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돌아온 홈.. 원정이 길어져서 그랬을까요? 오늘 히트는 극악의 경기력을 보여줍니다. 승리는 했었지만, 많은 팬들로부터 질타를 들었었던 크리스마스 데이 매치보다 더 경기력이 안나오면서 클립스와의 시즌 전적을 2패로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간단히 경기를 돌아보자면, 1쿼터는 슛고자의 기운이 클립스에게 있었습니다. CP3이 무려 7개의 필드골을 모두 놓치면서 히트는 그 반사익으로 그냥저냥 앞서나가게 됩니다.. 사실 슛만 좀 터졌다면 확 치고 나갈 수 있었던 1쿼터였지만, 겸손한 히트는 벤치대결에서 처참히 밀리면서 상대의 추격범위 안에서 1쿼터를 마칩니다(15-19). 2쿼터에는 초반에는 심기일전한 백면이와 그린이 각각 6점씩 올리면서 히트를 리딩하고, 중반에는 웨이드가 팀 멱살을 잡으며 팀을 이끕니다. 하지만 클립스 벤치- 자말 크로포드, 웨슬리 존슨, 그리고 콜 알드리치- 가 꾸준히 따라잡아주고, 거기에 CP3의 야투감이 돌아오면서 전반을 앞서기는 커녕 뒤진 채 마치게 됩니다(46-45).
3쿼터 들어 히트는 야투, 3점, FT 모두 못 넣는 와중에 야투가 살아난 레딕과 폴에 의해 10점차 이상 리드를 당하게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화사는 발목을 접질려 더 이상 출전을 못했고요(경기 결과와는 큰 상관은 없지만..). 하지만 히트는 전가의 보도인 핵어조던을 쓰면서 야금야금 점수차를 줄이지만, 앞서 언급했던 자유투도 못넣으면서 비슷하게 갈 수 있을 찬스를 놓치며 8점차 리드를 당하며 3쿼터를 끝냅니다(65-73). 4쿼터에서는 앞선 쿼터에서 1-11이라는 어마어마한 야투로 팀을 망치던 보쉬가 전천후로 활약하며 다시 멱살잡고 팀을 캐리합니다. 여기에 우드리히가 알토란처럼 야투를 넣어주고, 웨이드가 하나하나 메이드 시키면서 게임을 1포세션 게임으로 끌고 가죠.. 하지만, 자말 크로포드가 고비 때 마다 득점을 해주면서 역전의 빌미를 넘긴 클립스는 종료 4분여를 남기고 게임을 CP3이 게임을 지배하면서 경기를 매조지하며 승리를 가져갑니다.
정말 징그럽게 슈팅을 못 넣은 경기였습니다. 뭐.. 골댕이들처럼 전반에 70점을 못넣는 팀이라는 건 이미 수십년 간 알고 있던 사실이라 놀랍지 않지만.. 오늘은 선수 한 개인이 아닌 팀 모두가 슛고자임을 증명한 경기였기에 충격이 좀 있네요. 어차피 히트는 현재 선수구성과 게임 플랜 상 3점을 못넣어도 어렵고 힘들지만 이길 수 있는 시스템은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오늘처럼 야투 36%로 쏴서는 이길 경기도 걍 져버리는 겁니다. 3쿼터를 제외한다면 오늘 경기는 공격 전개도 깔끔했고 거의 박스원 혹은 2-3 지역방어처럼 수비하는 부분도 의외로 잘 공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정말 슈팅을 못 넣어서 진 게임입니다.
오늘 경기의 승부처는 4쿼터 4분여를 남긴 87-83상황이라고 봅니다. 여기서 클립스의 닥감독과 히트의 스포가 약간의 변화를 주는데요.. 일단 수비에서 닥감독은 웨이드에게 그간 붙여왔던 레딕 대신 음바무테를 마크맨으로 바꿉니다. 이에 반에 히트는 조정을 하기 전 작전타임을 쓰면서 웨이드를 넣고 '그린'을 빼는 것이 아니라 '윈슬로우'를 빼는 선택을 한 뒤 폴의 수비수를 그린으로 바꾸고요.. 그리고 공격에서 닥감독은 크로포드가 공격작업을 했던 것에서 다시 폴에게 전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전환하는 한편 스포는 드라기치 위주로 공격을 풀어갑니다. 이 조정이 있은 후 폴은 3점 2방 포함해 8점에 모두 관여하면서 경기를 지배하며 승부를 마무리지었는데요.. 물론 드라기치가 나름 반항해 보지만, CP3이 경기를 접수한 다음이었고요. 이 미세한 조정이 결국 4쿼터 승부를 가르지 않았나 봅니다.
일단 그린을 만난 폴은.. 정말 그린을 가지고 놀며 시간 보낼 거 다 보내고 필요한 득점은 다 올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만약 그린의 자리에 윈슬로우가 그대로 있었다라면.. 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거든요.. 그린의 묻지마 3점 때문에 넣는 것도 정말 설득이 안되는 게 2쿼터 초반 이후 그린은 모든 '노마크'찬스를 날려버렸거든요.. 물론 다시 넣을 수도 있는 게 경기 인 건 알지만.. 자기들의 최고의 장점을 버려서까지.. 그린을 고집할 필요가 있었냐는 의문이 매우 많이 든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3점을 더 즐겨 쓸 수 있는 라인업이라 그렇지 클립스도 히트처럼 진정한 강점은 수비에 있습니다. 공격 무기 하나가 부러지고 제풀에 또 고장나기는 했지만, 그가 부상으로 빠진 기간 동안 10연승 포함해 순항할 수 있었던 요인은 실점, 허용야투율 등 수비 전부문에서 최소 10위권 안에 드는 튼튼한 수비가 한 몫했다고 봅니다. 히트에 버금가는 수비에 훨씬 나은 공격을 가진 팀이 클립스라고 하면 이해하기 쉬울까요? 거기에 적어도 5단계 정도 업그레이드 된 제랄드 그린인 자말 크로포드가 지난 시즌보다 더 솔리드하게 벤치의 중심을 잡아주는게.. 클립스의 강점이라고 봅니다.
