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은 산 밑에 자리잡은 해안도시라 언덕길이 많고, 도로도 좁은데다가, 인도가 턱없이 부족하고, 있어도 그 폭이 좁거나 제 역할을 몬하고 있다 아이가. 오늘같이 비오는 날은 더하제. 시에서는 매월 11일을 '두발로 데이'라 케가 걷기를 장려한다 카는데, 과연 우리가 걸을 길은 제대로 만들어 놓고 하는 소린지 우리 한번 생각해 보자이.
우선 멀쩡하이 잘 걸어댕길 수 있는 사람부터 보모, 남성동 파출소 앞길, 경남 데파트에서 산복도로 오르는 길, 시외주차장 뒷길 등에 인도가 제대로 안 되있다는 건 다들 안다 아이가. 차나 사람이나 서로 아슬아슬하게 피해 댕기는 기 예사고, 기본적인 횡단보도도 지아진데가 한두군데가 아이다. 당장 경남대 정문 앞에 횡단보도를 함 보라꼬. 두눈 땅 바닥에 딱 붙이보모 알까, 산복도로에도 지아진데가 많더라. 사람이나 차나 다 살자고 댕기는긴데, 서로 안다치고 잘 댕기야 될 꺼 아이가?
그란데, 우리가 또 생각해야 될 끼 있다. 댕기기 힘들어가 길에 잘 나오도 몬하는 사람들도 많다 아이가. '사회정의','정의사회구현' 샀는데, 내가 생각하는 '정의'는 별끼 아이다. '약자를 보호하고, 강자한테 큰소리 칠 수 있는 거 아이가?' 내일 아인데 뭐할라꼬- 칼 수도 있지만 우리 할매, 우리마누라, 우리 아들일 수도 있고 또, 우리 이웃아이가!
도내에 장애인이 10만이 넘는다는데 우리는 와 그 사람들을 길에서 볼 수가 없노? 아직 남은 편견도 있지만, 도대체 길을 댕길 수가 없다 아이가. 휠체어 타고 울퉁불퉁한 보도를 댕길 수가 있나, 횡단보도가 많아서 길을 제대로 건널 수가 있나, 뻐스를 탈 수가 있나? 11일날 걸어댕기자메? 뻐스 타자메? 장애인은 마산시민 아이가? 당장 육호광장만해도 길을 건널라카모 한참을 돌아야된다. 엘리베이터는 뭉디 석전삼거리 앞에다 떡 갖다놓고 말이다.
장애인들은 댕길 수 있는 권리가 내나 생존권이다 아이가. 댕기야 교육도 받고 직장가서 돈도 벌고 벌어야 묵고 살제? 저상뻐스라꼬 보도턱 높이하고 같은 차가 나온다카는데 진짜로 잘 댕기는지 지키볼 일이제. 장애인의 대부분이 교통사고나 산재로 인한 후천적장애라는데 넘일만은 아이다 아이가?
할매 할배들은 또 우떻노? 내가 볼 때는 이양반들이 제일 갑갑하지 싶다. 변변한 모임이라도 있어서 큰 소리한번 제대로 낼 수가 있나. 묵고 살만한 양반들은 신경쓸 택이 없고, 묵고 살기 바쁜 양반들은 유모차 밀고 박스 쭈우로 댕긴다꼬 그런거 생각할 겨를도 없다 아이가.
시에서 요새 잘하고 있는 기 하나 있더라. 무단 횡단 몬하그로 울타리 맹그는 거 말이다. 무단횡단 하모 위험하거등, 그라모 횡단보도도 좀 마이 맹글어야 될 거 아이가? 아이모 돈 좀 들이가 지하도에 엘리베이터로 팍팍 맹글든가! 할매 할배들로 뺑뺑 돌아댕기그로 맹글어가 되것나? 남성동 지하도에 계단난간 맹그는데도 몇 년이나 걸맀으이 참 이것도 언제나 될지 아득하네. 그 껌껌한 지하도 댕기는 할매들이 얼마나 욕봤겄노.
국도에도 인도가 없어가꼬 해마다 장치르는 노인들이 엄청 많다 안카더나? 이것도 넘일이라꼬? 마산시 42만 인구 중에 65세 노인인구가 2만 5천명이나 된다 안카나. 짝다꼬? 서너집에 한명꼴인데 작나? 앞으로도 쭉쭉 늘어날끼다. 우리도 금방 늙는다 아이가.
어린얼라들 업고 유모차에 태아 댕기는 안뜰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아들도 그렇다. 변변한 교통안전 교육시설도 없꼬, 학교 앞에 인도도 없는데가 많다 아이가. 어른들이 또 문제다. 아들이 어른들 따라 하는데 손잡고 무단횡단하는 거는 예사제. 그래놓고 난주 다치모 '황단보도로 댕기라 안켔나!' 캄시로 아만 때리샀제. 모르모 잘 갈치주야 될꺼 아이가?
