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다래는 엄마가 보고 싶다고 울지 않는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절대 우울해 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다래는 성격이 활발해서 모듬장(조장)을 하고 있다. 할머니 걱정을 얼마나 하는 지 선생님께 화장실 간다고 말해놓고 집으로 가서 할머니 밥을 차려준 적도 있는 효녀이다.
다래는 엄마(실제로는 고모)와 약속한 것이 있다. 다래가 제일 좋아하는 오렌지 쥬스를 엄마가 올 때마다 냉장고에 가득 넣어주는 대신, 엄마가 없어도 보채지 않겠다고. 그리고 아픈 할머니를 잘 돌보겠다고. 냉장고에 가득한 오렌지 쥬스를 다 마실 때 즈음이면 엄마가 다시 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다래는 실망하지 않는다. 아마도 오늘은, 오렌지 쥬스를 한 아름 앉고 기다리던 엄마가 올 지도 모른다.
고모를 엄마라고 부르는 아이, 다래는 절대 실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점점 약해만 가는 할머니가 걱정될 뿐입니다. 하지만 버는 사람 하나 없는 할머니와 다래의 생활비를 노점상을 하시며 근근히 살고 있는 고모가 대는 것은 역부족입니다.
한 달에 5만원만 있으면 다래와 같은 아이들이 맘껏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미래를 선물 하는 일",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일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