오늘 히트는 정말.. 슈팅 못봐줄 정도였습니다. 오죽하면 3쿼터에 관객들이 자유투 놓칠 때마다 한숨을 쉬었을까요.. 물론 4쿼터에 힘을 내면서 경기를 1포세션까지 만들기는 했지만, 이 전 쿼터들에서 까먹은 것들이 너무 많아 패배한 것이라고 보고요.. 여기에 오늘 아무것도 못한 제랄드 그린과 기록만 좋은 드라기치가 좀 까일만 하지만.. 어쩌겠어요.. 아무리 말해도 항상 똑같으니.. 여하튼 클립스와의 홈경기를 잡아야.. 산왕과 그나마 좀 해볼만 할 것 같았는데.. 모르겠네요.. 사정 안봐주는 산왕을 과연 어떻게 상대할지 궁금해집니다..
P.S. 오늘 백면이는 3쿼터 후반 플로터 던지는 자말 크로포드 발을 밟으면서 발목을 삐었습니다.. 심해보이진 않았지만.. 기다려 봐야할 것 같네요.. 그러고보니 클립스는 오늘 폴(혹은 크로포드나 스티븐슨)과 조던 픽앤롤로 완벽한 찬스가 아니면 페인트 존에서 득점 시도조차 안하더라고요..
첫댓글 안보길 잘했네요..
경기를 보지않아도 그려질만큼 세세한 리뷰 잘봤습니다.
슈팅코치가 문제인건가 레고손목들만 모아놓은건가 헷갈리네요...ㅋㅋ
아.. 본문에서 언급할 곳이 없어 쓰지 못했는데.. 타일러 존슨 복귀 예정은 아무리 빨라도 4월 중순이고, 이 부분조차 보장하지 못한다네요.
결국은 시즌 아웃이라는 말인데.. 정말 안타깝습니다.
오늘 클리퍼스는 팀 새깅 디펜스를 보여주더군요. ㅎㅎ
거의 모든 픽앤롤 포제션에서 가드 수비수들이 스크린 뒤로 빠져 나오더라구요. 요즘 농구에선 가드들의 슛이 워낙 좋아서 저런 수비하면 안되는데
히트가 얼마나 슛을 못던지는 팀인지 증명된 경기가 아니었을까? 윈슬로우, 드라기치, 그린, 웨이드 점퍼에 대해선 거의 버린 수비형태를 취했고, 오늘 슛감이 그나마 좋았던 뎅, 견제가중요한 보쉬정도만 꾸준하게 슈팅을 체크해줬던거 같습니다.
늘 말하지만 베테랑들이 많아서, 하프코트 셋에서 볼 무브먼트나, 움직임이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슛"이 없을 뿐이죠. 다들 페인트존에 들어가야 꾸역꾸역 해결해주는 자원들이니 한숨만 ㅠ
드라기치도 어떻게든 자기가 좋아하는 페인트존 들어가려고 하고, 웨이드도 어떻게든 그나마 슛이 잘 들어가는 플로터를 던질수 있는 지점까지 가고 싶어하고
보쉬도 오늘처럼 슛이 안들어가는날에는 슛을 fake로 두고, 드리블 드라이브를 하고 싶어하고, 하싼은 뭐 본인이 계속 상주해야 될 곳이고.
윈슬로우도 컷인으로 꾸준히 재미를 봐야하니 미들라인 밖엔 도데채 누가 있어야 합니까?
그린의 경우 최근 워낙 슛감이 꽝이다 보니 계속 캐치&드리블 돌파를 하는데
BQ가 있다면 사실 그린이 돌파를 해주는것보다 팀 입장에선 외곽에서 "슛 10개"쏴주는게 더 낫다는걸 알았으면 해요.
전 슛감이나 수비보다 계속 그린이 fake이후 드리블
@원오브더맨 돌파하는게 더 답답해요. off ball move이후 스크린을 받으면서 탑에서 뿌려주는 윈슬로우/맥로버츠 패스를 받은뒤 돌파를 하는건 괜찮지만
웨이드나 드라기치가 빼주는데 계속 fake이후 드리블 돌파하는건 확실한 찬스를 빼고 자제를 했으면 합니다.
안그래도 히트 공격시 페인트존은 비좁은 "방"이거늘
사실 클립스가 대놓고 새깅으로 맞선 건 3쿼터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그 때 3점을 한 개도 못넣으면서 자멸한 감이 없지는 않지만, 그 전이나, 그 후에는 클립스가 3쿼터처럼 대놓고 새깅하지는 못하더군요. 오히려 돌파에 의한 파생효과를 줄이려는 것을 목표로 엄청 타이트하고 피지컬하게 달려드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D조던이 자유투는 바보지만, 왜 클립스가 목숨걸고 지킬려고 하는 지를 알겠더군요.. 간단히 말해 얘 수비력만큼은 예전 팀 던컨에 가장 근접한 빅맨 수비수라고 봅니다. 림프로텍팅과 리바운딩은 화사나 드루먼드가 더 좋다고 할 지 모르겠지만, 커버리지와 가드 수비는 저 둘보다 D조던이 몇 단계 위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