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좋은 곳에 사는 사람은 서울에만 진입하면 숨이 콱콱 막힌다고 한다. 그래서 "서울엔 자주 오세요?"라는 물음에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주말의 시작전에 나의 허파꽈리에 신선한 공기 주입이 필요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신선한 공기를 찾아 나섰다.
"찾았다!!" 충주호의 석양을 보고 충청도에서 강원도로 접어드는 곳에 인터넷에 떠돌던 바로 그 학교, 시청각 교육 위주로 수업이 진행된다는 바로 그 학교 "야동초등학교"를 우연히 발견했다. 난 차에서 내려 야동초등학교 표지판을 폰카로 막 담고있는데 지나가던 안골마을 주민이 "저넘 또 인터넷에 올릴려고 저러나 보다"라고 생각하는듯 눈길을 힐끗거린다.
[강원도의 힘]이란 영화의 제목은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을 한다. 강원도는 느껴져 오는 힘이 있다. 책한권을 들고 여행을 나선 사람은 그 책을 천천히 읽는다. 되풀이 해서 읽고 눈을 쉬고는 사색에 잠기고, 책을 무릎에 잠시 놓고 풍경을 바라보고, 책을 읽으며 바라보는 주문진항의 밤풍경도 천천히 내 시각으로 읽혀 들어온다.
아침에 일어나서 찾은 바다 늘 바닷가에 서면 당치않은 환영을 쫒아 꿈을 그려내던 어릴적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바다는 늘 나에게 모험을 부추겼다. 저 바다 건너편엔 뭐가 있을까? 한번 가볼까?
주문진항 끝자락을 지나는데 제 블로그에 가끔 들려주시는 사과꽃향기님이 하는 아미고 팬션이 눈에 들어온다. 엄청시리 반가웠다. "와~저기였구나"하고 감격스러웠다.
아미고의 발견도 좋았지만 이 식당의 발견은 한마디로 축복이였다. 생선구이 한마리와 대구지리탕를 시켰는데 그 맛이 입에 살살 녹았다. 나의 허벅지 살같이 하얀 대구속살을 엄청시리 많이 주었다. 너무 맛있다는 말에 주인 할머니는 신나하며 "일전에 가수 이문세도 다녀갔다"고 했다. 근데 벼럭방을 쳐다봐도 이문세 사인이 안보였다. "할머니! 그럼 사인 한장 받아서 벽에 걸어야쥬!" 뒤늦게 할머니는 후회하는 표정이였다. 원영생선구이 집은 주문진항 끝쪽에 있다.
대조영에서 막 당나라 군사들이 턱밑에 몰려와 서로 약올리는 그 성을 지나는데 갑자기 어디서 자객이 눈 깜짝할 사이에 나타나 피묻은 칼을 내 목에 겨누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 그런데 이 자객이 나의 얼굴을 보더니 갑자기 씀뜩했던 눈이 풀어지며 칼을 든 손이 스르르 아래로 내려오는 것이였다. 그때 난 붕~ 날아 이단옆차기로 자객을 한대 가격하고 뒤에서 자객의 목을 감싸고 제압하고는 얼굴에 두른 복면을 벗겼다. 아니??? 자객은 놀랍게도 여자였다. 바로 대조영을 사모한 초린이였다. 초린이에게 물었다. 왜 나를 죽일 수도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냐고.... 초린이가 대답했다. "당신의 얼굴을 보는 순간 죽이기기에는 너무 아깝게 잘생겼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방님~ 저 이제 대조영을 잊을께요" 지집애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고구려 저자거리엔 신나는 농악 한마당이 펼쳐지고 있었다. 약간 취기가 도는 어떤 아저씨가 막 춤을 추며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내고 있었다. "음~태평성대로군" 난 민정시찰을 하면서 즐겁게 노는 백성들의 보면서 뿌듯했다.
강릉-속초 다시 강릉을 거쳐 장평 IC로 나와 봉평으로 향했다. 어릴적 나에게 문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일궈준 사람이 두사람이 있다. 외산으론 헤르만 헤세였고, 국산이 바로 이효석 메밀은 8~9월에 만개한다. 비록 메밀꽃 피는 계절이 아니지만 이효석 생가에 걸터앉아 읽는 책은 그 맛이 더 감칠맛 나게 좋다.
봉평에서 그냥갈 수는 없지 저녁무렵 간단하게 메밀묵과 메밀국수 한그릇은 마파람에 개눈 감추듯 비웠다. 마침 식당 앞뜰에는 식당주인 친척들이 모여서 야외 바베큐를 하고 있었다. 맛있어 보였다.
[이효석 문학관]에서 10분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허브나라 농원에서 해가 질 무렵 허브나라 길을 걸어보는 것도 운치가 있었다. 근데 저녁 6시가 폐장시간이라고 해서 걷다가 쫒겨났다.
|
출처: 모루의 일상 원문보기 글쓴이: 모루
첫댓글 지도도 올려주세요.... 가고싶은곳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