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설마님이 말씀하시는 건 '만화적이다' 보다는 '만화의 표현을 그대로 사용한다'고 하는 게 더 맞지 않을까 싶네요. 아무래도 초점을 표현 쪽으로 잡고 계신 것 같아서요. 물론 대부분의 국산 판타지들은 만화적이며 만화의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만화적인' 판타지의 경우는 국산 판타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판타지 장르가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반지의 제왕이나 나니아연대기(이쪽은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해리포터 시리즈 같은 작품들도 이야기 구조라든가 전개 방식은 꽤나 만화적이지요. 제가 지금까지 읽어본 판타지 중에 만화적이지 않은 것은 얼음과 불의 노래 밖에 없었고, 이 작품은 매우 잘 쓴 소설이지만 판타지보다는 대하 소설쪽에 훨씬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세계가 가상적인 세계고 드래곤 같은 것도 나오긴 한다는 점만 제외한다면요.
2. 반드시 소설의 이미지가 실사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사의 세계가 글로 옮겨지는 것이 더 당연한 일이라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그게 '반드시'는 아니지요.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라든가 '슬레이어즈'같은 소설도 읽어본 적이 있는데 대놓고 만화적인 이미지의 세계를 표현한 작품이지만 재미는 있었습니다. 소설 속의 이야기는 일단 재밌으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취향 문제와 관련이 있겠고요.
사족을 덧붙이자면-->사실 저는 반지의 제왕 같은 소설도 읽으면서 만화적인 이미지를 떠올렸습니다. 일본풍의 애니메이션은 아니었지만. 위의 1에서도 얘기했지만, 저는 판타지를 읽으면서 만화적인 이미지를 떠올리지 않았던 건 얼음과 불의 노래가 유일했습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현'의 경우를 이야기해보자면 설마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이 부분은 설마님과 현동님이 이미 충분히 말씀을 해주셨으니 생략할게요. 사실 두 분 보다 적절하게 이야기할 자신도 없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