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이 있으면 약도 있다 하던가!
병을 주고 약을 주고 아니면 약을 주고 병을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이게 무슨 뜬금없이 뚱딴지 같은 소리냐 하는 의아심도 들겠다.
그러나 뚱딴지 같은 소리가 아니라 뚱딴지 이야기다.
지하 괴경은 감자를 닮았으되 울퉁불퉁 제멋대로 생겼으며 감자와 달리 아린맛 보다는 단 맛이 나니 참으로 엉뚱하다.
하긴 요즘 백색 가루의 단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이게 무슨 단 맛이냐! 들척지근 한 맛이지 할 것이다.
배도 아닌것이 무도 아닌 것이 물은 어찌 그리 많은지...
감자도 한 마디 하길 "너도 감자냐!" 그럴런지도 모르겠다.
감자는 장마가 지기 전에 대부분 캐어낸다.
고온다습 하면 썩기 때문이다.
아니면 자갈 많은 척박한 땅에 심던지.
그런대 뚱딴지는 참으로 엉뚱해서 물 많은 논둑, 개울둑, 배수로 옆에서도 잘 자란다.
장마 같은것은 걱정도 않한다.
들녘이 노오랗게 황금으로 변할 즈음 지까짓게 해바라기 처럼 노란꽃도 피운다.
해바라기도 아닌것이 해바라기 처럼 흉내라도 내듯 꽃을 피우니 보는 이로 하여금 엉뚱한 착각을 하게 만든다.
꽃은 작으면서 키는 어른 키를 훌쩍 넘을 만큼 크게 자라니 참으로 엉뚱하다.
감자 처럼 둥그스럽지 못하고 울퉁불퉁 하더니만 꽃도 해바라기 흉내는 내었을지언정 가지런한 맛이 없다.
한 마디로 요약 해서 월남치마 입고 부시시한 머리를 한 아줌마 모습이다.
물론 눈꼽이 빠질리 만무하다.
하나 같이 제대로 서있는 것을 찾아 보기 힘들다.
키가 커선지 쓰러지고 넘어지고 자빠지고 이파리 조차 깨끗한 맛은 찾아 볼래야 볼 수가 없다.
어느곳 어느 부분을 꼼꼼히 찾아봐도 단정 하다거나, 깨끗 하다거나... 청순하고 조신한 모습은 볼 수가 없다.
앞으로 볼록 뒤로 뽈록 축 처진 가슴, 목은 보이지 않고 주름은 이마에만 있는 줄 알았더니 턱에도 있고
팔뚝인지 다리인지 분간하기 어려우며 장딴지는 어찌하여 김장에 쓰일 무를 닮았는지...
그래서 월남치마를 입어야 했는지 모를 아줌마를 닮았다.
참! 썩을놈 같으니라구.
뭔 엉뚱하고 뚱딴지 같은 소릴 하는건지...아줌마가 뭐 어때서!
아니 뚱딴지 예기 중이다.
예기인즉은 뚱딴지가 그렇다는 말이다.
아니 마눌 예기가 그렇다는 것이다.
사실 그렇지 아니한다.
조신 해야지 조신 한척 하면 병 걸린다.
말괄량이 널 뛰듯 하면 곤란 하겠지만 그래도 장딴지가 단무지를 닮으면 병 걸리게 마련이다.
너무 귀 간지러운 달콤한 말만 듣는 것 처럼 새콤달콤하고 부드럽고 백옥 같이 맑고 깨끗한것만 골라 먹다 보면 병 걸린다.
그것도 불치의 병이라고 하는 당뇨 말이다.
그래서 천지신명께서는 엉뚱하게도 엉뚱하게 생긴 뚱딴지를 우리들 곁에 하사 하셨는지도 모르겠다.
거칠고 척박한 곳에서 사는 뚱딴지가 곱고 부티나게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약이 될 줄이야.
그래선가 한동안 눈에 잘 띠지 않던 돼지감자 뚱딴지가 요즘은 가을 들녘 여기저기서 눈에 많이 띤다.
미끈한 내 다리 그게 별로 조은게 아니라고 메세지를 주듯 청명한 가을 하늘아래 방긋 웃고있다.
왕자처럼, 공주처럼 사는게 그게 사는게 아니라는듯....
하이고 뚱딴지 아줌마 웃지 말아요!
유혹 하는 것도 아니고....웬 추파!
호박꽃은 단정한 맛이라도 있건만 뚱딴지는 역시 월남치마 입은 뚱뗑이 아줌마.
첫댓글 돼지 감자가 당뇨에? 안 그래도 요즘 노랗게 핀 돼지 감자 꽃이 지천에서 유혹을 하더니 그런 연유도 있군요. 그래도 뭐 꽃이 없는 것 보단 훨씬 들녘이 예쁘더구만요.
우리 마음에 많이 있는데 너무나 울창해서 꽃들이 죽는다고 다 뽑아버렸는데 저들도 꽃이었군요, 선명한 사진 눈이 부시네요.