자- 머라카는 말이 많았제? 하도 갑갑해서 맺힌 기 많다보이 그렇다. 쪼메 이해 해도고이?
내는 대안 없는 이바구는 말짱 도루묵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몇 마디만 더 하끄마이.
먼저 우리동네 주인은 우리다. 몸이 불편하거나 우쨌거나 시민이 주인이란걸 꼭 기억했으모 좋것다. 주인이 내 앞마당도 제대로 못 걸어댕기나? 그라모 주인살림살이 챙기주는 사람들한테 제대로 해도라꼬 자꾸자꾸 얘기해야제. 해도해도 안되모 살림꾼 막살해라케야지 머 안그렇나? 이왕이모 그라기 전에 살림꾼들이 잘 챙기주모 더 좋고, 요새 홈페이지 글 올리모 빨리빨리 답변도 잘 해주데, 쪼메만 더 신경 써도고, 으이?
가까이 횡단보도 칠부터 잘 하고,
도로 만들기 전에 무늬만 인도가 아인가 보행약자들한테 물어보는 설문조사도 좀 하고,
차 잘 댕기라꼬 주차단속하는 요원들한테 사람댕기는 길 막고 있는 차부터 좀 챙기라카고,
그 분들이 횡단보도 칠 배끼진 것도 좀 챙기주모 좋다 아이가.
상가 사람들 설득해가꼬 작게라도 공영주차장도 함 만들어보고,
동네주차장도 만들어보모 좋다아이가?
이런 거 '보행권 조례'로 만들어가꼬 장기적으로 꾸준히 노력하모 안 좋아질라케도 좋아지것
다. '어렵다, 돈 없다' 카모 아무것도 몬한다.
연말마다 보도블럭 디비제끼는 돈으로 몇발짝이라도 제대로 댕길 수 있는 길 함 만들어 보자카이! 우리동네에 벌써 똑똑하고 똑바른 사람들 다 딴 데 가고 없나? 해마다 몬 살것다고 딴 동네 갈 생각 말고, 잘 함 만들어보자카이. 세계에서 제일 살기 좋은 동네라꼬 소문나모 동네살림살이도 늘어나끼고, 더 살기 좋아질꺼 아이가. 내는 우리 모두가 잘 걸어댕기는기 잘 묵고 살고 동네도 건강하게 되는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잘 함 해보자이! 그 '두발로데이'라 카는 거 날마다 해도 전부 다 즐겁그로 함 해보자카이! 할수 있다카이! 우리한테는 아구할매가 있다아이가.
긴 이바구 들어주시서 고맙십니더, 이 이바구들이 멋진 메아리로 돌아오길 바래봅니더,
오늘의 아구할배 최명이었십니더.
참! 시에서 지정했다는 '11일' 혹시 12월 11일에 무슨 일 있었는지 아시는 분 글 좀 올려주세요. 저는 그날 '두발로 데이' 와 관련한 일들이 있었다는 얘기를 듣지 못해서 말입니다.^^ 시에서 제대로 하든 못하든 '보행권'을 알릴 절호의 기회라 생각 되네요. 많은 관심 바랍니다.
첫댓글 준비가 부족한 탓에 뚝 떨어졌지만 아쉽네요... 보행권에 대해 시민들에게 알릴 좋은 기회였는데, 주제가 좀 어울리지 않아서인지도 모르겠네요. 다들 축제분위기던데, 걷는 사람들 여러분께나마 메아리를 기대해봅니다.
참! 시에서 지정했다는 '11일' 혹시 12월 11일에 무슨 일 있었는지 아시는 분 글 좀 올려주세요. 저는 그날 '두발로 데이' 와 관련한 일들이 있었다는 얘기를 듣지 못해서 말입니다.^^ 시에서 제대로 하든 못하든 '보행권'을 알릴 절호의 기회라 생각 되네요. 많은 관심 바랍니다.
맹씨, 내 내일 맹씨 글 합포만의 아침에 싣꼬, 내 내일 하로 실랍니데이. 고맙습니데이.
나 같으면 딱 뽑아 주겠건만 ㅎㅎ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멋있는 아구할배네예 ㅎㅎㅎ
아까 가을엄마 아이디로 로그인 했었네요^^ 고맙십니데이~ ㅎㅎ
재밌네요. 내용이 너무 무겁고 시사하는 바가 커다보니 주최측에서부담스러워 탈락시킨게 아닐까..추최측의 농간??? 내 생각....흠흠
방송용으로는 많이 부담되는 내용이였겠어요 주최측에서 그치만 우린 속시원한 내용인데요 역시 최명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