것은 당시 환자의 보호자에게도 설명한 것입니다.
만성 기침은 하나의 병명이 아니라 여러 가지 질환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입니다. 기침을 한다고 무조건 기침약을 먹는 것이 아니고, 원인에 따라 치료가 달라집니다. 폐렴의 후유증으로 만성기침이 있을 수 있고, 결핵이나 천식 같은 질환도 만성 기침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끔 언론에도 나오듯이 후비루(콧물이 목뒤로 넘어가면서 기침을 유발)와 역류성 식도질환(위산이 식도로 역류하여 인후에 염증을 일으키고 기침을 유발)도 만성 기침의 비교적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계절적인 영향과 알러지비염이 있다는 환자의 병력을 고려하여 기침의 원인으로 후비루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후비루의 치료에 사용되는 레보세티리진을 처방해 주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콧물치료에 사용되는 약들(항히스타민제)은 약에 민감한 사람들의 경우 졸림, 노곤함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환자가 정신 없었던 이유는 후비루 치료를 위해 처방한 이 약이 원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앞에 글을 쓰신 분이 “인사불성”이라고 표현한 증상은 이렇게 설명이 될 것 같습니다.
암브록솔(A)은 하루에 3번 먹게 되어 있고, 레보세티리진(L)은 하루 한 번 복용하게 되어 있는데, 레보세티리진 같은 경우 앞에서 말씀 드린 졸린 부작용 때문에 대부분 저녁에 한 번 먹도록 처방을 합니다. 앞의 환자 같은 경우는 따라서 아침에 (A) 한 알, 점심에 (A) 한 알, 저녁에 (A),(L) 이렇게 두 알이 처방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약 3주 뒤, 환자가 전화로 연락을 했을 때 저는 병원에 직접 오시라고 말씀 드렸고, 오실 때 약을 한 봉지 들고 오셨습니다. 나머지 약은 다 먹고 딱 한 봉지 남았다고 했습니다. 약봉지 안에는 약이 한 알 들어 있었고, 직접 확인한 결과 그 약은 암브록솔(A) 이었습니다. 남아있던 한 봉지는 아침이나 점심 때 먹도록 처방한 약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지금은 먹어버려서 없는 다른 봉지에는 같은 약이 한알 반이 들어있었다고 하면서 제가 처방한 대로 약이 나가지 않은 것이 아니냐고 말씀하시더군요. 앞에 쓰신 글에서 약을 한 알 밖에 처방 받지 못했다고 말씀하신 것과 차이가 있습니다. 본인이 받은 약에 대해서 말하는 내용이 자꾸 바뀌시는 것 같습니다.
약 처방과 관련해서 앞에 글쓴 분과 다른 저의 생각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제가 진료 후 처방을 하면 제가 처방전을 작성해 약국에 보냅니다. 영어로 씌어진 약을 잘못 해석할까 싶어 항상 처방 앞에 저희가 가진 목록표에 있는 번호를 같이 적어서 약국에 보냅니다. 그리고 제가 처방한 내용에 이상한 점이 있다고 생각되면 항상 약사가 와서 저의 확인을 받구요.
일단 이 환자의 경우 약처방에 있어 제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여러 개의 약을 처방한 것도 아니고 단 두 가지 알약을 처방하였는데 이것이 잘못 나갔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 두 가지 약 모두 가래나 콧물 등 감기증상에 굉장히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약들로써 약사가 잘 모르는 약들이 아닙니다.
환자 보호자가 약처방에 대해 확인을 요청해서 약사를 불러 그 날 약국에 간 처방전을 확인하였고, 챠트에 기록된 내용과 차이가 없었습니다. 밑에 쓰신 글에서 약사가 "나는 모른다. 무슨 약이 나갔는지 기록도 없다" 라고 한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 날 분명히 기록을 보여드렸고, 환자가 가지고 온 약이 아침과 점심 때 먹도록 처방한 약임을 확인시켜 드렸습니다.
둘째, “인사불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셨는데 그와 같이 졸리는 증상은 저녁용으로 처방한 레보세티리진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글 쓴 분의 글을 보아서는 환자분이 제가 저녁에 먹도록 처방해 드린 레보세티리진(L)을 드신 것 같은데, 이 약을 먹고 정신이 몽롱해 지신 것에 불만이 있으신 건지, 아니면 제가 처방한 레보세티리진(L)을 약국에서 빼먹고 주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불만을 가지신 건지 확실하게 알 수 없군요.
마지막으로 인사불성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심한 약의 부작용이 의심되었다면 왜 즉시 병원으로 오시거나 연락하지 않고 거의 3주나 지나서 연락을 하셨는지 그 부분도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환자분들은 약을 먹고 부작용이 의심되는 경우 바로 연락을 주시고, 저는 증상을 듣고 그에 대한 조치를 말씀 드립니다. 글 쓴 분께서 말씀하신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났다면 즉시 문의 전화나 방문을 하는 것이 보편적이라 생각됩니다.
