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맑고 환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더 넓은 세계를 만나는 동시
2011년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임복순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다정하고 차분한 시선으로 어린이의 고유하고 천진한 모습을 발견하고 어린이와 어른의 목소리가 경계 없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풍경을 생생하게 그려 냈다. 삶의 길을 구불구불 돌아가는 이들을 향해 보내는 꾸준한 응원이 맑고 깨끗한 감동을 선사한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마카메롱
은조가 인형을 고를 때 | 나도 쌀이다 | 노루 꼬리만큼 | 구워삶기 | 한 알의 힘 | 너의 물냉면 | 응원이 필요해 | 시 읽을 때 | 마카메롱 | 눈 오는 날 애벌레를 보고 싶다면 | 흰 눈이 못 하는 일 | 통통배 | 가파도 | 얼음 수제비 | 탁구공
제2부 내 사랑 춘식이
아침에 돋는 날개 | 내 사랑 춘식이 | 방학식 | 사탕 때문에 | 바꿀 생각 없음 | 솜사탕 수박 | 당분간 어렵습니다 | 주호와 은지 | 2학년이 할 수 있는 질문 | 손금 | 만우절 | 완벽한 인간이 아니지만 | 미래가 보여 | 선생님이 찍혔다
제3부 빙수의 발전
콩나물 이어폰 | 초심을 잃고 | 빙수의 발전 | 붕어빵 | 잘못 걸린 검정깨 | 해바라기처럼 웃는 까닭 | 여자만 약속 | 비자나무 숲에서 | 상상력을 위하여 | 순한 사람 | 연필선인장 | 짝꿍에게
제4부 밑줄 긋고 접어서
통나무 의자에 앉아 | 겉 무늬 | 밑줄 긋고 접어서 | 할아버지의 수족관 | 맛있는 거 | 언제 와? | 저녁 무렵 | 가볍게 | 손님이 생선 파는 가게 | 지안이의 계산법 | 꽃다발 한 송이 | 연습 | 김단오 씨, 날다
해설|사랑을 바꿀 생각 없음_이안
저자 소개
글: 임복순
동시집 『몸무게는 설탕 두 숟갈』을 썼습니다. 「월요일 모자」 외 네 편으로 제3회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빙수의 발전」으로 제5회 동시마중 작품상을 받았습니다.
그림: 도아마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남해의 땅끝 마을을 떠나,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살아갑니다. 지루하고 심심했던 서울 살이 이전의 시간들을 그리워하며 그 마음을 그림으로 풀어냅니다. 그림을 통해 찾은 마음의 평화를 다른 사람들도 느꼈으면 합니다. 그린 책으로는『감추고 싶은 폴더』,『지구를 살리는 옷장』, 『쓰는 습관』, 『물이라는 세계』 등이 있습니다.
출판사 리뷰
따뜻한 유머와 정교한 문장으로
한층 더 깊어진 동시의 풍경
부드럽고 여유로운 서정성으로 아이들의 생활 모습과 감정을 한 폭의 그림처럼 생생하게 펼쳐 보이는 임복순 시인이 하늘을 날아갈 듯 산뜻하고 가뿐한 동시집 『김단오 씨, 날다』를 들고 찾아왔다. 임복순 시인은 2011년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이번 책은 그가 첫 동시집 『몸무게는 설탕 두 숟갈』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동시집이다. 『몸무게는 설탕 두 숟갈』은 임복순 시인 특유의 따뜻하고 긍정적인 에너지와 섬세하고 정교한 문장으로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위로와 감동을 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안 시인의 말처럼 『김단오 씨, 날다』의 세계는 첫 동시집 『몸무게는 설탕 두 숟갈』의 세계를 부드럽게 이어받으면서, 이어받은 그 힘으로 더욱 경쾌하게 미끄러지며 튕겨 오르는 말의 풍경을 보여 준다. 생생한 활력이 넘치는 교실 동시와 부드러운 유머를 구사하는 시들이 한층 더 깊고 다정한 동시의 풍경을 펼쳐 보인다.
다정한 어른이자 교사로서 그려 낸
어린이의 고유한 모습
『김단오 씨, 날다』의 시들에선 어린이와 어른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한데 어우러진다. 시인이 켜켜이 쌓은 일상의 따스한 조각들을 살펴보면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시인의 삶에 어린이가 깊이 스며들었다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 있다. “우리 학교에 4년째 있으니까/선생님, 스물네 살이지요?” 하고 어깨를 으쓱거리는 지안이(「지안이의 계산법」), “자기가 귀여운 걸/모르는데 귀여운/인형을 고”르는 친구의 귀여움을 애정 어린 눈으로 발견하는 주인공(「은조가 인형을 고를 때」)처럼 임복순 시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각자의 고유하고 천진한 개성을 뽐낸다. 그런 아이들의 곁엔 수박 한 쪽을 “스물일곱 조각으로 나눠/아이들 입에 쏙 넣어 주는”(「수박 솜사탕」) 시인이 “아이들 선생님들 마구 뒤섞여/깔깔 히히히 꽈당 으악! 하하하 킥킥킥”(「비자나무 숲에서」) 웃으며 다정한 어른으로 함께하고 있다.
가장 먼저 교실에 들어온 태성이가 책을 본다.//뒤에 온 동주가 책가방 내려놓고//태성이 오른쪽 어깨 뒤에 붙어 책을 본다.//다음에 온 정민이도 책가방 내려놓고//태성이 왼쪽 어깨 뒤에 붙어 책을 들여다본다.//태성이가 눕혀 놓고 보던 책을 슬그머니 세운다.//아침 햇살은 교실 가득 스며들고//태성이 양쪽 어깨에는 날개가 돋아 있다._「아침에 돋는 날개」 전문
차분하고 따사로운 시선 끝엔 아이들이 만들어 내는 고요한 풍경을 귀하게 여기며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시인이 있고, 시인과 아이가 허물없이 만들어 내는 밝은 풍경에 마음이 환하게 차오른다. “동시는 어린이들에게서 출발해야 하며 거기서 나아가 어른 독자들에게도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문학”이라는 임복순 시인의 동시론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작은 존재들을 향해
산뜻하고 가뿐하게 전하는 응원
임복순 시인은 삶의 길을 구불구불 돌아갈 때마다 차곡차곡 선물처럼 마음에 쌓여 자신에게 위로와 기쁨이 되어 준 다정하고 따스한 시간들(「시인의 말」)을 읽는 이들에게 고스란히 돌려준다. 괜히 기분이 안 좋은 날, 이런저런 간판을 읽으며 동네 한 바퀴를 돌고 나면 “빵! 빠앙!“ 자연스레 웃음이 피어난다는 내용의 시 「마카메롱」은 누구에게나, 아무 때나 찾아올 수 있는 일상의 가벼운 우울을 떨쳐 낼 수 있도록 산책과 유머를 처방해 준다. “톡 탁 톡 탁” 가뿐하게 밀어 주며 수없이 떨어져도 다시 김단오 씨를 하늘 높이 띄워 보내는 꾸준한 격려는 시인이 독자에게 전해 주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시인이 맑고 환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써낸 동시가 “밑줄 긋고/그 눈빛과 미소 페이지도 접어/가슴 한편에 꽂아”(「밑줄 긋고 접어서」) 두듯이 읽는 이의 마음에 오래 간직되길 바란다.
톡 탁 톡 탁/배드민턴을 한다.//하얀 깃털 단 공이/난다.//하얀 깃털 단 공 속/까만 이름이/난다.//(셔틀콕 생산자 김단오)//여기서/저기서/김단오 씨가 이름을 날린다._「김단오 씨, 날다」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