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철 바오로 신부
성주간 목요일 (주님 만찬 성목요일)
이사야 61,1-3ㄹ.6ㄱㄴ.8ㄷ-9 요한 묵시록 1,5-8 루카 4,16-21
오늘부터 우리가 지내는 파스카 성삼일은 일년 가운데 가장 거룩한 시기입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한 인류 구원의 신비에 참여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시고” 열두 제자와 함께
파스카 만찬을 거행하십니다.
파스카 만찬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장 중요한 하느님 체험, 곧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간 이집트
탈출을 기억하여 현재화하고, 새 예루살렘을 재건할 메시아를 기다리는 축제입니다.
누룩 없는 빵을 먹으며 이집트 종살이에서 벗어나고자 서둘러 떠나왔음을,
광야에서 먹은 만나를 통하여 하느님 말씀의 빵으로 살아감을,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땅에서 얻은 곡식으로 빵을 만들어 먹기에 그분께서 약속에
충실하신 분이심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또한 파스카 식사 때 마시는 포도주는, 이집트를 탈출하던 그 밤에 짐승의 피를 문설주에 발라 죽음을
피하고 생명을 얻게 된 것과 시나이산에서 속죄의 피로 맺은 계약으로(탈출기 19장 3절-8절 참조)
거룩한 하느님의 백성이 된 것을 기억하고 다음에 올 메시아를 기쁨 속에 기다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빵과 포도주의 축복에 이제 예수님께서 새롭고 결정적인 의미를 부여하시는
성체성사를 세우십니다. 빵을 들어 “너희를 위한 내 몸”이라 말씀하시어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시고,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하심으로써 당신께서 흘리실 피로 당신 스스로 어린양이 되십니다.
당신 목숨을 죽음이라는 대가로 내어 주셔서 많은 이가 죄에서 해방되는 속죄를 선사하십니다.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로 우리는 죽음에서 생명으로 넘어가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새로운 파스카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몸과 피를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심으로써
그들이 당신 죽음에 동참하게 하십니다.
죽음에 이르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예수님의 삶으로 초대하시는 것입니다.
청주교구 서철 바오로 신부
**********
정진만 안젤로 신부
성주간 목요일 (주님 만찬 성목요일)
이사야 61,1-3ㄹ.6ㄱㄴ.8ㄷ-9 요한 묵시록 1,5-8 루카 4,16-21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에서는 성찬례 안에 제정된 그리스도의 파스카를 가르치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1코린 11,23-26 참조)과 함께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강조됩니다(『미사 독서 목록 지침』, 99항 참조).
네 복음서 가운데 요한 복음서만이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는 장면을 전해 줍니다.
복음의 내용은 강론 뒤에 하는 발 씻김 예식에서 구체적으로 행해집니다.
제자들의 발 씻김은 파스카 축제가 시작되기 전 만찬 때 일어난 일입니다(13,1-2 참조).
당시 전통적 관습에 따르면 발을 씻어 주는 행위는 종에게 맡겨진 일이었습니다(1사무 25,41 참조).
스승이시요 주님이신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완전히 비우시고 스스로 낮추시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심으로써 그들에 대한 헌신적 사랑을 보여 주셨습니다.
세상을 향한 지극한 사랑 때문에(13,1 참조) 겸허하게 종의 신분을 취하시는 예수님께서는
사랑이신 하느님을 드러내 보여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뒤에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행위는 제자들이 추구해야 하는 삶의 기준과 방향을 보여
주신 것입니다.
스승이 보여 준 자기 헌신과 자기 비움의 모습은 제자들 서로의 관계에서도 이어져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의 발 씻김은 과거의 사건이지만, 현재의 의미를 지닙니다.
예수님께서 모범의 표양을 보여 주셨고, 당신을 따르는 제자들과 우리에게 과제로 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말씀처럼, 우리는 아는 것을 실천할 때 행복할 수 있습니다(13,17 참조).
수원교구 정진만 안젤로 신부
************
박기석 사도요한 신부
성주간 목요일 (주님 만찬 성목요일)
이사야 61,1-3ㄹ.6ㄱㄴ.8ㄷ-9 요한 묵시록 1,5-8 루카 4,16-21
성목요일 저녁에 거행되는 주님 만찬 미사로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을
기념하는 ‘파스카 성삼일’을 시작합니다.
특별히 요한 복음은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신 예수님의 모습과 지상 명령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주님 만찬은 파스카 축제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습니다. 파스카 축제는 하느님께서 조상들을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시켜 주신 것을 기억하면서 단순히 과거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지금도
하느님의 구원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믿는 시간이었습니다.
여기에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을 통하여 당신 사랑의 징표를 남겨 주셨습니다.
바로 당신의 몸과 피를 성체와 성혈로 내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식사를 마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셨습니다.
유다 풍습에 발 씻김은 하인이 주인에게, 부인이 남편에게, 제자가 스승에게 존경을 드러내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발 씻김 예식은 성체성사의 신비를 밝혀 줍니다.
그리스도의 몸을 모시는 우리가 스승의 모범을 따라 섬김의 삶을 살아가야 함을
알려 주는 것입니다.
죽음을 앞둔 적막한 이 밤에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구원의 신비인 파스카 사건과 이를 완성하는
사랑의 성사를 통하여 섬김의 삶을 우리에게 제시하십니다.
그리고 이를 가슴에 깊이 새기라고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나와 함께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더란 말이냐?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라”(마태 26,40-41).
서울대교구 박기석 사도요한 신부
오요안 신부의 가톨릭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