윗 글 서두에서 써주신 말씀에 저도 백번 동의합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 한국인들의 갑갑한 마음을 저도 잘 알고 있고, 그 분들에게 최선의 진료를 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리고 글 쓰신 분의 말처럼 저는 환자를 보는 의사로서 실수가 없어야 하고 환자를 보는데 완벽주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환자를 볼 때 최대한 그러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지난 3년 가까이 이 곳에서 근무하며 글 쓴 분의 표현처럼 “사람 잡을 짓”을 한 적이 없다고 자신하며, 저의 진료에 대한 평가는 저에게 진료를 받으신 환자분들께서 내리시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이번 일에 대해서도 저는 저의 진료가 의학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자신합니다. 저의 이 글이 사건을 좀더 객관적이고 전문적으로 보는데 도움을 주었으면 합니다.
저는 이 곳에 오기 전에도 인하대병원에서 계속 근무를 하였고, 중국센터를 떠난 후에도 인하대병원에서 계속 근무할 의사입니다. 글 쓰신 분은 의료사고 시 인하대 병원은 빠져버리는 그런 시스템 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며, 본인의 주관적인 생각을 마치 객관적인 사실처럼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글을 쓰신 분께 한가지 더 드리고 싶은 말씀은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때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성의있는 답변 잘보았습니다. 교수님의 대응을 보니 마음놓고 진료받을 수 있는 병원이 청양에도 있구나라는 든든함이 생기네요. 계속 수고해주시기 바랄게요~~
청양병원에 계시는 군요...
저도 식구들 와서 병원이 걱정이었는데...
한 걱정 절게 되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조교수님의 진료를매우의지하고있는한환자로서 원만히해결되길바랍니다.
가깝다고하지만 청양도 분명 외국으로서 한국인이 진료받을수 있는곳이 많치않은것으로 알고있습니다만 현제 외국인 진료센터가 영리적으로보면그렇케이익이 발생되기보다는 그렇치안타고 저는생각하고있습니다.체류하고있는교민끼리
저도 우리애땜에 인민병원 국제진료센터에서 처방을 받았는데 매번 친절한 상담 감사드립니다. 의사선생님의 처방에 대체적으로 만족하는 편입니다. 올 한해도 마무리 잘하시구요.
서로협조하고이해하는마음을갖을필요가있다고느낍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黔 篤 님 언어 정화하기 바랍니다. 각자의 의견은 평행선을 다릴수 있으나 글에 예의는 갖추어야 합니다. 특히 님께소는 과거에도 수차례 감정을 배제하지 못한 언어폭력을 행했던 전력이 있는 만큼 더이상 이런 형태의 감정 표현으로 물의를 일으키지 말기 바랍니다. 님의 의견도 이해당사자로서 한편으론 일리가 있다고도 느껴지지만 감정이 담긴 표현은 본질을 오해시키기도 합니다. "나데세요" "해외파견을 나갈려는 의사들이 수두룩 뻐적 합니다"등 과거보단 무척 나아졌지만 고쳐야만 합니다. 운영진으로서 말하는 것이니 고치기 바랍니다.
자세하고도 충분한 설명 잘 읽었습니다. 이 정도 상세한 내용까지 자신있게 밝히신 것을 보니, 본인의 진료와 처방과 복약지도까지 실수가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환자께서 저녁에 드시도록 한 L 이란 약때문에 졸린 현상이 심해져서 놀라고 당황하신 나머지 적극적으로 대응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왕 교민들을 위해 의료서비스를 하시기로 한 이상 환자 보호자님과 잘 상의하셔서 좋은 결과를 얻으시면 좋을 듯 합니다. 보호자분 사나이 중에 사나이인 분이니 진심이 통한다면 잘 해결되리라 생각됩니다. 항시 겸손한 태도로 친절하게 진료해 주시는 선생님이시니, 능히 잘 하시리라 믿습니다.
의사선생님 앞으로도 중국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분들을 위해 한국에 의료기술과 서비스를 위해 그리고 우리 교민들을 위해 힘써주실것을 부탁드립니다.
아이들 아플때마다 믿고 진료받을 수있는 곳이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는 한사람으로서 안타깝습니다... 언제나 친절한 모습, 아이들 배려하는 모습..늘 감사합니다.. 힘내세요
저 또한 청양에서 믿을만한 유일한 한국의사라 생각하고 아이들 아플때마다 찾는 병원입니다. 조교수님 의사이시기 전에 두 아이의 아빠로서 진료받을 때마다 가족처럼 진지하고 친절하게 진료해주시는 모습 정말 고맙고 감동되었는데... 교수님, 기도해드릴께요! 힘내세요..
저는 누구의 잘못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그냥 안타까울 뿐입니다. 말로, 글로 받는 상처도 크니까요...
저두 조세욱 선생님 믿네요..진료를 받아보신분은 아실꺼에요.. 얾마나 꼼꼼하고 친절하게 진료하시는지. 이런저런 짊문을 드려도 싫은 내색 한번 없이 잘 설명해주시는 분이세요.........빨리 오해가 풀리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