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오늘 저희 오빠가 의가제대를 했습니다. 음냐. 원래는 내년 3월이 제대
인데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국군병원에 한달정도 입원해있다가 오늘
제대해서 집에 온거예요.
학교갔다가 집에 왔는데 현관에 군화가 있길래 오빠 방 문을 열어보니
오빠가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고있더라구요-_-;;;
"오빠 왔네"
하며 오빠 방을 잠깐 살펴보자 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병들과
꾸러미 들이 가득~~ 전 처음에 선물받은거 갖구온건가~~ 생각했죠.
제가 교복을 갈아입으려고 제 방에 들어가 방 문을 잠갔는데 갑자기
오빠가 제 방문을 막~ 열려구 그러는거예요. 굉장히 급한 사람처럼.
"나 옷갈아입어-_-;;"
"엇,-_-;; 그랫"
옷을 갈아입구 방문을 따자 오빠가 무엇인가 자그마한 상자를 하나
들고 방에 수줍게-_-;; 들어오더군요. 그러더니
"이 것좀 볼래?"
하며 상자 안에서 무엇인가를 꺼내는데 그 것은 바로 링거관으로 만든
물고기-_-;;; 링거관을 자르고 꼬고 해서 물고기 모양을 만드는건데
굉장히 예뻐요~~
"이거는 어떤거구~ 이거는 어떤건데~ 이건 꼬리가 긴거다~~"
"오빠가 만든겨? 이뿌네"
"응^^"
자랑스러워하는 저 모습-_-;;
"머 하나 줄까? 어떤거 가질래? 이거 줄까? 아님 이거 가질래?"
"이거 이뿌네. 이거 줘"
"이 것두 가져~"
(음냐...그러고 보면 줄 꼬아서 뭐 만드는데는 아부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 아빠가 손재주가 좀 있으시거든요. 전에 엄마가 병원에 입원
하셨을 때도 엄마 링거관이랑 빨간실로 장미꽃반지 만들어 주셨는데~
굉장히 예뻤거든요^^ )
오빠는 양말상자 속에 넣어온 링거관 물고기를 저에게 세개 주고
가더니 또 다시 제 방으루 무언가를 들고 들어왔어요.
꽃분홍색 쇼핑백-_-;;
"꽃 대 있어?"
"철사 말하는겨?"
"내가 병원에서 접은건데~~ 나 이제 꽃 다 접을줄 알아!!
너는 중앙부분 돌릴 때 손으로 돌리지? 난 핀셋으로 돌린다~~"
"-_-;;"
오빠는 꽃분홍색 쇼핑백을 뒤적뒤적거리더니 종이로 접은 빨간장미를
마구마구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그 엄청난 양이란-_-;;;
"꽃하구 꽃대하고는 어떻게 연결해?"
"꽃받침 만들어서 연결하면 되는겨"
"나 그거 만들줄 모르는데-_-;; 병원에서는 고참들이 그냥 반창고로
붙여서 꽂아놨었단 말야"
"-_-;;;; 꽃받침 만들어서 연결해야 예쁘지. 연결부분에 초록색
테이프 붙이면 되는겨. 거기에 붙이는 테이프 따로 있어"
"나 그 것도 보여줘"
"-_-;;;;"
오빠는 자랑스럽게 장미꽃들을 늘어놓더니 흐뭇~~ 한 눈빛으루 바라보았
습니다. 플라워테이프를 찾으러 오빠방에 가보니 음료수 병이 한 가득.
가까이서 보니 음료수 병 마다 종이학이 잔뜩 접어서 넣어놨더군요.
"저 것두 병원에서 접은겨?"
"응^^"
".........병원에서 할 일이 없었나봐?"
"응. 할일이 없어서 많이 심심했어"
"-_-;;;;;;"
전에 TV에서 국군병원에 입원하면 군인들이 심심해서 십자수도 놓고,
뜨게질도 하고 스킬도 하고 종이접기도 하고 그런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설마 우리 오빠가 저럴 줄은-_-;;;
아직 풀지않은 꾸러미들이 많은걸 보면 저에게 보여줄 작품들이
많은 듯. 흐음.....-_-;;;; 오빠가 저런 사람이 아니었는데......-_-;;
카페 게시글
사람사는 이야기
Re: ㅋㄷ 잼있는 오빠시네염~~^^;; (냉무)
lyl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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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02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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