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조면 양지마을에서 신00할머니와 함께.
헤어짐의 부자연스러움.
오늘은 혜정이와 가조면의 대학동 양지마을을 찾았습니다.
출발전에 이장님께 저희가 방문을 한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가조면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날씨가 더운관계로 두사람 다 밀짚모자를 쓰고 가조면에 내려서
대학동을 향해 걷고 있었는데,
다행히 저희 센터의 목욕차량을 발견하고 그차를 얻어타서 대학동 입구까지
편안하게 올 수 있었습니다.
지난번에 차를 타고 왔던길이라 자세하게 기억이 나지 않아 묻고 물어서
양지마을로 들어서는데, 마침 다행히도 마을 입구에서 이장님을 뵈었습니다.
먼저 인사를 드리고, 신00할머니가 잘 계시는지, 식사는 잘하고 계신지, 불편하신곳은
없으신지, 여쭈었습니다. 이장님께서 답변을 해주셨고, 감사인사를 드렸습니다.
다시 할머니 댁을 향해서 올라가다가 옆집에 사시는 올케,
채00할머니께 먼저 들렀습니다.
그분께도 이장님께 했던 것처럼 신00할머니가 잘지내시는지에 대해서 여쭈었습니다.
인사를 하고, 신00할머니댁으로 갔습니다.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는데, 할머니는 눈이 안보여서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저희가 지난주에 인사드리러 왔었는데 기억을 하시겠냐고 여쭈자
기억이 나신다고 하셨습니다. 기억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의 말씀도 듣고 저희가 여쭙기도 하다가
12시가 좀 넘어서 이만 가보겠다고 일어서면서, 제가 식사는 어떻게 하시냐고 하자
옆에 있던 호박죽을 집어드시면서 그것을 드시기 시작 했습니다.
저는 이때 어찌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습니다.
일어날까? 아니면 일어나지 말고 식사를 끝마치실 때까지 기다릴까?
계속 고민하다 결국에는 인사를 드리고 댁을 나섰습니다.
그 후에 감사하게도 이장님께서 식사와 삶은 감자를 제공해 주셔서 정말
맛있게 먹고 돌아왔습니다.
제가 셰어링때 동훈이형의 말을 듣고 생각이 된 것이
헤어짐의 부자연스러웠던점이 혹여나 불편하게 느끼시지는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갈때는 가볍게 노래까지 흥얼거리면서 갔었지만 돌아올때는
마음 한쪽이 무거운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겉으로 보면 참 좋았고, 배울점이 많았던 방문이었지만
내면에는 저 만의 무거운 마음을 간직한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첫댓글 저도 만날 땐 자연스러운데, 헤어질 때의 적절한 멘트와 시기를 찾기가 참 어려워요. 상대방을 잘 모를수록 더 조심스러워요. 그래서 적절하게 만났는지 (시간), 편찮거나 불편하진 않은지 (표정), 다른 약속은 없으신지 (상황), 등 상대방의 형편과 나의 형편을 살펴서 일어납니다.
일어날 땐, '고맙습니다. 오늘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쉬셔야 할텐데...가 보아야겠습니다. 다음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오늘 즐거웠습니다. ' 등 결말적인 인사말을 꺼냅니다. 그럼 대부분 적절히 끝맺음에 동의하신답니다. 끝인사를 잘 하면, 다음엔 더 진한 만남이 가능하답니다. 헤어진 후의 감사전화, 감사문자 한통이면 자연스럽게 연속적인 만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지지요. 도움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끝인사의 예까지 들어주며 설명해주신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지찬이가 이 댓글 보고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아, 그리고 지찬~ 글쓰실 때, 눈 나쁜 사람을 위한 배려로, 세줄 정도에서 칸 바꿔주시는 센쓰~~*^---^*
지찬. 어려운 것이든 오늘 고마웠던 것이든 숨기지 않고 드러내어 잘 다듬어가고 보태어 가는 네 성격이 부럽다. 그 과정이 얼마나 큰 성장을 불러올까...
부담갖지 말고 다녀와요. 할머니와 잘 지내줘서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